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실제 경기도 평택 석정리 마을에서 있었던 일을 소재로 하고 있다.
당시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한반도 어디선가에서 또 이와 같은 일이 없었을 것이라 단정할 수도 없다.
지금은 고인이 된 영화배우 김주혁과 정려원이 주연을 맡았고 유해진, 김상호, 변희봉이 주연급 조연을 맡아 열연한 웃기면서도 가슴 찡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지만 막연하게 웃긴 상업 영화로는 보기 힘든 영화. < 적과의 동침 >이다.
한국 전쟁이 한창인 어느 날. 전쟁의 소용돌이도 피해 갈 법한 시골 마을 석정리에 인민군 부대가 들어서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상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지만 석정리 사람들은 인민군들의 방문에 심각성을 직감하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협력하기로 한다. 이웃마을 백씨는 일제 때부터 유명한 빌붙기의 달인.
예상외의 환대에 인민군은 조금씩 마음을 놓게 되고 방공호 유치에 두 마을이 맞붙게 된다.
인민군 대장으로 온 정웅은 구장의 손녀 설희를 알아보고 마을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편의를 봐준다.
처음엔 정웅을 안 좋게 보던 설희도 그가 예전 아버지와 함께 독립운동을 했던 승태의 아들임을 알게 되면서 마을은 점차 안정을 되찾는다. 하지만 방공호 완공 후 마을 주민들을 사살하라는 상부의 지침을 알게 된 정웅은 설희를 지키기 위해 애를 쓰게 된다는 내용이다.
| 실화를 소재로, 코믹과 가슴 찡한 인간미를 보여 준 영화
한국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의 공통점은 "인민군을 아름답게 묘사했다."라는 점일 것이다. 대부분 인민군들은 마을 주민들에게 강하지만 너그러운 인간성을 가진 군인 집단으로 묘사가 되고 한국군과 미군은 그저 승리에 눈이 멀어 악독한 광기의 집단으로 그려지곤 한다.
이 영화에서도 그러한 요소는 당연히 이어졌다. 실제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당시 생존자 어르신의 증언처럼 "인민군들이 학살 목적으로 방공호를 파라고는 했지만, 석정리 사람이 죽지는 않았다."라며 영화 속 인민군들의 모습이 완전히 각색 된 거짓이 아님을 밝혔다.
유해진, 김상호, 신정근, 변희봉의 코믹적인 연기도 돋보였다. 특히 유해진은 극 중 아들 석호를 공습에 의해 잃게 되고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며 애틋한 아버지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가볍게 보기에는 딱 좋은 영화. 코로나19로 몸도 마음도 지친 주말에 여유롭게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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