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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영화 '나랏말싸미' 흥행하려나? 논란 속의 영화

영화 '나랏말싸미'가 7월 24일 개봉했다.

 

 

영화 '나랏말싸미'는 한글 창제에 대한 숨은 이야기 혹은 또 다른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개봉 전부터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이 들어갈 정도로 논란도 많았고 출연 배우 소헌왕후 역의 전미선씨가 사망하는 등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우여곡절이 많은 까닭에 영화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또 다른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 영화 나랏말싸미 역사왜곡 논란, 네티즌들 악평이어져

 

나랏말싸미는 역사 왜곡 논란에 섰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창제했는데 이를 마치 신미대사라는 스님이 제작 과정 전반에 깊이 개입되었고 사실상 주도적으로 한글을 창제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사실 한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창제자, 반포일시, 그리고 창제원리가 남겨진 문자라고 한다. 그만큼 뛰어나다는 의미인데 문제는 창제 과정의 구체적인 설명이나 과정 등을 기록한 문서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글 = 세종대왕"을 떠올리긴 하지만 그와 더불어 집현전 학자들, 문종 등 여러 인물들이 실질적인 창제 과정에 개입되었다는 학설도 제기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역사왜곡을 주장하며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글. 출처: D포털 평점 게시판

 

 

또한 실질적 창제자, 제작 과정 등의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는 더 있다. 조선 시대에는 <조선왕조실록>이라는 기록 문서가 존재했다.

당대 임금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물론 아주 사소한 언행까지도 모두 기록한 것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 된 아주 의미있는 기록서인데, 한글의 창제에 대한 내용은 조금도 기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당시 한글을 언문이라 폄하하고 수준 낮은 천민들이나 사용하는 문자로 생각하던 사대부들이 판을 치던 시대이니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더불어 조선왕조실록은 그 날 그 날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이 승하한 후에 별도의 임시 기관을 설치해 제작하였으니 아무리 질 낮은 문자로 폄하되긴 했어도 실록에 기록되지 않은 점은 의문이긴 하다.

아무튼 네티즌들은 실질적 창제자인 세종 대왕을 두고 신미대사라는 스님을 부각시킨 이 영화가 못마땅하고 볼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그 여파로 역사 분야의 스타강사인 한 사람, 이다지씨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나랏말싸미의 홍보영상, 비밀영상이라 불리는 이다지 비밀영상 출처: 유튜브

 

 

해당 영상을 보면 이다지씨가 출연해 한 창제설에 대한 의문과 주장의 이유 등을 설명하는데 그 중 신미대사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대부분 추측이나 학설이 있다 정도의 발언이긴 하지만 네티즌들은 "역사 분야의 스타급 강사가 이런 영상을 찍어 내보낸다면 그만큼 설득력이 있어 보일 수 있다."라며 비난을 하고 있다.

 

물론 비난의 이유도 일리는 있어 보이지만 어쨋든 한글의 창제 과정 중 누가 도왔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으므로 지나친 비난이나 감정 표현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영화 나랏말싸미 중 출처: 나랏말싸미 포토

 

 

한글은 현재 지구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40여개의 언어와 문자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고유 언어 문자이다.

비록 나라는 강대국이 아니지만 그 우수성만큼은 세계인들이 인정하고 있어 한국인으로서, 또 세종대왕을 선조로 둔 후손으로서 뿌듯함을 느낀다.

나 역시도 한글은 세종대왕이 창제했다고 배웠고 또 그리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것은 오랜 세월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인식이 고착되어 진 것이라 생각한다.

 

세종대왕이 주도했든, 그의 아들 문종이 세자 시절 제작했든, 집현전 학자들이 제작에 참여했든....그것은 지금에 와서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이미 몇 백년 전에 만들어진 일이고 그것을 후대에서 왈가왈부한다고 역사가 바뀌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세종 시기에 창제되어 반포되었고 또 세종대왕께서 애민 사상을 거론하며 창제의 뜻을 품었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영화 <광해>가 폭군 광해에서 또 다른 시각과 학설을 이용해 새로운 이미지의 광해를 보게끔 만들었듯, 영화 <나랏말싸미>역시 또 다른 시각에서 영화를 보게 하는 것 뿐이다. 신미대사가 세종은 물론 그의 아들 문종, 그리고 세조 시기까지 3대에 걸쳐 임금의 총애를 받았다는 것만 보아도 신미대사라는 분이 세종과의 어떤 인연이 있었음을 추측해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