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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물질 생활

#11. 볼케이노 가재 사육 기록, 초보의 경험담

8월 20일 100도가 또 한번 탈피를 했다. 조금 더 커진듯 하다.

 

 

볼케이노 가재를 두번째 키우고 있다. 두번째라고 하니 조금 전문가스럽겠지만 사실 첫번째 가재는 사육 1개월만에 용궁으로 떠나보냈다. 그리고 두번째 구입한 가재가 지금의 100도이다. ( 첫번째 가재 이름은 503호였다. )

503호는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 우리 집 호수이다. 그리고 지금의 가재 이름인 100도는 내 차량의 앞 번호이다. -_-a

 

 

두번째 탈피를 하다

 

100도가 8월 4일경에 우리 집에 도착했으니 이제 17일쯤 지났다.

17일만에 두번째 탈피를 어제 해냈고 지금은 휴식 중이다. 

가재는 야행성이라 어항의 조명을 계속 켜두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데 나는 주로 저녁 시간대에는 켜두는 편이다.

잘 있는지 관찰하기 위함도 있고 인테리어적 효과도 있기 때문에 켜두긴 하는데 종종 100도가 은신처에 숨어만 있으면 바로 꺼준다. 그러면 또 슬그머니 나와 활동을 하니까. 

 

탈피한 껍질은 사진 촬영만 하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놨다.

가재는 탈피를 한 후 급격히 영양분이 부족해지지만 2~3일정도는 외부 공격에 취약해진 상태라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먹이 대용으로 다시 되돌려 놓는게 좋다고 한다. 

첫번째 탈피 때는 투명한 껍질이더니 이번에는 나름 발색한 껍질이 나왔다. 잘 크고 있는 듯 하다.

 

 

수온 관리는 어떻게?

 

사실 이 물질 생활이라는 게 좋은 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좋은 점은 집에 생물이 있으니 조금은 낫다는 점이지만 단점은 바로 관리를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2주마다 물을 환수해주고 뭐 그런 짓까진 하지 않지만 먹이는 잘 먹는지, 그리고 가재의 경우 단일 먹이만 급여할 경우 거식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먹이도 로테이션으로 급여해야 한다.

 

다른 사육자님들의 경우 가재가 수온으로 죽을 것을 염려해 24시간 에어컨을 가동해준다고 하는데 난 에어컨을 딱 한번 틀어봤다. 그것도 가재 때문이 아닌 놀러온 후배가 자기 멋대로...

에어컨은 안 틀어주지만 대신 수온 관리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편이다. 수면이 조금 내려갔거나 손가락을 넣어봐서 조금 더 차갑거나 미지근하게 느껴지면 바로 수돗물을 일정량 넣어준다.

또는 약 2L 정도 물을 빼낸 후 수돗물을 다시 보충해주는 식으로 수온을 조금 차갑게 해준다. 

초반에 물잡이만 해두면 이렇게만 해도 충분하다.

 

 

※ 물잡이 방법 

| 수조에 기본 조형물 및 토사를 다 배치한 후 물을 부어주고 수질 박테리아제를 일정량 넣어준 후 여과기를 돌린다.

  물론 콩돌도 같이 넣어주면 좋다고 한다. 그렇게 하루 정도 돌린 후 가재나 새우를 넣어주면 된다.

  이 방법이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렇게 했다. 큰 문제가 없었다.

 

 

100도와 함께 사는 새우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

 

 

새우와의 합사 시, 새우가 불쌍하다? No. 전혀 안 불쌍하다

 

가재가 잡식성으로 새우들을 따라다니긴 한다. 그냥 장난으로 따라다니는 게 아니라 나름 사냥을 하려는 듯 하다.

하지만 한번도 새우를 잡아 먹은 걸 본 적이 없다. 간혹 자연사한 새우를 먹는 건 본 적이 있다.

따라서 새우와 가재의 합사는 해도 충분하다고 본다. 오히려 가재가 더 활동적이 될 수 있어 나쁘지 않다고 보고 설령 운 나쁘게 일부 잡아먹힌다고 해도 이는 자연의 순리라고 생각한다.

사실 새우를 넣어준 것도 사냥해서 먹으라는 비상 식량의 개념이었다.

 

 

볼케이노 가재에게 급여했던 특식들, 상추는 먹기는 하나 좋아하진 않는 것 같다.

 

 

사료 외 먹이 급여, 당근과 멸치는 확실히 좋아하는 듯

 

당근은 약 1cm 길이로 가로로 잘라 넣어주었다. 먹기 편하게 하려고.

은신처로 갖고 들어간 걸 보아 잘 먹는 것 같다. 어젯밤에 넣어준 네모난 당근은 이미 먹어치운 것 같고.

멸치는 확실히 잘 먹는다. 다만 염분이 있는 멸치는 위험하다. 당연하겠지만....ㅜㅜ

하지만 난 그 당연함을 간과해 503호를 용궁으로 보낸 것 같다.

 

물론 멍청하게 염분기가 있는 멸치를 그냥 준 것은 아니다. 나름 물로 씻고 물에 담가 염분을 뺀다고 뺀 후에 주었지만 그래도 짤 것이다. 그걸 모르고 잘 먹으니 몇 차례 주었는데 갑자기 죽은 걸로 보아 아무래도 염분기가 있는 걸 먹고 그런 것 같다. 멸치와 새우는 가재가 가장 좋아하는 특식이라고 하니 급여할 생각이면 무염 멸치와 새우를 사서 주는 게 낫겠다.

상추도 먹기는 하지만 그리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상추는 6개월에 1회 정도 줄 생각이다.

 

 

주사료들, 원래 히카리를 줬지만 다 먹어 어제 테트라 와퍼믹스를 사가지고 왔다.

 

 

사료 선택, 가재용이라도 다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흔히 가장 많이 먹이는 사료가 히카리인데 나도 초반에는 저걸 먹였다. 잘 먹는다. 가재나 새우들이.

아마 가장 무난한 사료가 아닐까 한다. 어제 히카리가 다 떨어지는 바람에 다이소로 뛰어갔더니 구피 사료만 있었다.

결국 가까운 수족관에 가서 구매한 제품이 테트라 와퍼믹스. 7,000원에 구입했다.

침강형(가라앉는)으로 잘 부서지나 분진처럼 일어나 수질을 오염시키는 사료는 아니라고 한다.

 

100도는 탈피 후라 그런지 새 사료는 거들떠도 안 보고 새우들이 다 먹어치웠다.

새우들을 같이 키우면 이런 건 좀 좋다. 먹이를 거의 대부분 처리해주니까.

가재용 사료지만 모든 가재가 환장하는 건 아니라고 하니 사료는 최소 두 가지 종류로 구비해 번갈아 주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물론 안 좋아해도 배고프면 다 먹을테니까.

 

 

은신처에서 휴식중인 100도

 

 

| 돌을 넣어줄 때의 주의점

 

100% 정확한 건 아니지만 키우면서 겪어 본 경험상 이야기를 해본다면 돌을 넣어 줄 때도 주의할 게 있다.

가재는 보통 땅을 파서 은신처로 이동하는 통로를 만들고 돌 틈 사이로 이동하는 걸 좋아한다.

크게 문제될 건 없지만 한번은 이동하다가 거꾸로 돌 틈에 낀 적이 있었다. 자기 딴에는 빠져나온다고 뒷걸음질로 연신 움직였지만 빠져나오려다 미끄러지고 또 빠져나오려다 미끄러지고를 반복....

 

일반적인 환경이라면 가재도 몇 번 들어가려고 발버둥치다 안되면 포기하는데 수조 사이드의 경우에는 유리면과 맞닿아있어 미끄러질 수 있다. 이러면 거꾸로 박힌 채로 움직이기 힘들어진다.

물론 내가 집에 있었고 지켜보던 중이라 돌을 치워 빠져나오게 했지만 만약 1~2일 집을 비우게 된다면 가재는 죽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땅을 파다가 돌에 짓눌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압사까지는 안되겠지만 못 움직이게 되어 죽을 수도 있을 듯 하다.

따라서 돌을 배치할 때는 튼튼하게 잘 배치를 하고 가급적 유리면에 맞닿는 돌들은 최대한 가재가 틈으로 파고들지 못하게 해주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