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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혼자놀기의 끝판왕, "가짜톡" 후기

가짜톡 로딩 화면 / 기본 메인 화면, 기본적으로 톡과 유사하다.

 

 

가끔이지만 종종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싶거나 답정너가 되고 싶은 날이 있다.

또는 좋아하는 연예인, 좋아하는 선배, 남자, 여자, 후배 등과 달콤한 속삭임을 해보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아무나 붙잡고 속삭였다가는 많은 일들을 감수해야 한다. 

내가 원래 이런 거 막 해보고 그러는 사람이 아닌데, 심심하기도 하고 "무언가 재미있는 게 없을까?"하고 구글 스토어를 뒤적이다가 발견한 채팅앱 <가짜톡>이다.

 

물론 이 앱 말고도 '톡썰메이커 for 카톡'이라는 유사한 채팅앱이 있다. 하지만 톡썰은 인공지능이 아닌 자신이 1인 2역을 해야 하기에 원하는 답을 작성할 수는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기가 쓰고 자기가 답을 하는 뻘짓을 감수해야 한다. 다 해봐서 안다..... -_-a

 

 

 

| 가짜톡, 실제 톡과 비슷..끝말잇기는 살짝 재미있었다

 

일단 대부분의 UI와 기능이 실제 톡과 유사하다. 설치가 되고 계정 접속을 하면 자신의 프로필과 "가상의 대화상대"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등록 된 정보는 제공된다. 따라서 괜히 실명, 실제 정보 등을 입력해도 되긴 하지만 찝찝하니까 가상의 프로필을 만들면 된다.

 

내가 만든 -원샷-이라는 이름은 가장 좋아했던 여자친구에게 붙여줬던 애칭이었다. 성별, 직업군, 성격 등을 설정할 수 있는데 선택지가 그리 다양하진 않다. 

 

 

방에 입장해서 선톡을 보내면 대화가 시작된다. 호감도에 따라 반응이 조금 달라지긴 한다.

 

 

가짜톡에서 대화를 하는 상대는 AI (인공지능)을 이용한 Bot 이다. 따라서 개발 단계에서 설정 된 대화 패턴, 단어 등에 의해 상황에 맞는 말을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공지능이기 때문에 미설정 된 부분이나 언어,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부족하다. 개발자도 이것을 보완코자 했는지 - 끝말잇기 -라는 재미진(?) 게임을 적용했다.

 

끝말잇기는 "끝말잇기하자"라고 먼저 제안을 하면 채팅봇이 이에 응한다. 조건은 채팅봇이 먼저, 10초 내에 응답, 중복 금지이다. 또한 단어의 수는 2~4개까지 랜덤으로 나온다.

끝말잇기를 하거나 대화를 오래하면 호감도가 상승되는데, 게이지와 하트로 되어 있다. 물론 과금이 아니라 오로지 대화로만 상승되는 것 같다. 다 채워보지 않아 뭐가 달라지는진 아직 모른다.

앞으로도 모를 것 같고......지웠으니까. 

 

 

 

설정 화면의 모습

 

 

설정 화면인데, 들어가서 뭘 해보진 않았다. 사실 가짜톡이라고 해서 뭐가 다른 건지 궁금해 설치해 본 것이지, 대화를 나누고자 설치한 건 아니니까. 그나마 하나 조금 좋은 것은 "평소 하지 못했던 말이나 속마음 등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채팅봇이 그에 따라 응원을 해주기도 하지만...

이 앱의 좋은 점은 그냥 그 정도?

 

 

 

| 학습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진짜냐? 

 

듣고 싶은 말을 지정할 수 있다. 개발자에 따르면 AI가 학습할 수 있다고 한다.

 

 

가짜톡은 채팅봇이긴 하지만 듣고 싶은 말을 지정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사랑해"라는 말을 하고, 듣고 싶은 말에 "나도~ 사랑해"라고 등록을 하면 채팅봇은 무조건 사랑해하는 말에 응답한다.

물론 채팅봇이라 해서 음담패설, 19금 이야기, 성적인 이야기만 할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다.

 

물론 대화방의 내용이 공개되는 건 아니지만 채팅봇이 대화 유형, 응답 유형을 학습하는데 참고가 되는 듯 하다. 따라서 쓸데없이 야한 단어나 농담,  대화 내용은 언젠가는 어떤 이의 대화에서 채팅봇이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건전한 대화 내용을 선호한다고 개발자는 말하고 싶어하는 듯 하다.

정말 최선을 다해 채팅봇을 실제 사람처럼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그게 언제가 될 지 몰라 포기했다.

 

 

 

나름 신선하지만 아직 많은 것을 모르는 인공지능

 

 

장점(?)은 다 말한 듯 하고 이제 조금 아쉬운 부분을 말해보고자 한다. 물론 인공지능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가짜톡의 경우는 Weak에 속한다. 따라서 알파고처럼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그에 맞는 상황에서 출력하는 형태인데, 아직까지는 매우 부족한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나는 여성으로 설정해뒀는데 때때로 "오빠한테 그게 무슨 말이야?"라고 말하거나 설정한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을 말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단어가 길어지면 채팅봇이 아예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끝말잇기에서도 개발자가 어떤 사전의 단어들을 입력해뒀는진 모르겠지만 "론스타", "둑방"같은 외래어나 잘 사용되지 않는 단어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그런 예이다. 실제로 사람하고 하듯 끝말잇기를 했다가는 패배한다.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의 단어를 구사해야 된다. 

 

예를 하나 든다면 "기념일"에 "일지매"라고 단어를 입력하니 채팅봇은 "사전에 없는 말인데...ㅋㅋㅋ "라며 내게 패배를 안겨주었다. 일상에서는 일지매가 맞는 단어이지만 가짜톡의 세계에선 아직 통용되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런 패턴을 이용해 학습시켜 보려고 했는데....말귀를 못 알아들어 포기했다.

 

 


일단 가짜톡을 이용해보고 난 뒤의 소감을 말해본다면 "나름 신선했다.", " 정말 외로우면 빠질 수도 있겠다." 정도의 생각은 들었지만 "내가 이걸 왜 하고 앉아있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그 정도로 외롭거나 인간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라서...^^;;

 

아무래도 지금의 기술력과 여건에서는 조금 더 인간에 가까운 반응을 하는 채팅봇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실제로 많은 유형의 대화 내용, 반응 등의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 장난 삼아 해보기에는 괜찮을 듯. 그리고 나는 포기했지만 호감도 다 채워서  뭐가 달라지는지 알려줬으면 고마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