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연예계 핫 이슈로 잠시 잊혀졌던 사건.
지난 5월 발생한 '한강 의대생 사망 사건'이 그것이다. 의대에 재학 중이던 20대 건장했던 아들이 돌연 실종됐고 일주일 만에 익사체로 발견 된 사건.
갑론을박도 많았고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도 많았던 사건이다. 워낙 많은 논란이 일어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서둘러 방영했을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여러 강력 범죄, 미궁에 빠졌던 사건들을 재조명해 재수사를 이끌어 냈고 또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해 수사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고인의 부모님은 물론 아마 많은 국민들이 기대를 했었을 것이다.
여러 번 포스팅을 통해 언급한 것이지만 나는 故손정민씨의 사망 사건과는 무관하다. 그들과 혈연 관계도 아니고 속된 말로 눈물이 나지도, 누가 범인인지 상관할 바도 아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고인의 부모님은 물론 친구 A도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이지만 적어도 "내 아들이 왜 죽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하는 고인의 부모님 마음 정도는 이해가 되고도 남음이다. 그게 포스팅을 하는 이유이다.
한강 의대생 사건, 왜 이리 논란이 되나
친구 A에게는 마음 아픈 일이고 또 미안한 일이지만 사실 체크는 정확해야 한다.
어떤 사건이든 사건 당일, 또는 그 전에 마지막으로 만났던 인물이 용의선상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친구 A는 고인이 마지막에 만남은 물론 함께 사건 장소인 한강 고수부지에서 술을 마셨던 사이이다.
핸드폰이 바뀌었고 신발을 버렸으며 실종 일수가 늘어남에도 상식적인(?) 행동은 없었다고 알려졌었고 그게 사건 초기 친구 A에게 의심이 몰렸던 이유였다.
경찰 조사와 <그것이 알고 싶다>팀이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 친구 A는 이번 사건과 술을 함께 마신 것 외에는 아무런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이 나왔다. 오해와 억울한 누명의 시선에서 벗어난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친구를 잃어 힘든 친구 A보다 자식을 잃어 힘든 부모의 심정을 더 우선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조사결과 친구 A는 용의선상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왜 고인의 부친은 자꾸 문제화하는가
많은 분들은 고인의 부친이 친구 A를 범인으로 단정짓고 이같은 행동을 한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상의 댓글들을 보면 대부분 "아들 잃어 슬픈 마음은 이해하지만, 범인이 아니라는데 이제 그만 하세요.", "왜 자꾸 죄없는 사람을 죄인 취급하시는거죠?"라며 부친을 비난한다.
답답하다. 누가 친구 A를 범인으로 단정지었다는 것인지 말이다. 고인의 부친은 "친구 A가 분명히 내 아들을 죽였거나 죽게 만들었을 겁니다. 더 자세히 조사해보세요."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제발 글의 본질을, 의도의 본질을 파악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고인의 부친이 청와대에 이어 국회 청원 게시판에 재수사에 대한 청원을 올린 이유는 딱 하나이다.
"그래. 친구가 범인이 아니고 그럴 이유가 없다는 건 잘 알겠다. 그렇다면 내 아들은 어째서, 왜, 어떻게, 어쩌다가 죽게 됐는지 조사해달라는 것"이다.
20년을 넘게 금지옥엽으로 키웠을 아들일 것이다. 친구 A가 범인이든 낙엽이 범인이든 아니면 아들이 자살을 한 것이든, 실수로 실족한 것이든 다 알겠으니 죽음에 대한 이유와 원인 정도는 알고 싶다는 뜻이다.
아들이 이미 죽었는데 친구가 범인이면 무엇하고 제 3자면 무엇하며 설령 범인이 있어 그들이 처벌된들 무엇이 달라지겠나. 누군가가 죽게 만들었다면 왜 그랬는지, 꼭 그래야만 했는지가 궁금한 것이고...만약 고인의 실수에 의한 사고사이면 어떻게 물에 빠져 죽게 됐는지 궁금한 것이 부모의 심정 아닐런지.
그것만 다시 조사해달라는 청원이 그리 잘못된 일일까.
아들의 죽음이 왜 발생했는지 단순히 증거가 없고 CCTV가 없어 모르겠다, 신원 구별도 확실하지 않은데 주위에서 "누군가 물에 들어가 수영하는 걸 봤다."라는 것으로 우리 아들은 익사니까 그 사람이 아들이었구나 해야 한다는 것일까.
사인이 익사이고 뚜렷한 범행 혐의도 없으니 그냥 아들은 잠에 빠졌는데 물까지 어떻게든 들어가 그대로 죽었구나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그건 분명 아닐 것이다. 또 그런 것은 쉽게 받아들일 부모나 가족은 없을 것이다.
제발 부친의 뜻을 왜곡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미궁으로 남게 되더라도 최선을 다해 사건은 조사되어야 한다
추리소설이나 사건 재연 드라마를 보면 꼭 나오는 말이 있다. "범인은 현장에 꼭 다시 온다.", "어떤 현장이든 범인의 행적은 남게 마련이다."라고 말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일들도 더러 생기기 마련이다.
나는 고인 가족과는 일면식도 없는 생면부지의 남이다. 솔직한 말로 고인이 왜 죽었는지 그리 궁금하지도 않다. 아픔에 공감도 깊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옛 말에도 "적선은 못할 망정 동냥 바가지 깨지는 말라"고 했다.
하나 뿐인 자식을 잃고 지금 저 부모님들의 삶은 정상적이지 못할 것이다. 이 사건이 제대로 조사되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자식 잃은 부모에게는 원인을, 친구잃은 친구 A에게는 정상적인 삶을 되찾아야 줘야 하기 때문이다.
죄가 없다고 해서 친구 A의 마음이 편해질까. 아닐 것이다. "괜히 술 먹자고 했나.", "그때 어떻게든 깨웠어야 했나." 등등 많은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고인의 부친은 친구 A가 범인이길, 범인이었으면 해서 이러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왜 아들이 죽었는지가 궁금할 뿐이다. 우리가 해줄 것은 경찰의 역할이나 탐정의 역할, 고인의 가족 역할, 친구 A 가족의 역할이 아니다. 그냥 청원에 동의하고 싶으면 동의를 해주고 미궁에 빠질 땐 빠지더라도 다시 한번 사건이 조사 되길 지켜보는 것 뿐이다.
친구 A를 의심하지도, 고인 부친의 마음을 왜곡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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