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대부분 경조사에도 체면을 생각하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결혼 문화에서의 허영과 체면은 절대적이다. " 일생에 한번 뿐인 결혼식 "이라며 무조건 초호화 결혼식을 원하지만 이혼이 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기조를 보면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혼인신고도 1~2년 늦게 하면서 결혼은 일생에 한번 뿐이라니 말이다.
결국은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허영심이 만든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결혼비용이 증가할수록 축의금에 대해서도 민감할 수 밖에는 없다.
축의금은 사실상 '축하의 의미'보다는 ' 관계, 그 동안 낸 축의금에 대한 회수 ' 목적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그러다보니 축하를 하러 가야 할 자리임에도 " 안내고 안주고 안 받겠다. "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 참석 안하고 밥 안 먹을테니 그냥 계좌로 소액 입금하고 퉁치겠다. "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참 갈수록 인식들이 가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취준생, 친구 결혼식에 참석해 3만원 축의금.. " 돈 돌려줄테니 앞으로 연락하지 마라 " 통보
물론 우정을 생각해 생각보다 적은 돈에 실망스러울 순 있다. 아무래도 결혼이나 장례같은 일들은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분을 100% 배제하고 생각하기가 어려운 부분은 있다.
최준생 A는 얼마 전 친구 결혼식에 참석해 3만원을 냈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 후 이를 확인한 친구 B가 연락을 해 " 3만원은 좀 너무한 거 아니냐? 네가 먹은 식사값도 그거보단 더 나왔다. "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에 A는 " 내가 지금 돈을 버는 게 아니라서 그랬다. "라고 대답했지만 B는 " 계좌 불러라. 돈 돌려줄테니 앞으로 연락하지 마라. "라고 통보하고 전화를 끊었다는 것.
이에 A는 자신이 너무한 것이냐며 커뮤니티 사이트에 해당 사연을 공개했다.
사실 이런 일 하나 하나 인터넷에 올려 불특정 다수에게 일일히 시시비비를 가리는 문화도 좀 웃기긴 하다.
이미 친구 B와의 우정은 끝이 난 것으로 보인다. 설령 네티즌들이 " 넌 잘못없어. 네 친구가 너무했네. "라고 평가를 한들 친구 B가 글을 보고 " 미안하다. 친구야. "하진 않을테니 말이다. 결국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자기 합리화가 필요해 이런 글들을 올리는 게 아닌가 싶다.
경조사에 참석해주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삶이라는 증표, 부모에게 의존하는 생각부터 버려야
나는 결혼식을 조촐하게 할 생각이다. 물론 훗날 결혼을 할 연인에게도 물어보고 결정해야 할 문제이지만 말이다.
사실 내가 결혼식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의미없이 참석하는 결혼식보다는 정말 나를 생각해주는 진짜 지인들만이라도 와서 진심으로 축복해주는 결혼식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설령 그게 한 두명이라도.
결혼식은 연예인이 아닌 이상 대개 당사자의 지인들보다는 부모님들의 지인 분들이 많이 참석한다.
많은 하객들이 참석한 결혼식은 물론 바라보기에는 좋다. 하지만 그 이면에 정말 오고 싶어 온 하객은 얼마나 될 것이며 당사자들 역시 본인들 스스로가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라고 느끼기 보다는 " 손해는 안 보겠다. "라는 계산부터 할 것이다.
그런 결혼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결혼은 어떻게 하는가보다는 어떻게 사는가가 더 중요한 일이다.
결혼식부터 가식과 허영으로 물들었으니 결혼 이후의 삶 역시 양보, 희생, 인내보다는 조금 살아보다 짜증나면 " 그냥 이혼하자. "가 만연해지는 것이다. 굳이 그렇게 생각하고 살 것이라면 결혼식을 호화스럽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긴 어차피 결혼 비용도 대부분 부모가 낼테니...쯧쯧.
그래서 나는 결혼도 내 힘으로 직접 의미있게 치르고 싶다는 생각을 20대부터 해왔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펜션을 빌리고 각자 진정한 친구 3명씩을 불러 1박 2일로 즐겁게 놀면서 상대방의 친구들이 해주는 덕담과 과거의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싶은 것이다. 친구들끼리 즐거웠던 이야기들을 말이다.
결혼은 단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집을 사는 것이 아니다.
부모로부터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의미한다. 따라서 집안에서 반대하든 찬성하든 결혼의 준비부터 집, 차, 가전 제품 등을 준비하는 모든 과정을 당사자들끼리 스스로 결정,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결혼식을 치르고 싶을 것이다. 본인들의 허영심으로 분수에 넘치는 장소와 예식을 준비해놓고 그 가격이 비싸니 축의금도 최소 얼마 이상은 해야 한다는 규칙을 정해놓는 건 사실 장사나 다름이 없다.
하객은 지인의 결혼을 축하해주고 혼주는 하객들을 위해 식사를 대접하는 것이 당연한 예의이다.
그것을 돈으로 가치를 매기려고 한다면 사실 안보고 말지, 자신들의 결혼식이 그 금액을 내고 볼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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