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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다음포털, 악플 방지 차원에서 댓글기능 삭제, 실검 순위도 폐지

포털사이트 다음이 댓글기능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 이미지 : SBS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 같다.

연예인 뿐 아니라 스포츠 스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악플의 수위가 도를 넘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물론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처벌되는 사례도 종종 있지만 아직까지 대다수의 사람들은 신고보다는 참고 넘길 뿐이다.

물론 절차도 복잡하고 까다로운 면도 있지만 "차라리 안 보고 안 읽고 말지."라는 생각이 더 크기 때문이다.

 

 

| 비난과 악플 구분 못하는 대한민국

 

악플은 물론 문제이다. 하지만 댓글이 모두 악플은 아니다. 댓글에는 선플도 있기 때문이다.

악플 방지하자고 댓글 기능, 실시간 검색어까지 없앤다는 것은 범죄 예방하자고 1980년도에 폐지 된 통금을 다시 부활하자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악플을 다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관심을 끌기 위함이고 둘째는 자신의 생각과 다름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그냥 반박을 하자니 소위 말빨도 안 서고 남들이 보지도 않을테니 욕설, 인신 공격을 곁들인다. 표현이 과격할수록 쾌감은 보너스일 것이다. 그러다 고소를 당해 경찰에 출두하게 되면 그제야 장난이고 미안하다 사과를 한다.

 

 

故 최진리는 한때 악플이 원인이었다고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 이미지 : 연합뉴스

 

 

내가 포털업체 대표였다면 나는 기능을 폐지하기 보다는 개선할 듯 하다. 하긴 개선한다면 그런 사례도 없었고 또 법적인 문제도 검토해야 하니 개선보다는 차라리 없애는 것이 더 있어 보이고 간편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진정 사회를 위해 시행할 것이라면 차라리 개선하는 것이 더 좋다.

 

한국은 악플과 비난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냥 반박적인 취지의 욕설 글을 올리면 그것이 비난,비판인 줄 착각한다. 욕설과 비난은 분명 다르다. 조금만 생각이 다르거나 지지하는 방향이 다르면 일단 욕설과 인신 공격을 하고 본다.

상대는 무능하고 멍청하고 자신은 똑똑하다는 기준은 없다. 그냥 자신이 만든 잣대로 평가하고 판단할 뿐이다.

 

 

| 필터링 통해 초성 및 특이한 글 입력 시 댓글 입력 제한, 욕설 시 실명 공개 및 삭제 못하도록 해야

 

예를 들어 초성이나 특이한 글자 입력 할 경우 댓글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제한하거나 욕설 입력 또는 신고 3회 이상인 이용자의 경우 실명으로 전환되어 공개되도록 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실효성은 둘째 문제이고 일단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보자는 것이다.

 

악플을 방지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지만 과도한 수위의 글을 달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말이다.

악플러들은 악플을 달지 못하면 굳이 댓글을 달지 않을 것이다. 악플을 달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굳이 애써 다른 방법을 통해 악플을 달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을 것이니 말이다.

 

누군가는 그 필터링을 언제 만들고 실시간으로 언제까지 적용하는가에 대한 실효성을 문제 삼을 수도 있지만 해커 막기 어렵다고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방어벽을 세우면 그것을 뚫는 해킹 기술은 또 나오게 되어있고 그것을 막으면 또 뚫는 기술이 나온다. 그러면서 기술은 개발되는 것이다.

 

아청법 만들고 성착취 동영상 처벌 강화했지만 아직도 결제해서 보는 사람이 수두룩하단다. 겉으로는 멀쩡하고 착한 척 해도 그러는 이유는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라는 이유로 자꾸 감추려고만 하니 제도를 만들고 방지책을 만들어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댓길 기능 폐지가 원천적으로 악플을 차단하는 최선책은 분명 아니다. 그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지금은 당장 무언가를 헤야 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