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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온라인 게임하다 현피 살해? 30대 남성 징역 15년, 한심함의 결말

지난 3월 온라인 게임을 하다 실제로 만나 다툼 도중 상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JTBC

 

 

누군가와 내기, 승부를 겨루는 게임을 하다 보면 울컥 울컥 할 때가 있다.

따지고 보면 실력이 못 따라가는 자신을 탓하는 게 맞겠지만 우리는 대개 그 원인을 외부에서, 남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특히 온라인 게임은 얼굴도, 신원도 모르는 불특정다수와 같은 팀이 되어 게임을 하다 보니 이런 울컥함을 더 자주,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나도 20대 시절부터 게임을 해오면서 게임상에서 많은 일을 겪어봤다.

부모님 욕하는 놈들도 봤고 현피를 뜨자는 제안도 받아봤고 실제로 상대방의 동네까지 찾아간 적이 있긴 있었다. 물론 처음부터 상대방의 도발에 응수했던 건 아니다. 상대방의 비매너에 똑바로 좀 하라고 했더니 욕설과 함께 끈질긴 조롱이 이어졌고 채널을 옮겨도 조롱이 이어져 화가 나 따지러 간 것이었다.

 

친구들에 지인까지 15명 정도가 모여 있었는데 일단 열이 받은 상태여서 눈 앞에 보이는 게 없었다.

떼거지로 와도 좋고 1대1이어도 좋으니 좀 맞자라고 하니 지인들이 말리기 시작했다. 들어보니 자기 후배가 좀 심했고 대신 사과할테니 용서해달라고 했다. ( 당시에 난 친구 1명만 데리고 갔음 )

결국 지인이라는 선배들이 사과하라고 시켜 사과를 받아냈고 택시비까지 받아서 돌아 온 적이 있었다.

 

 

 

게임 플레이 문제로 4일간 온라인상에서 말다툼, 끝내 현피로 이어진 비극

 

사건은 지난 3월 벌어졌다. 온라인 게임을 하던 A는 B와 게임 플레이를 놓고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

대개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언쟁은 게임 플레이나 게임 플레이 수준을 놓고 다투는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 부모님 욕, 상대방 조롱 등이 난무하다. 얼굴도 모르고 연락처 등 개인 정보도 알 수가 없으니 예의 따윈 안중에도 없게 된다.

 

 

고작 게임 문제로 4일간이나 다퉜다고 하는데 정말 할 일 없나 보다. @JTBC

 

 

문제는 회피한다고 멈추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개는 몇 번 더 조롱하다 끝을 내지만 악질에게 걸리면 끝까지 따라다니며 조롱을 하고 귓말까지 동원한다. 닉네임을 기억했다가 며칠 내내 지속적으로 조롱을 하기도 한다.

이쯤되면 솔직히 살의를 갖게 된다. 꼭 죽인다기 보다는 상대방을 찾아가 반쯤 두들겨 패놓고 말겠다는 각오가 타오른다.

아마 이 둘의 언쟁은 이런 형태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분노를 못참은 30대 A는 결국 자신의 집 주소를 공개하며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우는 것)를 제안했고 B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끝내 만나게 된 두 사람.

A는 혹시 몰라 흉기를 가지고 해당 장소로 나갔고 마주친 두 사람은 또 다시 언쟁을 하게 됐다.

그리고 화가 난 A는 흉기를 꺼내 20대 B의 쇄골 부위를 강하게 내리찍었다고 한다. 

 

이미 흉기를 챙겼다는 걸 보면 상당히 충동적이지만 싸움이나 화를 오래 내지는 않는 사람인 듯 하다. 화가 나서 현피 운운하며 방방떴지만 막상 만날 생각을 하니 맞을까봐 어지간히 두려웠을 것이다.

잠시 자리를 떴던 A는 다시 돌아와 119에 신고를 했고 119의 지시대로 응급조치를 시도했지만 B는 사망했다고 한다.

 

검찰은 A에게 고의성 살인을 들어 징역 24년,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고의성은 없었다고 판단, 전자장치 부착없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한다.

 

 

성질 자랑 한번에 사람 죽인 범죄자에 15년이나 복욕하게 된 30대 남성, 한심함의 기준이 되다. @JTBC

 

 

| "성질 자랑해서 좋을 것 없다." 어머니의 말씀 새기며 산다

 

20대의 남의 집 소중한 아들이 사망한, 그리고 30대 청년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진 안타까운(?) 사건이다.

누구나 성질은 있고 또 경우에 따라 정말 뒷 일 생각하지 않고 주먹을 휘두르거나 어떤 행동을 할 때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 그 다음 날이면 그 행동을 100% 후회하곤 한다.

 

어릴 적엔 싸움 꽤나 하고 다녔지만 특별히 비용을 배상해 준 적은 거의 없었다. 주로 먼저 맞은 후 때린 것이어서.

나름 이유있는 싸움이었기에 나는 내가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어머니는 늘 내게 "네가 먼저 맞았으니까 다행이지, 아니였음 우리 집 기둥 몇 개는 날렸을 거다."라며 성질 자랑하지 말라고 하셨다.

 

당시에는 그 말이 잔소리이고 아무 것도 모르면서 괜히 그러신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 아재가 되다 보니 이제는 그 말씀의 의미를 어느 정도 알 듯 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충동성 검사에서 99.9%가 나오는데 그래서 늘 "화를 내지 말라"는 말을 자주 듣는 편이다. 스스로도 매사에 조심하기 때문에 화를 내도 정말 눈이 뒤집힐 것 같으면 먼저 사과하거나 자리를 피해버린다.

 

이번 사건도 사실 별 일이 아니다. 화는 좀 나겠지만 그냥 게임을 끄고 조금 지나면 또 아무 일도 아닌 일이다.

게임 좀 못한다고 세상이 멸망하는 것도 아니고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감봉되는 것도 아니다. 또한 누군지도 모르는 이에게 욕설 좀 들었다고 혈압이 폭발해 죽는 것도 아니다. 물론 화는 엄청 나겠지만.

조금만 참으면 사실 아무 일도 아닌데...이 일을 4일이나 끌고 갔다는 것도 참 어지간히 할 일들 없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둘 중 한 명은 그러지 않으려고 했겠지만 말이다.

 

누군가에게 상해를 가한다는 건 생각보다 쉽다. 그냥 교도소 갈 각오로 뭔가 잡고 휘두르면 된다.

정말 간단할 것이다. 하지만 그 한번의 성질 자랑으로 유망한 젊은 친구가 생을 달리했고 A는 15년을 교도소에서 지내게 된 것이다. 나 같으면 성질 자랑 안하고 그냥 편하게 살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