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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물질 생활

#7. 새로운 가재를 데려오다.

그 동안 키우던 503호가 8월 1일 용궁으로 떠났다.

 

 

키운 지 약 1개월.

탈피를 하려고 하는지 주위 흙을 모두 파내 은신처를 견고히 하던 503호.

8월 1일 아침까지만 해도 활기차게 돌아다니던 503호가 1일 밤 퇴근하고 오니 보이지 않았다.

 

'탈피 때문에 그러나?'

 

싶어 굳이 찾지는 않았다.

2일 오전에도 안 보이는 503호. 퇴근 후에도 마찬가지였고 결국 난 3일 밤 퇴근 후 수조 속 돌을 들추기 시작했다.

아무리 탈피를 한다고 해도 2일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 사실 말이 안됐다. 또한 수조가 그리 넓은 것도 아니다.

503호는 돌 밑에 빨갛게 변색된 채로 죽어 있었다. 여름철이라 그런지 물 속에 있었음에도 똥냄새 비슷한 냄새가 났다.

탈피를 하다 죽은 것인지, 수온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8월 5일 볼케이노 가재 '100도'를 들여왔다.

 

 

새로운 볼케이노 가재 다시 구매하다

 

기분은 착잡했지만 가재를 다시 살 수 밖에는 없었다. 치가재로 주문했고 사착보상 + 배송료 포함 8,000원이 들었다.

5일 퇴근해서 오니 문 앞에 스티로폼 박스가 도착해 있었다.

개봉해보니 큰 물봉지에 가재 1마리가 들어있었는데 상당히 크다. 치가재 맞나 싶을 정도로...

종종 같은 날 같은 시각 태어나도 유독 큰 사이즈의 가재가 있다는 말은 들어봤는데...

 

 

물맞댐중, 치가재를 주문했는데 상당히 큰 사이즈의 가재가 왔다.

 

 

물맞댐을 10분 정도 해주었다. 주의할 것은 절대로 배송 온 봉지의 물을 수조에 섞으면 안된다고 한다.

이미 배송 과정에서 물은 오염이 될 가능성이 높아 수조에 넣지 말라고 경고한다.

덩치가 커서 그런가...활발하다.

 

15분쯤 후에 수조에 넣어주니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구조를 파악하는 듯 하다.

은신처 주위 돌 틈으로 계속 파고들어가려고 노력하지만 돌 무게 때문에 포기한 듯 하다.

새우들도 함께 있어 먹이를 넣어주니 이내 달려나와 한 알을 물고 은신처로 뒷걸음질을 친다. 많이 배가 고팠나 보다.

하긴 덩치가 있으니까.

 

 

 

적응중인지 같은 곳을 수 차례 들락거리는 100도.

 

 

| 이번에는 잘 키워야겠다

 

한낱 말 못하는 생물이라지만 그래도 1개월을 함께 한 탓인지 503호의 죽음은 조금 씁쓸했다.

그래도 새 애완가재 100도가 왔으니 조금은 덜 착잡하다. 활발하니 기분은 좋지만 503호가 그랬듯 또 저러다 갑자기 죽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도 드는 게 사실이다.

당분간은 조금 신경을 써줘야 할 것 같다. 

잘 지내보자. 100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