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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죄송한데 이야기 계속할거면 1층으로.." 노답 카공족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 온 사연, 한 남성이 카공족 여성에게 받은 쪽지.

 

 

'카페에서 공부하는 부류'를 카공족이라 한다. 언제부터인가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00년대 이전만 해도 공부는 학교나 집 또는 독서실, 도서관 등에서 하는 것이었지만 공무원 열풍이 불면서 시원하고 쾌적한 공간을 자랑하면서 화장실, 음료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진 카페가 공부하는 분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이다. wifi 잘 터지겠다, 충전 콘센트 갖춰져 있겠다...그리고 주기적으로 자리까지 치워주니 그야말로 안성맞춤인데다 무엇보다 음료 1잔 값이면 몇 시간이고 앉아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카공족이 늘어나면서 한때는 프랜차이즈 카페들도 카공족 잡기에 나서긴 했었다.

꾸준히 찾아주니 카페들로서도 놓치기 아쉬운 고객층이었던 것.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카페들도 카공족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영업 방해에 가까운 행위 vs 고객의 자유 논쟁 - 카공족

 

카페들이 카공족에 대해 원망섞인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는 바로 자리 점거 때문이다.

구석에 앉으면 그나마 나을텐데 카공족들은 뷰가 좋은 곳, 이동이 편리한 곳을 차지하고 앉아 몇 시간이고 자리를 점거하는 탓에 정작 카페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불편할 뿐 이다.

또한 음료 한 잔만 시켜놓고 몇 시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테이블 회전이 중요한 카페로서는 카공족이 마냥 고마운 존재들이 아니다. 

 

이에 카공족들도 할 말은 있다. "음료를 주문했으니 고객으로 자리를 차지하는 건 당연한 권리"라는 것이다.

음료 한 잔당 이용 시간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얼마를 머물던 그건 고객의 자유라는 말이다.

따라서 카페 업주들이나 알바생들은 카공족을 내쫓지도 못하고 울상만 짓게 되는 것이다.

 

 

 

카페가 공부하는 곳인가? 에 대해 생각해보길.

 

 

공부하는 게 자유? 자유의 뜻을 모르는 대한민국

 

인터넷이 발달되고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 사회도 많은 인식의 변화가 생겼다. 하지만 모두 좋게 변화된 것은 아닌 듯 하다.

특히 '자유'에 대해 많은 분들이 잘못 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는 - 내 마음대로 하는 것 -이 아니다. 자유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며 무엇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도 따라야 한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이 자유라고 한다면 첫째 공공장소이므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고 둘째 영업에 지장을 주어선 안된다. 그건 고객의 자유 이전에 업소를 이용하는 절대적인 에티켓이다.

우리가 식당이나 카페에 가서 돈을 내고 음료나 음식을 사먹을 때 편의를 제공받는 건 고객의 권리가 맞다. 하지만 고객이라 해서 업소나 식당 등에서 마음대로,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된다.

 

혹자들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게 어떻게 피해를 주는거야?"라고 되묻기도 하는데 가장 한심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간혹 아와 어가 다른 경우가 참 많다. 쉬운 예로 지인의 집에서 저녁 시간이 되면 종종 "밥먹고 가"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물론 진짜 호의로 저녁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 예의상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진짜 밥을 먹고 가면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밥 먹고 가란다고 진짜 먹고 간다. 눈치없게..."

얼마나 황당한 말인가. 밥먹고 가래서 밥을 먹고 간 것인데 그게 오히려 눈치없는 행동이라니 말이다.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건 일단 장소에 대한 목적에 맞지 않는다. 카페는 공부를 하는 공간이 아니다. 카페에서 책을 보던 영화를 보던 그건 각자의 자유일지 몰라도 기본 정도하는 게 있다. 이건 암묵적인 룰에 가까운 것이다.

 

이번 사연도 그런 점에서 보면 정말 어처구니 없는 것이다.

카페에서 지인들과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데 "계속 이야기 하실거면 1층으로 내려가달라. 집중이 안된다."는 말은 이기적이면서도 무개념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집중을 하고 싶으면 집이나 독서실을 가야 하는 게 아닐까. 더군다나 사연자의 말에 따르면 바로 옆에 스터디 카페가 있다고 한다. 결국 스터디 카페 이용료가 아까우니 저렴한 카페에서 공부하겠다는 것인데 정작 카페 이용객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건 대체 무슨 개념일까.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 자유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자유에 대해 잘못 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 개념 자체가 없는데 공부인들 해서 뭐하나

 

"내 돈주고 음료 시켜서 공부하겠다는데 뭐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그 바보같은 생각부터 바꾸길 바란다.

정말 그리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사회에 대한 불만, 인권, 예의 등을 운운해서는 안된다. 직장 갑질? 그냥 감수해야 한다. 월급주고 부려먹는데 인권이 어디있을까. 소처럼 부려먹는게 당연한 것 아닐까.

임대인들에 대한 불만? 자기 집 가지고 월세, 전세 올리겠다는데 왜 아우성일까. 그렇지 않은가?

왜 이건 또 그것과 다른 문제인가.

 

카페를 운영하는데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임대료도 내야 하고 각종 세금, 인건비, 재료비, 부대비용을 내야 한다.

몇 천원짜리 음료 한잔 시켜놓고 자기 욕심, 목적 채우는 건 지나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음료 한잔의 자리 시간은 1시간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더 오래 앉아있으려면 음료를 더 시켜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공부가 개인의 자유라면 카페에서 담소를 나누는 것 역시 개인의 자유이다.

왜 자신의 자유는 소중한데 남의 자유는 소홀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