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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삶

차를 구매 할 예정이다. 나의 Dream Car는...

원래 사고 싶었던 차는 푸조 3008이나 GV70이었다.

 

 

남자로 태어나면 어릴 땐 자전거, 고교생 때는 바이크, 성인이 되면 자동차가 장난감이지 않을까 싶다.

나도 10대 초중반에는 자전거에, 고교생 때는 오토바이에, 그리고 성인이 된 후에는 자동차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실제로 내돈 내산으로 차를 산 적은 만약 이번에 구매를 하게 된다면 두 번째이고 지금까지는 모두 회사에서 차량이 제공됐었다. 그렇다고 기사님이 같이 제공되진 않았다. ^^;; 차만....차만 사줬어요.

 

비싼 차도 있었고 그냥 무난한 차도 있었지만 어쨋든 회사에서 "출퇴근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사용해도 된다."라고 해서 굳이 내 돈으로 차를 살 이유는 없었다. 아무튼 그래서 지금까지는 내 차는 비록 거의 없었지만 운전을 국내외에서 꾸준히 해왔다. 수동 운전은 물론이고 좌우 핸들이어도 문제가 없다. 

 

최근에 집을 구입하고나니 슬슬 주변에서 "이제 차만 사면 되네?", "인간적으로 네 나이면 차는 있어야지."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굳이 차가 필요하다고 느끼질 못했었다.

여자 친구가 없으니 놀러 갈 이유도 거의 없고 친구나 가족도 거의 없는 이 곳에서 차를 꼭 보유해야 할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 일만 해 온 내게 주는 선물

 

하지만 최근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따지고 보니 성인이 된 후로 계속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다. 내가 사용한 돈은 아니지만 떠안은 빚을 갚느라 다른데 여유를 둘 시간도 없었다. 돈이 생길 때마다 빚을 변제했으니 자연히 차를 살 여유는 없었다. 빚을 올해야 다 갚을 수 있었고 작지만 안정적인 집도 만들었다.

 

그러고 나니 최근들어 무언가 허무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나만 너무 인생을 재미없게 사는 듯 했고 나만 너무 여유가 없는 듯 했다. 남들처럼 주말에 근교로 놀러가지도 않았고 그냥 PS4를 하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보는 게 전부였다. 정 심심하면 영화를 보고..

 

얼마 전 미국인 형이 내게 그런 말을 했다.

"넌 너무 인생을 낭비하는 거 같아. 열심히 사는 건 좋지만 네 스스로에게도 조금 행복하게 해줬으면 해."라고 말이다.

그 형은 경제적인 여력이 된다면 조금 무리를 해도 괜찮으니 차를 사서 여행도 좀 다니라고 조언했다.

그러고 보니 여행을 다녀본 적이 굉장히 오래됐다. 여행은 아니더라도 바람이라도 쐬러 다녀 온지가 꽤 된 듯 하다.

 

그래서 조금 대출을 받더라도 차를 사기로 결심했다.

마음같아서는 푸조 3008이나 508, 아니면 이번에 나온다는 GV70이 갖고는 싶지만 차 가격을 보고는 ㅎㄷㄷ했다.

GV70을 온라인으로 견적내봤는데 특별히 옵션을 넣지 않고도 5,000만원이 훌쩍 넘어갔다.

그렇다는 건 설령 돈이 있어 구매한다고 해도 차값+취등록+보험료+기타 비용을 합치면 6,000만원은 들어간다는 이야기이다. 아무리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도 그렇게는 못하겠다. ㅋㅋㅋ 

 

 

 

나의 현실은 아반떼...하긴 이게 어디냐만은 ㅋㅋㅋㅋ

 

 

현실은 아반떼CN7도 겨우였다. 솔직히 ㅋㅋ 

K5나 쏘나타도 내겐 사치다. K5나 쏘나타 탈 생각이면 그냥 아반떼로 만족하는 게 더 낫다고 본다.

큰 차이도 못 느끼겠고 300~400만원이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니 말이다.

가성비로 봐도 아반떼는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자동차라는 게 잘 굴러가고 연비 좋고 고장 안나면 그만아닌가.

 

물론 나도 뚜껑 열고 달리고 싶었고 남들이 자꾸 바라보는 차 몰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썬루프는 반드시 장착할 계획이다. 창문 열고 썬루프 열면 뭐 대리만족은 될테니까.

차는 사는 것도 문제지만 유지가 더 큰 문제이다. 물론 GV70도 사려고 하면 못 살 이유는 없다. 까짓거 대출 받고 시원하게 지르면 된다. 문제는 유지지...ㅋㅋㅋㅋㅋ

 

어차피 지금 차 사봐야 어머니 납골묘에 다녀오고 자동차 극장가서 영화보고 기껏해야 1박2일로 근교나 다녀오는 정도 일테니 아반떼만 돼도 충분하다고 본다. 이런 계획을 친구들에게 말하니 친구들은 "야. 어차피 대출받아서 살거면 조금 더 받아서 외제로 가. 그래야 여친 생겨"라고 조언들을 한다. 외제차 타서 다가오는 여친이라면 솔직히 만나고 싶지 않다. 내가 좋으면 뭐 아반떼도 람보르기니로 보이겠지...

 

집 구하느라 돈을 다 써서 여유는 없지만 대출 조금만 받아서 내게 선물이나 해야겠다.

대출을 받는다는 게 영 내키진 않지만 그 동안의 노고를 생각해서 이 정도는 내게 해줘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