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자식은 천륜이라 했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은 자신들이 피땀흘려 벌고 모은 돈을 자녀에게 무상으로 빌려주곤 한다. 사실 말이 빌려주는 것이지, 실제 부모에게 돈( 푼돈 말고 )을 빌리고 제대로 갚는 자식이 얼마나 있을까.
은행보다 독촉없고 무이자에, 상환 방식도 무제한이다 보니 큰 돈 필요할 때 부모를 먼저 찾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최근 아파트나 꼬마 빌딩 등 부돈산을 구입한 매수자들 중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가 들통나 증여세를 부과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30대에 자신의 돈만으로 집을 사기란 매우 힘들다.
만약 부모의 도움없이 스스로 집을 구입하려면 일단 2~3억짜리 집이어야 그나마 가능한데 월 100만원씩 10년간 모으고 대출을 받으면 자력으로도 가능은 하다. 월 200만원씩 10년간 모아도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매월 100만원, 200만원의 돈을 꾸준히 10년간 저축한다는 건 사실 말만큼 쉬운 일은 절대 아니다.
| 부모 자식간이라도 차용계약서 작성하고 원금+이자 다달이 지불하면 인정
증여세는 세입의 목적보다는 탈세 방지의 기능적 역할이 큰 조세이다. 상속세도 마찬가지이다. 두 세금 역시 어떤 계기가 발생되어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세입의 비중이 크지 않다.
영국에서는 증여에 있어 관대하고 미국도 마찬가지이지만 조세에 해당되는 부문에 대해서는 혹독한 세금이 매겨진다고 한다. 캐나다에서는 자녀에게는 증여세가 부과되지만 배우자끼리는 면세라고 한다.
아무튼 부모가 자녀에게 돈을 줄 경우에도 "증여세가 부과"된다.
이번에 국세청에 적발 된 이들 1,543명에게서 총 1,203억의 추징금이 부과됐다고 하는데 대개의 수법은 이러했다.
부모 A와 자녀 B는 차용증을 작성하고 법정이자까지 명시하면서 돈을 거래했고 자녀는 이 자금으로 아파트를 구입했다.
또한 자녀 B는 이런 사실을 신고까지 해 누가 보면 정상적인 계약 관계로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국세청은 예리하고 집요했다.
일단 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사안은 물론 이자를 지불했더라도 소득 수준상 정상적인 이행이 어렵다고 보는 경우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해 혐의점을 잡아냈다. 실제로 일부 사람들은 자녀가 아닌 부모가 대신 이자를 내주기도 했다고 한다.
국세청은 "아무리 부모 자식간이라 해도 경제력이 없는 자녀에게 돈을 빌려준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본 것이다.
그리고 조사 결과 모두 부모들이 우회적으로 자금을 돌려 지급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한 법조인은 "법적으로 이자 면제에 해당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소액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오해를 막을 수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부모자식간이라도 차용계약을 맺었다면 잘 지키라는 의미이다.
그럼 증여세는 어떻게 계산될까.
예를 들어 2억원을 자녀에게 주었다고 가정해보겠다. 2억이 증여자산가액이고 부모와 자식이므로 공제가 발생한다.
5,000만원이 공제되므로 과세표준은 1억 5,000만원이 된다.
여기에 세율 20%를 적용하면 1억 5,000만원의 20%니까 3,000만원이 산출되는데 이떄 누진공제를 해주면 1,000만원이 감해진다. 따라서 2억을 증여했을 때 실제 납입해야 할 증여세는 2,000만원이 되는 것이다.
또한 증여세는 신고해서 납부하기 때문에 자진신고를 할 경우 3%의 공제 혜택이 부여된다.
따라서 실제 납부해야 할 증여세는 1,94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 상속세나 증여세는 솔직히 호불호가 많이 나뉘는 조세이긴 하다
재벌가나 고위 공직자들에겐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지만 정작 증여에 대해 일반 시민들은 관대하다. "내 돈 내가 내 자녀에게 주겠다는데 무슨 세금을 그렇게나 가져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솔직히 세금을 걷어야 나라 살림에 운용되고 또 어려운 이웃에 대한 복지가 가능해지니 아주 안 낼 수는 없겠지만 솔직히 재산을 증식하는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정부가 꼬박 꼬박 세금을, 그것도 세입의 목적이 아니라면서 가져가는 건 부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 이건희 삼성회장이 별세하고 삼성에게 부과 된 상속세만 보더라도 많은 네티즌들이 "날강도 아냐?"라며 분개하기도 했다. 18조의 자산 중 10조가 조금 넘게 가져가니 그리 느껴질 만도 했다.
일부에서는 "국가의 비호 아래 돈 벌었으니 그 정도는 내야지."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그 정도의 비호를 받으려면 이미 수 많은 정치인과 기관에 암묵적으로 어떤 경로나 이유를 들어서 로비가 됐을 것이며 또 정부가 자국 기업을 살리기 위해 편의를 봐주었다고는 해도 어쨋든 삼성의 힘으로 번 자산이지, 정부가 벌어 준 것은 아닐 것이다.
국가에서 밀어주는데도 제대로 못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가.
최근 부동산 정책이 강화되면서 세금 문제로 이래저래 말들이 많은데 사실 세금을 걷어서 올바르고 잘만 사용한다면야 지금보다는 볼멘 소리가 줄어들겠지만 매번 쓸데없는 건물이나 시설만 짓는데 허비하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한다.
국민들 탈세만 쳐다보지 말고 국회와 각 부처들이 쓸데없이 낭비하는 것도 좀 개선했으면 좋겠다.해마다 낭비되는 세금만 아껴서 모아놨어도 지금같은 재난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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