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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삶

산책로 걷기 ① 양주 방면

종종 산책을 하곤 하는데, 코스는 서울 방면과 양주 방면 두 가지를 번갈아 다닌다.

 

 

30대 중반까지는 해외에서 거주하다 보니 퇴근 후 아파트 내 헬스장에서 운동을 주로 했지만 한국에 와서는 헬스클럽에 가기가 매우 어렵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밤 9시정도가 되기 때문에 간단히 식사를 하고 잠시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다 보면 헬스클럽에 갈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산책을 하곤 한다.

 

내 산책 코스는 우리 집에서 산책로까지 2분 정도를 걸어가면 중랑천이 나오는데 거기서 서울 방면과 양주 방면을 결정한다. 서울 방면은 산책로 좌우로 주택가, 아파트 단지들이 즐비해 밝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은 반명, 양주 방면은 사람도 드물고 한적하다.

생각이 많은 날에는 양주 쪽으로, 그렇지 않은 날에는 서울 쪽으로 걷곤 한다. 오늘은 양주 방면으로 걸었다.

 

 

1980~90년대 감성을 간직한 의정부.

 

 

아직 의정부는 수도권 지역 중 유일하게 부동산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하고 양주 쪽으로 조금 걷다 보면 재개발이 필요해 보이는 지역들이 많이 보인다. 산책로를 걷다가 다리 위로 올라와 건너가 보았다. 1980~90년대 모습을 간직한 동네가 보인다. 지금은 속속 고층 아파트, 브랜드 아파트들이 의정부에 지어지고 있는데 조만간 GTX와 고속도로가 연결되면 더 발전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깨끗하고 멋진 건물들이 들어서는 것도 반길 일이지만 한편으로 이런 옛 감성들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아래가 훤히 보이는 다리, 밤에는 조명을 밝힌다.

 

 

다시 다리를 건너와 산책로로 내려갔다. 양주 쪽은 사람이 드문 편이고 밤 8시만 돼도 인적이 뜸해져 한산해진다.

또한 산책로 주변으로 화장실도 없어 산책을 하기에 적합한 코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정부 시청에 문의도 해봤지만 "화장실 마련을 생각해보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드문 드문 산책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이 더 많은 곳이 바로 양주 방면 코스이다.

식수대와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도 그것이다.

 

 

양주 방면은 한적하고 인적이 드물어 좋기도 하지만 밤에는 진짜 을씨년스럽다.

 

 

사진상으로 밝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좀 어두운 코스, 여성분들은 불안할 수도 있다

 

내가 양주 쪽으로 걷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생각이 많을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는 게 상당히 거슬린다.

또한 코로나로 실내 외에는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는데 가끔 공기 좋은 날에는 마스크를 벗고 잠시나마 바람을 쐬고 싶어서이다. 야외라서 마스크를 벗기 보다는 정말 사람이 없다. ^^;;;

 

 

둑방길로 주로 걷곤 하는데 사진으로 밝아보이지만 굉장히 어둡다.

 

 

꽤 걷다 보면 둑방길이 나오는데 나는 주로 둑방길로 올라와 걷는다. 마스크를 벗기도 좋지만 가끔 멈춰 서서 들판을 바라보며 담배 한 모금을 태우기도 하기 때문이다. 몇 개월 전만 해도 펜스 옆으로는 나무들이 빼곡했는데 지금은 무슨 공원인가를 만든다고 공사 중이다. 펜스를 따라 걷다 보면 다리가 하나 나오는데 사진으로는 밝아 보이지만 낮에도 을씨년 스러울 정도로 어두운 곳이다.

 

가끔 밤에 걷다 보면 저 다리 밑에 10~20대 남성들이 2~3명 모여있거나 남성 혼자 서 있는 경우가 있다.

나는 남자기 때문에 별 다른 생각없이 지나다니지만 여성 분들은 꽤나 무서울 수도 있을 듯 하다. 실제로도 몇 번인가 여성 분들의 부탁ㄷ(?)으로 동행해드린 적이 있다.

 

오늘도 둑방길로 걸어가는데 아래 산책로에서 한 여성 분이 자꾸 나를 힐끔거리고는 발길을 재촉하는 게 보였다.

인적도 없고 으슥한 곳이 많다 보니 불안해하시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지만...사실 그런 시선이 느껴질 때마다 불쾌하기도 하다. 무슨 범죄자도 아니고...-_-;;;

 

걷다보면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이 보이는데 거기까지가 약 집에서 1시간쯤 되는 거리이다. 5km가 조금 안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나는 거기를 기점으로 돌아온다. 왕복 1시간 45분~1시간 50분 정도를 걷는 편이고 9.7km 정도이다.

걸음 수로는 약 1만 5천보가 조금 안된다.

 

 

반환점을 돌아 집으로 가는 길. 날 보고 도망가던 여성 분....너무 하십니다. ㅜㅜ

 

 

걷는 운동이 좋은 점은...

 

운동을 꾸준히 하기 힘든데 시간적으로 1~2시간을 마련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산책을 권하고 싶다.

혹자들은 경보로 걸어야 효과가 있다, 1시간은 걸어야 한다 등의 말들을 하지만 걸음 걸이는 본인의 컨디션, 상황에 맞게 걷는 게 중요하고 무엇보다 어떻게 걷든간에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코로나로 살이 좀 찌는 요즘 걷는 것은 내게 많은 활력을 제공한다. 물론 나도 걸으려고 하면 귀찮다는 생각을 하곤 하지만 막상 걷기 시작하면 또 상쾌한 기분마저 들어 좋다고 본다.

특히 복부 비만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산책은 굉장히 좋은 유산소 운동이라고 본다. 특별히 힘을 들이지 않아도 하루 1~2시간만 꾸준히 걷다보면 당장 살이 빠지지는 않지만 장 운동이 원활해져 속이 편해진다.

그리고 몸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고 더부룩함이나 피로가 줄어든다.

 

주 5일이상 하루 10km정도를 꾸준히 걸으면 3개월 정도 지나 엄청난 감량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6개월을 지속하면 폭식을 하지 않는 한 10kg 이상을 감량할 수 있고 복부 비만이 사라지고 다리 라인이 살아난다.

무엇보다 심장도 튼튼해지고 폐도 건강해지는 것 같아 정말 좋다고 본다.

다만 음악 듣기도 하루 이틀이고 혼자 걸으면 심심하다는 점이 있지만 말이다.

다음에는 서울 방면을 소개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