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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소식

영원한 한국대표팀 감독 '거스 히딩크', 은퇴하다.

75세의 나이로 은퇴 선언을 한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

 

 

2002년 6월. 대한민국을 붉게 물들인 사나이.

그리고 세계 축구 변방에 속하는 나라를 세계 속 축구 강호로 인식시킨 사나이.

바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거스 히딩크는 2000년 12월 한국에 처음 입국해 이듬해 1월부터 선수들을 일일히 만나 컨디션, 기량, 그리고 실제 경기력을 체크하면서 월드컵 무대에 함께 오를 선수들을 물색했다.

많은 분들이 히딩크 감독이 최초의 외국인 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알고 있지만 최초의 외국인 감독은 아니다.

한국 대표팀의 첫 외국인 감독은 1994년 감독을 맡았던  러시아 출신의 비쇼베츠 감독이었다. 히딩크는 역대 2번째 외국인 감독이지만 유일하게 월드컵 16강은 물론 4강에 오르도록 만드는데 많은 기여를 한 감독이다.

 

 

2002년 그가 보여 준 4강 기적 신화의 감동은 지금도 한국인들의 가슴 속에 숨쉬고 있다.

 

 

오대영 감독에서 국민 영웅으로, 그리고 그가 보여준 한국 사랑

 

히딩크 감독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그는 한국인들에게는 "나쁜 x"이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던 그는 한국 대표팀을 5 : 0 으로 대파, 당시 차범근 감독이 월드컵 기간 중임에도 경질되어 귀국하는 초유의 사태를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물론 월드컵 본선만 진출해봤지 16강 한번, 아니 1승조차 못해봤던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분노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당시 대표팀 구성 자체가 역대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자찬할만큼 대단했었기 때문.

 

히딩크는 한국대표 선수들의 상태를 "개인기는 좀 있지만 체력과 기술이 좋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축구를 잘하는 국가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는 1년간 선수들을 지도했다. IMF를 막 빠져나온 한국으로는 금전적 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월드컵 개최국이라는 체면상 반드시 16강 진출이 필요했기에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대로 유럽의 강호들과 평가전을 가졌다.

 

결과는 5 : 0.

심지어 해볼만 하다는 국가와 경기를 치뤄도 패배하는 등 오히려 예전보다 못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히딩크 경질설 등이 나돌았다. 그럼에도 히딩크는 "월드컵이 시작되면 다들 깜짝 놀랄 것"이라며 자신을 믿으라고 했다.

 

 

은퇴 번복은 없을 것이라 단언한 거스 히딩크 감독, 다시 그의 전술을 볼 수 없어 아쉽다.

 

 

최초로 월드컵 16강, 8강, 4강 신화를 만들고도 연임하지 못한 히딩크.

그 이면엔 감투놀이에 빠진 축구협회, 실력은 없으면서 자존심만 있는 국내파 감독들이 있었다. 다 배웠기 때문에 히딩크가 필요없다던 국내파 감독들은 죄다 제대로 된 성과를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2002년보다 퇴보 시켜놨다.

 

히딩크 감독은 이제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번복은 없을 것이라 했다. 아마 월드컵 진출 실패, 그리고 각종 리그컵에서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한다. 물론 코로나 확진과 이제 70대 중반이라는 나이도 한몫했겠지만.

 

은퇴라는 말에 서운함과 아쉬움이 드는 건 나 뿐일까.

고마웠습니다. 히딩크. 늘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