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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물질 생활

#8. 새우 탈피하다

입주 2일차의 100도, 아직은 잘 지내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에겐 확실히 집에 생물이 존재해야 한다.

텅 빈 집이었을 때와 비록 소통은 안되지만 그래도 삶을 영위하는 가재와 새우가 있는 풍경은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특별히 잘 꾸며놓지도, 이런 저런 고가의 장비를 구매하지도 않은 보잘 것 없는 물질이지만 그래도 나름 지켜보는 맛은 아쿠아리움 부럽지 않다.

 

100도는 아성체로 추정된다. 아성체는 - 치가재와 성체 사이의 중간 크기 -를 의미한다.

아주 어린 치가재가 아니여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나름 이것도 키우는 맛은 있다. 지금은 여과기까지만 올라오고 수조 밖으로 탈출을 감행하지는 않지만 조만간 그럴 가능성이 높아보여 서서히 뚜껑을 준비해 볼 생각이다.

 

밖으로 탈출하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무더운 여름철에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지 못해 말라죽을까봐 우려되는 것이다. 워낙 가재가 탈출의 귀재라고들 하니..

 

 

 

새우 탈피 시작, 실제로 보는 건 처음

 

최근 수조를 살펴보다 보면 투명한 새우들이 수조 속을 돌아다니곤 한다.

가만히 살펴보니 탈피 된 껍질들이다. 가재나 새우가 탈피를 한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실제 탈피한 껍질을 눈 앞에서 보기는 또 처음이라 좀 신기했다. 탈피하는 순간을 못 본 건 아쉽지만...

 

 

탈피한 껍질을 먹고 있는 새우들

 

 

오늘도 안을 들여다 보는데 여과기 위에서 새우 두 마리가 무언가를 열심히 쪼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탈피 된 투명 껍질이었다. 먹게 냅둘까도 했지만 가재에게 먹이고 싶어 바닥으로 떨어지게 했다.

새우들은 어차피 먹이를 자주 급여하니 굳이 저걸 못 먹었다 해서 설마 굶어 죽을까...

 

그리고 요즘 새우들 등에 검은 점들이 보이는데 이게 뭘까.

보이는 개체들이 있고 아닌 애들이 있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