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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물질 생활

#14. 이젠 뭔가 깨달은 가재 '블루이'

건새우를 주려고 하면 득달같이 달려오는 블루이, 녀석이 이젠 뭔가를 알게 된 것 같다.

 

 

한동안 물을 환수해주지 않았는데도 블루이는 잘 버텨주었다.

녹조가 낀 듯 탁해진 환경에서도 녀석은 먹이도 잘 먹고 잘 살아줬지만 움직임이 조금 이상해졌다.

그제야 내가 좀 안일했음을 알고 물을 갈아주었다. 물론 전체 환수는 해주지 못하고 60% 이상의 물을 빼내 수돗물로 교체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는 30%를 더 교체해주었다.

 

물이 많이 깨끗해지니 새우들고, 블루이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저녁 노을 때 거실 안쪽까지 비춰지는 태양빛을 방치했더니 녹조가 많이 생겨 이제는 블라인드를 쳐서 차단해주었다.

수조를 청소해주진 못해도 돌, 여과기, 수질 등은 종종 세척도 하고 환수해주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을 듯 하다.

 

 

 

건새우 주려고 하면 나타나는 블루이, 제법 똑똑해진 가재

 

물론 블루이(가재 이름)가 내 말을 이해하거나 교감을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종종 가재들이 양 집게발을 벌려 매달리면 일종의 재롱, 먹이달라는 시그널이라고 하는데 블루이에겐 그런 건 없다.

어차피 식사 급여는 매일 아침 7시에 이뤄지니까. 먹이는 하루 2알만 준다.

 

같은 먹이만 급여하면 거식증이 올 수도 있어 일주일에 한번 정도, 또는 2번 정도 건새우를 급여한다.

블루이가 사족을 못 쓰는 먹이 중 하나이다.

 

 

 

수질 관리에 요즘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새우가 10마리 정도 함께 살고 있는데 가끔 새우들이 죽어 바닥에 떨어지면 블루이가 잽싸게 먹어치운다.

요즘들어 새우들을 사냥하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니지만 정작 사냥에 성공한 적은 한번도 없다.

그래서 건새우를 종종 넣어주곤 한다. 

 

새우를 주기 위해 수조 커버를 살짝 밀면 블루이가 달려와 양 집게발을 벌려 나를 환영한다.

그리고 빨대를 내려주면 블루이는 그 빨대를 꽉 붙잡고 상승 준비를 마친다.

수조 위로 올려 건새우를 블루이가 붙잡으면 다시 빨대를 내리고 그럼 블루이가 알아서 하강한다.

 

예전엔 주면 한참 먹더니 이젠 금새 먹어치운다. 지속적으로 탈피도 잘하고 움직임도 좋고.

몇 번 탈출을 했었지만 매번 내게 걸려 수조로 다시 회귀했고 이제는 탈출을 못하도록 수조 위에 선반을 올려두었다.

선반이 들춰질 정도로 가볍지는 않다보니 몇 번 시도하다가 이젠 포기한 듯 하다.

진작 올려둘 껄. 그 동안 용궁으로 간 가재들이 몇 마리냐....-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