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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군 복무 기피? 스티브 유와 허준이 교수는 다르다.

필즈상 수상 허준이 교수와 스티브 유의 군 복무 기피 문제에 대한 글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수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의 상, 노벨상보다 더 받기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 상의 이름은 필즈상, 그리고 이 상을 한구계 미국인 허준이 교수가 수상했다는 뉴스는 어쨋든 한국인이 이룬 성과이기에 한국인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허준이 교수는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로 재직 중이며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이중국적을 가질 수 있었고 일찍이 미국 국적을 선택했다고 한다.

 

최근 한 언론매체의 모 기자가 허준이 교수와 스티브 유의 병역 기피를 소재로 기사를 하나 작성했다.

두 사람 모두 군대를 안 갔다는 건 같은데 왜 누구는 되고, 누구는 비난을 받는가에 대한 글이었다. 대놓고 까지는 않았지만 글의 뉘앙스는 "왜 스티브 유는 욕을 먹어야 하지?"같은 맥락의 글이었기에 많은 네티즌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인권주의, 사려심 좋은 척 하고 싶어하는 분들은 또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굉장히 잘못 된 사고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병역 관련 문제는 그 차원이 다르다.

결과가 같다고 해서 과정도 같다거나 동일선상에서 놓고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무지를 입증하는 셈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한국 국적을 포기한다는 건 병역 기피의 목적도 있다고 봐야, 하지만 두 사람의 문제는 다른 개념

 

허준이 교수가 미국적자라고는 하지만 사실 한국 국적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태어나기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유아기 시절 한국으로 귀국했고 초,중,고를 모두 한국에서 나왔다고 한다. 

반면 스티브 유는 한국에서 태어나 중학생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20대에 한국으로 귀국, 가수가 되었다.

거주 기간만 보면 스티브 유가 훨씬 길고 미국적 사고 방식을 지녔다고 봐야 한다.

 

자. 이제 그러면 왜 두 사람의 문제가 애초 비교 자체가 부질없는 짓인지 말해보겠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 이 글은 허준이 교수가 대한민국의 이름을 높였기에 편파적으로 작성하는 글이 아님을 밝힌다.

 

 

첫째. 국적의 차이

 

허준이 교수는 당시 한국과 미국 국적을 모두 가진 이중국적자였다. 스티브는 한국 국적자이고 미국 영주권을 가진 자였다.

이는 굉장한 차이이다. 한 명은 선택을 했고 한 명은 신청을 한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허준이 교수는 두 개의 문 중 유리한 문을 연 것이고 스티브는 하나의 문 밖에 없었는데 또 하나의 문을 굳이 만들어 연 것이다. 두 개의 국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서 미국 국적을 택한 것과 입대 날짜를 받아놓고 미국 국적을 받은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또한 허준이 교수는 입대 시기에 맞춰 미국적을 취득한 게 아니라 일찌감치 미국적을 선택했다고 한다.

반면 스티브 유는 입대 날짜를 받아 놓은 상태에서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게 같은 선상에서 볼 문제일까?

 

 

 

두 사람의 공통점은 미국인이고 모두 군대를 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둘째. 의미는 같으나 본질이 다르다

 

두 사람 모두 결과적으로는 본인을 위해 미국 국적을 취득한 점은 같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배경과 본질까지 혼동해서는 안된다. 허준이 교수는 군 복무 대신 학자로의 길을 선택했다. 이는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입대와 진로에서의 갈등이 아니라 애초 학자를 지향했다는 점이다.

 

스티브는 자의든 타의든 TV와 언론을 통해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가야 한다."라고 주장했었다. 본인은 그때 어려서 그랬다고 하지만 당시 그는 한국에서 군대 문제가 얼마나 민감한 부분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가요계와 예능계를 섭렵한 대형 톱스타가 군대를 간다고 한다. 대기업 자제, 의원 아들, 좀 나간다는 연예인 모두 빼려고 발악을 하는 당시 시대에서 말이다. 국민들은 열광했고 병무청도 환호했다.

그는 더 인기를 얻었고 부와 명성을 얻었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결과이다.

그리고 입대일을 받아놓고는 공연 문제를 거론하며 출국,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가 시민권을 취득해버렸다.

국민과 기관을 기만하고 부를 얻었으니 사실상 이는 사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애초 입대는 고려할 나이가 아니였고 학자의 길을 택한 허준이 교수와 충분히 누릴 건 다 누리고 미국적을 택한 스티브.

이 둘이 대체 어디가 같을까.

 

 

셋째. 군 복무 문제는 분명 거론하기 힘든 과오같은 것, 조용히 지내는 자와 해마다 떠드는 자의 차이

 

혹자들은 스티브가 유명인이라 본보기를 당한 케이스라고 말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병역 기피 목적이든 그냥 가기 싫어 면제를 받은 경우이든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사람들은 군대 문제를 가급적 언급하기 싫어한다. 따라서 그냥 조용히 지낸다. 이는 병역 기피 목적의 재외동포들도 마찬가지.

잘한 부분도 아닌데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반면 스티브는 다르다. 약 20년을 해마다 "억울하다.", "지금이라도 가라면 가겠다." 등등 온갖 억지를 부려가며 거론하고 있다. 당시 어린 나이였고 가족과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선택한, 그리고 전역하면 가수로의 활동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소속사 식구들을 위한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이다.

 

대부분의 입대자들은 아니겠지만 꽤 적지 않은 수의 입대자들이 스티브와 비슷한 환경과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삶은 하찮아서 군대에 간 것이 아니다. 아르헨도를 보라. 그도 스티브 못지 않은 유명인이었지만 얌전히 지내지 않던가. 심지어 스티브 유 때문에 병역법이 더 강화돼 면제를 받아야 할 입대자들도 모두 입대를 하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본인 인생 편하자고 남의 인생을 밟아 놓은 셈이다. 

안 가려거든 조용히 안갔어도 될텐데 왜 문제를 만들어 놓고 발뺌을 하느냐는 뜻이다.

막말로 그 당시 스티브가 입대 안한다고 했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도 없었다. 인기는 조금 시들했을지 몰라도 지금같은 상황은 안 만들어졌다.

 

 

하지만 두 사람의 군대 문제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게 멍청한 짓이라는 말이다.

 

 

기사를 작성한 기사님이 이 글을 읽어보셨으면 좋겠고 지금도 스티브에게 영구추방을 유지하는 국민 정서가 국민감정법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이 글을 보셨으면 싶다.

지금 스티브의 입국을 반대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감정 때문에 그를 거부하는 것으로 보이는가.

속된 말로 죽을 짓을 한 것도 아닌데 굳이 20년의 세월을 이럴 필요는 없다. 이는 감정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냥 그는 자신만을 위해 국민과 팬과 조국을 이용하고 버린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왜 우리가 다시 받아줘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언젠가 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열변을 토하며 "그냥 약속을 못 지킨 것 뿐이다. 다들 약속 다 지키며 사시냐?"고 묻는 것만 봐도 그는 사태의 심각성도, 반성도 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약속을 못 지킬 수 있다. 하지만 공인적 신분의 사람이 고의로 안 지키지는 않는다. 또한 약속을 못 지켰으면 미안해 하는 게 먼저이지, 뭘 잘했다고 따지는 것인가.

스티브가 한국에 못 들어오는 이유는 바로 그런 부분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