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세상을 떠난다고 생각을 하지만 막상 사랑하는 가족, 지인들의 죽음에는 많은 눈물과 후회가 가득할 것이다. 하물며 부모 입장에서 자식이 자신들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면...그리고 그 죽음이 질병 같은 문제가 아닌 사고나 황망한 죽음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부모에게 자식이란 참 오묘한 존재이다.
목숨을 다 줘도 아깝지 않고 할 수만 있다면 대신 아파주고 싶은 게 바로 자식이라고 하니 말이다. 그런 자식을 먼저 보내게 되면 부모들은 그 죽음이 자신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자식 앞세운 죄인"이라고 스스로 단죄한다.
친구와 술 한잔 하고 오겠다며 집을 나선 아들.
그리고 돌아온 건 술에 취한 아들이 아닌 싸늘한 주검이었다. 속쓰리다며 라면이나 해장국을 끓여달라고 했어야 할 아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부모의 곁을 떠났다.
실종 6일만에 시신으로 발견 된 한강 실종 의대생으로 잘 알려진 손정민씨의 발인이 오늘 오전 서초구 성모병원에서 있었다고 한다. 워낙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인지라 많은 취재진들이 몰렸다.
발인은 가족과 고인의 대학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오열하는 고인의 어머니, 애써 침착하게 편지를 읽던 아버지도 끝내 눈물
고인의 아버지는 고별 편지에서 "네가 우리에게 온 21년이란 시간은 매우 짧았지만 네 덕분에 우린 행복이란 단어를 알게 됐다."라며 마지막 아들이 가는 길에 대한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부모 자식은 피로 이어진 천륜이라 한다. 그 누구도 해할 수 없는 절대적인 고귀한 인연이 바로 부모 자식간이다.
손씨가 실종 된 다음 날부터 손씨 아버지는 블로그에 아들을 찾는 글을 올릴 만큼 열성을 다해 아들을 찾으려고 뛰어다녔으며 시신으로 발견 된 날부터는 아들이 죽은 이유를 밝히기 위해 누구보다 더 열심히 움직였다.
언론이 움직여주면 수사권이나 더 많은 제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고인의 아버지는 복받치는 슬픔도 애써 참으며 인터뷰와 사건 현장을 수없이 뛰어다녔을 것이다.
아들만 돌아올 수 있다면 자신은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아버지.
그리고 이제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의 내막을 밝힐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아버지가 되었다.
많은 국민들이 그런 고인의 아버지 모습에서 아마도 자신들의 부모를 연상했을 것이다. 그랬기에 지금도 온라인상에서는 추모와 응원, 그리고 어딘가 있을 범인 ( 또는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의 무언가를 한 가해자 )에게 원망과 저주를 퍼붓고 있는 것이다.
직접 발인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다시 한번 故손정민씨의 삼가 명복을 기원합니다.
이제 겨우 21살이다. 또래 청춘들처럼 진탕 술을 마시고 울고 웃고 연애도 하고 이별을 당해 울고 불고 난리 칠 청춘이다. 군대도 다녀오고 뜻한 의사의 길도 걷고 싶었을 청춘일 것이다.
하고 싶고 해야 할 것도 많은 20대 초반의 짦은 삶.
단지 친구와 술을 마시러 나갔을 뿐인데 왜 그는 돌아오지 못했을까.
이제 겨우 대학 1학년의 청년이 무슨 원한을 지었고 또 무슨 잘못을 했기에 주검이 되어서야 부모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일면식도 없는 타인이지만 참 그간의 기사 내용과 발인 장면을 보니 마음 한 곳이 씁쓸하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 못다한 꿈, 하고 싶던 일들을 마음껏 누리길 빌어본다.
故손정민씨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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