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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소식

U20월드컵 대한민국 4위, 잘 싸웠지만 생각해봐야 할 결과

대한민국 U20월드컵 대표팀이 이스라엘에게 1 - 3으로 패배, 최종 4위를 기록했다.

 

 

한국 축구를 세계에 알린 것은 1970 ~ 80년대의 일이지만 본격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족적을 남긴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2002 한일월드컵일 것이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록으로 남았던 4강 신화를 이루었던 바로 그 대회.

남미와 함께 축구 명문으로 알려진 유럽 무대 및 여러 리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 것도 한일 월드컵 이후의 일이었다.

 

홈 이점과 여러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기존 수비불안, 골 결정력 부족, 몸싸움의 한계라는 고질적 문제를 벗어났던 대회도 바로 한일 월드컵이었다. 대한민국이 4강에 머물렀던 패착의 이유로도 얇은 선수층이 꼽힐 정도로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사상 최고의 전력이었다.

 

U20월드컵 대표팀은 차세대 월드컵 성인 대표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역시 국민적 관심을 받을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지난 5월 20일부터 개막 된 이번 U20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4위를 기록하며 대장정의 마무리를 지었다.

4위라는 기록도 대단한 성과이며 먼 타국에서 나라를 대표해 열심히 뛰어 준 김은중 감독을 비롯 코칭 스태프, 대표팀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지만 한편으로는 대회 결과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대회이기도 했다. 

 

 

 

4강 이후 대한민국 득점 페널티킥이 전부

 

끝까지 잘 싸워 준 대한민국 U20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4강에서 맞붙었던 이탈리아에게 대한민국은 1 - 2로 패배, 이스라엘과 함께 3,4위전을 치루게 됐었다.

물론 전통적으로 이탈리아가 우리와 비교하면 한 수위의 전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사실상 1 - 3의 패배와 다름없었고 경기력 자체도 일방적으로 몰리는 형국이었다.

 

걷어내기 바빴고 득점은 페널티킥이 전부였으며 스피드, 개인기, 세트피스 등 모든 면에서 이탈리아에게 밀렸다.

상대 골 에어리어까지는 어찌어찌 들어갈 수 있었지만 볼을 연결 할 동료도,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해결사의 부재도 보였다. 열심히 뛰어 준 경기와는 별개로 몇 번의 기회를 보여준 것에 만족해야 했던 경기(?)였다.

 

이스라엘과 붙은 3,4위전도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공수에서 크게 밀린 대표팀은 페널티킥 득점 외에는 또 한번 무득점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이며 이스라엘에게 1 - 3으로 패배해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실력으로 졌으니 크게 분노할 경기는 아니겠지만 그 과정은 짐짓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물론 베스트 11로 4강까지 내달렸으니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도는 극강일 정도로 힘들었을 것이다. 그만큼 선수층이 얇다는 뜻이다. 2002년 이후로 한국 축구와 국가적 신뢰, 응원, 지원이 늘었음에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주전과 후보, 그리고 공격, 중앙, 수비 진영의 격차가 크다. 전후반 90분을 온전히 뛸 체력이 충분하지 못하고 경기를 바라보는 운용 능력, 공간 침투에 대한 선수간의 훈련이 부족하다. 이는 선수들의 노력 부족으로만 치부하기에 무리가 있다.

대표팀 감독과 코칭 스태프의 세심한 준비, 전술 훈련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축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우리의 경기력, 시스템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과제를 남긴 U20월드컵.

 

 

| 결과에 만족하는 대한민국 축구, 더 높은 곳을 바라보지 않는 한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4강이 당연했을까 싶을 것이다. 한때는 본선 진출에도 감격했고 16강에 오르는 것만도 크게 기뻐할 일이었다. 그것만도 대단한 성과이기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하는 미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에 만족하는, 매번 " 최선을 다해 준 선수들에게 "같은 멘트는 축구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U20월드컵은 차세대 성인 월드컵과도 직결되는 경기이다.

따지고 보면 성인 월드컵의 전초전과도 같은 대회가 바로 U20월드컵이다.

선수들의 기량은 어느 정도 타고나는 것이겠지만 2002년 월드컵 때를 회상해보면 준비와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본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도 2001년 1월부터 월드컵을 준비, 선수들을 훈련시켰다. 물론 당시 대한축구협회의 전폭적인 협조도 4강 신화를 이루는데 큰 기여를 했지만 고작 1년 4개월의 준비 기간만으로 우리는 세계 축구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지는 것이 당연했던(?) 경기들을 승리로 장식하며 말이다.

이미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그 경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것을 갈망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I'm still hungry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