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로 이사온 지도 어언 2년 6개월.
아직도 제일시장은 낯선 공간이다. 반찬 사러 몇 번 가보고 지나는 가봤지만 말이다.
제일시장에는 의정부 전통으로 유명한 통닭 골목이라는 곳이 있다. 말이 통닭 골목이지, 고작해야 6개의 통닭집이 모여있는 정도이지만 TV에도 나오고 맛집 블로거 분들에게도 유명한 곳이다.
1970년대부터 자리잡아 시작했다고 하니 그 역사만 해도 대단하다. 그래서인지 가게들은 낡고 홀 내부도 예전의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그런 공간이다.
어려서 먹던 분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종종 찾아 옛 향수에 술 한잔 걸치는 곳이라고 한다.
작년 6월에 의성통닭이라는 집에서 치킨을 사먹어 보았는데 최근 통닭이 먹고 싶어 고민하던 중 < 거북통닭 >이라는 집을 찾아가게 됐다. 이게 뭐라고 거의 하루 종일 고민했던 것 같다. ^^;;
마늘통닭 1마리 17,000원. 똥집과 마늘 튀김은 서비스로 듬뿍~
일단 의정부 통닭골목이 유명한 이유는 특별한 맛의 비밀이 있어서가 아니다. 바로 양과 서비스로 주는 똥집과 마늘에 있다. 물론 통닭의 맛 역시 좋다. 다양한 맛의 프랜차이즈에 비교하면 곤란하겠지만 통닭 골목의 치킨은 치킨 특유의 느끼함이 적고 담백한 맛이 있다.
마늘 통닭이라고 해서 갈릭치킨을 생각하면 안된다. 그냥 마늘을 곁들여 주는 것일 뿐이다.
주문을 받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닭을 튀켜주시는데 기다리기 싫은 사람들은 미리 방문 예약을 하면 바로 받아갈 수 있도록 해주신다. 배달이 안되는 게 흠이랄까.
※ 예약 전화 : 031. 842. 1545
양배추 샐러드는 추가 상품, 3000원
치킨 무와 양념 소스, 소금이 동봉된다.
원래 이런 지역 골목 치킨은 양배추 샐러드를 주기도 하지만 < 거북통닭 >에서는 주지 않는다.
별도로 주문하고 싶다면 3,000원을 추가로 내면 된다.
이모님들만 계신데 굉장히 친절하시다. 엄마같은 느낌?
전화를 미리하고 가보니 이모님이 열심히 닭을 튀기고 계셨다. 굳이 허락을 받지 않고 폰을 꺼내니 이런 광경이 익숙하신 듯 채를 내려놓으셨다. 요즘은 깨끗한 주방 시설에서 닭을 튀기지만 이런 정겨운 광경도 때로는 좋은 듯 하다.
오래되어 낡은 것일 뿐, 사실 더럽다고는 할 수 없겠다.
집으로 오는 길에 마트에 들어 상추 1봉을 구매했다.
TV에서 보던 상추튀김을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닭똥집과 마늘튀김을 싸먹을 용도로 구입했다.
제일시장에서 집까지는 대략 2분 정도 거리여서 치킨이 식을 염려는 없다.
| 부드럽고 부담없는 맛,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많은 양은 Good!
전기구이 외에는 1인 1통닭이 아직도 불가능한 나에게 의정부 통닭은 여전히 많다.
절반도 겨우 먹었다. 상추에 똥집과 마늘튀김을 싸먹으니 이 또한 별미였다. 서비스로 나오는 소스는 케첩같은 맛이 나 달지 않아 괜찮다. 초고주장을 얹어 먹으니 제법 쌈 같은 맛이 나서 좋다.
통닭은 소금과 소스에 번갈아 찍어서 먹는데 토막이 잘 되어 있어 먹기 편해서 좋다.
특히 염지가 강하지 않게 되어 있어 먹는 내내 부담이 없어 좋다. 17,000원이면 프랜차이즈 후라이드 가격인데 비교하자면 포장하러 가는 게 귀찮아서 그렇지, 사실 골목 통닭을 사먹을 듯 하다. ( 이제 운동삼아 가지 뭐.. )
먹다 남은 건 내일 마저 먹어야지.
지방간이 있어 한동안 기름진 음식을 안 먹었는데 하도 생각이 나서 먹었다.
그래도 술을 안 먹은 게 어디냐. ㅋㅋㅋㅋ
※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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