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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은 이야기

첫 사랑. 이뤄지지도 않는데 잊혀지지도 않는 사랑

1996년 KBS 드라마 <첫사랑>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데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사랑을 할 준비가 된다고 한다. 물론 사랑이라 해서 꼭 육체적인 행위가 동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맞는 말 같기도 하다. 

다들 한번쯤 첫사랑에 대한 기억, 추억, 아픔 등이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첫사랑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제 각각 다르기 때문에 함부로 남의 첫사랑에 대해 재단, 기준을 제시 할 필요는 없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 된다는 말이다.

 

내가 첫사랑에 대한 이 포스팅을 <19금>카테고리로 분류한 이유는 어쨋든 이성적인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그런 것이지, 내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선정적으로 풀어내고 싶은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며 또 대부분 그러하다. 그리고 사귀었던, 사랑했던 이성들 중 몇몇은 기억에서 지우더라도 첫사랑은 절대 잊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살아보니 그런 것 같다.

혹 지금 자신의 나이, 상대방과의 나이를 떠나 첫사랑을 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힘내시라고 말하고 싶다. 어차피 힘내봐야 거의 다 안 이루어지지만 말이다.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많은 이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랑을 처음해봐서..."라고 말이다. 남자와 여자의 우정이 다르듯 사랑도 다르다. 사랑이라 해서 다 같은 사랑은 아니다.

다만 공통적으로 "이성을 좋아한다."는 것만 동일하다.

 

만약 누군가가 내게 "첫사랑이 뭐냐?"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뤄지지 않는 것도 짜증나 죽겠는데, 잊혀지지도 않는 그런 사랑"이라 정의해주고 싶다. ^^;;

 

 

첫사랑의 대상도 다양하다. 동급생, 이웃집 누나, 옆집 여자애 등등...

 

 

대상도 제각각이던 첫사랑

 

대개 첫사랑은 짝사랑으로 시작되고 그렇게 끝이 난다. 어쩌다 연령대가 비슷하고 서로 뜻이 맞아 이성 교제로 이어진다 해도 끝이 아름다워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꼭 사랑의 종착역이 결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처음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을 한다는 점을 본다면 성공이라고도 할 수 없다.

 

첫사랑의 대상은 다양하다. 선생님, 이웃집 누나, 옆집 그애, 슈퍼집 딸, 동네 어딘가 살 것 같은 그녀까지.

어쩌다 마주친 상대를 또 보기 위해 일부러 그 장소로 다닌다. 상대가 선생님이면 출석율이 좋아지고 이웃집 누나라면 이웃과의 사이가 좋아지고 옆 집이면 왕래가 잦아지고 슈펴집 딸이면 그 집 매출이 오를 것이다.

그리고 어디사는진 모르지만 왠지 같은 동네에 살 것 같은 그녀라면 그 동네의 모든 골목을 외울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가장 웃긴 것은 그렇게 찾아 헤매고 자주 찾아가고 하면서도 정작 말 한번 제대로 건네지 못한다는 것이다.

 

내 첫사랑은 아쉽게도(?) 담임 교사였다.

물론 당시 내가 어떤 이성적인 것을 잘 알고 그럴 나이가 아니여서 이성적인 교감이나 그런 상상을 한 적은 없었다. 단지 칭찬을 듣는 게 좋았고 선생님이 내가 발표를 원할 때 지목하지 않으면 슬펐다.

첫사랑은 누가 봐도 성인이었고 나는 누가 봐도 아이였기 때문에 그 누구도 내 첫사랑을 폄하하거나 비웃지는 않았다.

물론 자랑한 적도 없지만 일기장에 한번 쓴 적은 있다.

그러면 꼭 선생님들은 별표 5개 도장을 2번 정도 찍어주시고는 "선생님도 OO이가 참 좋아요."라고 적어준다.

 

 

 

내 첫사랑을 만난 곳은 교실이었다.

 

 

지금도 연락하는 내 첫사랑

그게 무슨 첫사랑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선생님을 고교생이 되어서도 좋아했었다. 어떤 이성에 대한 기준이 되는 사람으로 말이다. 물론 내가 선생님과 사적으로 함께 지내보거나 오랜 시간 대화를 한 건 아니였기에 실제 성격은 모르지만 말이다. 점점 성장하면서 내게도 내 나이에 맞는 이성을 만나게 되고 첫사랑에 대한 내 감정은 점점 추억과 기억으로 묻혀졌다.

 

지금도 스승의 날, 그리고 명절 같은 때에만 안부 메시지를 보낸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단 둘이 술을 마시면서 "저. 어릴 때 선생님 정말 좋아했었어요."라고 말해보고 싶기는 하다.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아 슬플 때도 있지만 생각보다 크게 아프지는 않아 그나마 좋은 듯 하다.

어쩌면 앞으로 사랑함에 있어 큰 아픔을 겪게 될테니 미리 백신처럼 예방접종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