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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

우영우 종영, 기분 좋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신드롬적인 인기 비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8월 18일 16회로 종영됐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18일 16회차로 막을 내렸다.

지난 6월 29일 첫 방영 시 0%대의 시청률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16회 방영에서 17%대의 시청률을 기록 드라마 부문 1위를 지켰다.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한 여성이 거대 로펌에 신입 변호사로 들어가 사건을 변호하며 조금씩 세상에 적응해 나가는 성장기를 그리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이렇다 할 톱스타급의 배우진이 출연한 것도 아니고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재, 그리고 법률 드라마이지만 흥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큰 신드롬적 인기를 얻었다.

그 이유를 나름 살펴보았다.

 

 

캐릭터를 잘 살린 배우들

 

흥행을 보증할만한 톱스타가 출연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우영우의 출연자들은 모두 캐릭터와 100% 일치하는 연기력을 선보였다고 본다. 정명석 변호사는 확고한 신념을 지닌 변호사로 종종 한바다에서만 14년을 일한 변호사라는 이력을 내세우지만 자신이 잘못 생각한 부분에 대해서는 늘 인정하고 사과하는 대인배적인 면모를 지닌 캐릭터이다.

다소 비현실적인 캐릭터는 이준호. 사실 이런 순애보적인 마음을 지닌 남자가 진짜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선한 캐릭터.

거짓과 꾸밈이 없는 캐릭터로 자칫 안티를 만들어 낼 수도 있지만 의외로 무난하게 녹아들었다고 본다.

 

 

드라마를 빛낸 조연들, 우영우의 인기를 견인한 연기자들이다.

 

 

권민우 변호사는 실제로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권모술수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성공하기 위해 처세술이 남다른 캐릭터이지만 이면에는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기도 한다.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라고 본다.

최수연 변호사도 마찬가지. 지성과 미모, 집안 배경을 다 지닌 그녀지만 순수하고 친구를 위해 헌신할 줄 아는 캐릭터를 잘 그려냈다. 개인적으로 우영우에게 진짜 친구는 바로 최수연이 아닐까 한다.

 

 

 

다 보여주지 않아도 이야기가 느껴지는 연출과 스토리

 

법무법인 태산과 한바다는 법조계의 라이벌 로펌으로 사실 크게 대립되는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는다.

태산의 태수미나 한바다의 한선영이 서로 대립은 하지만 둘이 만나는 접점은 등장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태수미는 한바다를 라이벌로 굳이 생각하지 않는 듯 함에도 느껴지는 기 싸움은 숨겨진 재미라고 생각한다.

 

 

크게 부각되진 않았지만 라이벌 구도를 확실히 그려 낸 두 배우, 백지원과 진경

 

 

자폐라는 소재와 법률 드라마 내용이지만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자폐라고 해서 주눅들거나 상처로 인해 아파하는 신파같은 요소가 없다. 우영우가 자폐임을 스스로 드러내는가 하면 주변 인물들도 우영우가 자폐라고 해서 크게 그를 감싸거나 배려하는 행동을 보이진 않는다. 그냥 그들에게 우영우는 독특한 사람일 뿐이다.

자폐이기 때문에, 장애가 있기 때문에 이해해달라는 메시지가 없다는 것이 특이했고 그 때문에 더 드라마를 재미있고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것에 이해를 하게 된 것 같다.

 

 

우영우에겐 동그라미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최수연이 더 좋은 친구인 듯

 

 

현실과 이상, 둘 중에 무엇이 더 맞는 것일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드라마의 캐릭터 중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가 바로 권민우와 최수연이다. 이 두 캐릭터는 자석의 N,S극처럼 상반되는 면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위해서 때론 비열한 생각도 서슴없이 하는 권민우와 동료나 남을 위해 자신이 조금은 손해를 봐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최수연.

 

학교에서 배우기로는 최수연의 마음을 배우지만 사회에서는 권민우의 마음가짐이 더 현실적이다.

특히 15회에서 권민우는 최수연에게 "우영우 변호사는 천재니까, 그렇게 행동해도 다들 이해합니다. 하지만 우린 달라요."라고 말을 하는데 정말 마음에 와닿는 대사였다.

자신의 처지와 환경을 100% 인정하고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늘 고민하는 캐릭터가 바로 권민우이다.

둘 중 어떤 가치관을 가져야 하는게 옳은지는 시청자들의 몫이다.

 

 

둘의 러브라인은 결국 시청자들의 몫이 됐다.

 

 

둘의 러브라인은 드라마에서 나오지 않는다. 어쩌면 티격태격하는 과정이 라인일 수도 있겠지만.

서로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이끌리고 과정에서 확실한 러브라인보다도 임팩트있는 감정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는 드라마를 본 것 같다.

 

 

| 청량감 있는 드라마, 이런 드라마가 점점 많아지길

 

우영우는 가볍다. 시청하는데 있어 지루하거나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가 없다.

그러면서도 확실한 메시지가 담겨져있다. 정명석 캐릭터를 보면서 "이런 상사가 돼야지."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권민우를 보면서 "솔직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최수연을 보면서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싶은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몇몇 안되는 등장인물들이 사회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대변하고 있다.

우영우는 그들 중에서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가장 자신의 주관대로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캐릭터이다.

 

그 동안 K드라마는 불륜, 음모가 만연했다. 없는 사람에게 재벌이 나타나고 사랑이 생기고 가족의 반대에도 결국 사랑을 이루고 갑자기 형제가 생기고 죽는 등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인 소재가 주를 이룬 게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우영우는 보여주기로 한 부분만 정확하게 보여주는 재미있는 드라마였다.

더도 덜도 말고 딱 보여주기로 한 부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