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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한국 사회에서 결혼을 못하는 원인, 연애 때는 대체 뭘하다가...

대한민국은 혼인율, 출산율 모두 낮은 국가 중 하나이다.

 

 

요즘 인터넷 공간을 보면 결혼, 그리고 축의금에 대한 이야기들이 참 많이도 보인다.

누가 와서 얼마를 내고 밥을 먹고 갔네, 얼마를 내야 하나, 나는 냈는데 걔는 와서 얼마를 냈네 부터 이래서 파혼했다, 저래서 파혼했다 등등.

진심으로 축하를 하고 받아야 하는 결혼이 이제는 돈놀이가 됐고 연애를 통해 사랑을 확인하고 해야 할 결혼이지만  뒤늦게 의견이 안 맞는다,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 등의 이유로 파혼을 한다고 한다. 대체 연애 때는 뭘 한건지 의아할 뿐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결혼을 못하는, 안하는 이유는 분명한 것 같다.

대부분 부동산 가격, 출산 문제 등을 1순위로 꼽지만 내 생각에는 그런 이유보다는 서로에 대한 애정, 그리고 인식의 문제가 더 심각한 것 같다. 결국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음을 부인하고 오롯이 원인은 외부 요인 탓으로 전가하는 세태말이다.

 

 

 

연애 때는 잘 보여야 하니까 본심 감추지만 결혼은 현실이니까?

 

많은 분들이 연애 때는 서로에게 잘 보여야 하니까 본심을 숨기다가 마치 결혼 전에야 뻥하고 터뜨리는 듯 하다.

글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또 그러려고 하는 건 좋은 점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MZ 분들이 그렇게나 강조하는 감정 낭비가 될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결혼까지 하려고 할만큼 믿음과 사랑했던 사람일텐데...결국은 사소한(?), 이미 이야기가 끝났어야 할 이유로 이별들을 하니 말이다.

 

오늘 아침에 본 파혼 기사만 3건에 달한다.

첫번째 사례는 여성분이 7,000만원의 연봉 그리고 남성분이 3,500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파혼 선언을 해야겠다는 기사였고 두번째는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누나가 학교까지 자퇴해가며 헌신적으로 동생을 키워내 미국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친 어느 연구원 남성분이 예비 처가로부터 "언제까지 누나를 모실거냐?"라는 문제로 다투다 파혼한다는 기사였다. 마지막은 당장 결혼 생각이 없는 어느 여성분에게 "나도 당장은 없다."라며 말해 연애를 하다 프로포즈를 받고 자신이 다 준비할테니 걱정말라던 남자친구가 "내가 그 퐁퐁남인가 보다."라는 말로 여자친구의 과거를 의심해 결국 이별했다는 기사였다.

 

 

 

결혼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헤어지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고 한다. 대체 연애 때는 뭘 했길래....

 

 

연애는 남에게 " 저도 연애하고 있어요~ "라며 자신이 정상적이라는 걸 보여주거나 단순히 주말에 웃고 떠들고 유원지가서 데이트하고 모텔에 가서 사랑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다.

이성을 만나면서 이 사람이 나와 잘 맞는지, 혹은 잘 맞추며 살아갈 수 있는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라왔는지, 결혼에 대한 생각이나 주관은 어떠한지 알아보는 기간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 연애 기간에 헤어지는 이유는 사랑이 식어서도 있지만 가치관이나 삶에 대한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래를 함께 할 수 없으니 헤어지는 것이다. 미래를 함께 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기 위해서 말이다.

 

물론 그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결혼 과정을 진행한다고 해서 빼박이라는 건 아니다.

다만 프로포즈를 한다는 건 그 사람이 나의 미래에 함께 해도, 같이 해도 될 사람이라는 판단이 섰다는 뜻이고 프로포즈를 받아들인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모든 진행 과정에서는 큰 이견이 없는 게 정상이어야 할 것이다.

뭘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주로 하고 집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자라왔고 직업은 무엇이고 연봉은 대략 어느 정도이니 함께 험난한 세상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자라고 의기 투합이 됐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준비과정에서 대부분의 연인들이 이별을 하는 걸 보면 대체 연애 기간 내내 무엇을 이야기했는지 의아할 뿐이다.

아니면 연애 때는 양보가 가능했는데 막상 평생 같이 살려고 하니 더는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오늘 본 이별 이야기들 중 가장 안타까운 건 바로 세번째 사연이었다.

첫번째야 연봉도 적은데다 결혼 준비 비용도 제대로 부담하지 못하면서 Only 시댁만 외치는 남자에게 정 떨어진 사연이니 그럴 수 있고 두번째는 평생 자신을 위해 꿈과 희망을 버리고 키워 준 누나를 지키고 싶어하는 동생의 마음이니 이해할 수 있다. 세번째 사연은 정말 좀 아쉬우면서 안타깝다.

 

본인이 결혼하자고 하고 준비도 다 한다면서 막상 " 나는 집도 해가고 비용도 더 부담하는데다 네가 유학 시절 뭘했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라고 말해 스스로 이별행 롤러코스터를 탑승한 것이니 말이다.

어차피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결혼, 생색만 덜 냈어도 평생 아내에게 고마운 내 남편이라는 인식을 뿌리깊게 심어줄 수 있었는데 말이다.

 

 

 

온갖 현명한 척, 깨어있는 척은 다 하지만 막상 기존 관행을 이어가는 인식...안타깝다.

 

 

| 결혼식도 큰 돈이 필요하고 살아가면서 돈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돈이라는 건 우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을 진행하면서 부모님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지원을 받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형편과 능력에 맞게 하는 게 아니라 " 나도 이만큼은 보여주고 싶으니까. ", " 남들에 비해서 초라한 결혼식과 시작은 싫으니까 "라는 게 통상적인 이유이다.

 

착한 척을 하려는 건 아니다. 나도 어느 정도는 물질만능주의적 사고를 지니고 있다.

다만 결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역경과 고난이 닥쳤을 때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갚아야 할 빚을 마주하면 극복할 생각보다 포기하거나 누군가의 도움으로 극복하길 바란다. 그러니 이혼도 쉬운 것이다.

 

빚에 대해 " 둘이 힘을 합쳐 잘 극복해야지. "라고 응원을 하기 보다 " 헤어져. 얼른. 미쳤어? "라고 말하는 게 우정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빚을 이해해주는 건 사랑의 힘인데 상대방의 빚을 이해해야 한다는 건 희생, 미친 짓으로 생각하는 사회.

진심어린 축하보다는 축의금의 규모로 마음을 생각하려는 사회,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것에 대해 오만 생색을 다 내며 고마워 하길 바라고 또 평생 그것을 이용하려는 심리가 가득한 사회. 그것이 지금의 대한민국 결혼 문화이다.

 

어느 상대를 만나더라도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돈을 들어가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평생 함께 하기 위해 비용을 조금 더 부담하는 것...그건 전혀 아까운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의 미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이별하고 이전만큼 사랑하지도 않는데 나이와 주위 환경에 쫓겨 결국 결혼해서 사는 것보단 차라리 조금 더 부담하더라도 진짜 사랑했던 사람과 결혼하는 게 더 이득일 것이다.

지금의 돈이 좀 아까워서 평생 행복을 차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