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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삶

#. 소개팅앱을 해본 후기 ( faet. 아직도 하는 중 )

많은 소개팅앱이 있고 각자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사용해보면 다 똑같다.

 

 

Metoo, 묻지마 범죄가 불러온 부작용 중 하나를 꼽는다면 바로 '개인 정보의 과잉 보호 인식'일 것이다.

과거에서 소개팅은 서로 짝을 찾으러 나온만큼 어느 정도의 개인 정보 공개를 당연시 여겨왔다. 사실 누군가를 만난다면 최소한 그 사람이 누구이고, 어디에 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니 말이다.

 

시대가 변하니 규칙도 변했던가.

요즘 사회에서 소개팅은 그야말로 자급자족 시대로 전환됐다. 소개팅을 부탁하지도, 주선하지도 않는다.

그러다보니 우후죽순 생겨난 것이 바로 데이팅앱, 소개팅앱이다.

물런 이러한 서비스 플랫폼들은 기존에도 존재했지만 최근들어 많이 생겨났다.

 

 

공정, 공평한 앱은 절대 없다. 

 

하나같이 "연애하려면 이걸 해라", "결혼은 여기서~" 등등 슬로건을 내걸고 '저희는 알바없다,' 등을 주장하지만 막상 앱을 설치하고 사용해보면 의심쩍은 부분이 한 두곳이 아니다. 여전히 남성 회원은 결제의 호구이며 애원하듯 매달려야 하는 존재들이다. 이상한 점은 분명 서로 상대방을 찾기 위해 왔음에도 그런 구도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아무리 기업의 목적이 이윤창출이라지만 결제 유도적인 시스템이 너무나 많다.

더 큰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회원을 매칭시켜주느냐? 그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소개팅앱을 100% 신뢰할 수 없다. 가장 큰 면책 요소인 "네 얼굴을 탓하라."가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답장이 없어도, 메시지에 무반응을 보여도 환불은 거의 없다. 준다고 해도 50% 정도이지만 그나마도 별 의미는 없다. 어찌됐건 카드는 소개가 됐고 상대방이 대답없는 건 네 얼굴 탓이니 말이다.

이건 당연한 게 아니다. 돈을 지불했다면 결과값은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이다. 쿨한 척 멍청한 발상을 내뱉으면 안된다.

 

 

 

여성분들의 얼굴 보정 기술은 가히 놀라울 경지이다. 그냥 다른 분이 나오신다.

 

 

엄한 곳에서 상처입고 치유받으려는 돌싱들, 사진 보정은 당연한... "내가 본 그녀는 대체 누구지?"

 

생전 모르던 이성을 만난다는 건 긴장되고 설레는 일이다. 좋은 사람일까? 멋질까? 예쁠까? 착할까? 같은 고민부터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같은 원초적인 고민까지 끊임없이 든다.

내가 대략 7개 정도의 어플을 이용해봤고 모두 매칭이 이루어졌으며 만남도 가져봤다. 한 앱당 최소 3회 이상의 만남을 가져보고 작성하는 글이니 어느 정도 참고는 하셔도 될 듯 하다. 여성분들을 탓하는 게 아니라 남자의 입장에서 이런 부분이 현실적인 문제(고민)이라는 의미이니 오해는 말아주셨으면 한다.

 

대체로 연령대가 좀 있는 앱에는 돌싱(이혼)분들이 많다.

여기서 중요한 건 "돌싱이니 좀 쉽겠네?"라고 생각했다간 오산이라는 것이다. 이혼 이력이나 자녀의 유무는 문제될 소지가 없으나 가장 큰 문제는 이기적인 데이트관에 있다. 대부분 자신들이 이혼의 상처가 있어 이것 저것 따지고 재는 조건이 상당하다. 분명 소개글에는 새로운 이성을 만나고 싶어 가입했다고 했는데 말하는 걸 보면 사실상 말 잘듣는 능력펫을 원하는 뉘앙스이다. 그러니 제대로 된 이성을 만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돌싱 이력도 부담되고 자녀까지 있다면 더 부담인데 거기에 여자라는 프리미엄까지 얹고 있으니 상대방 측에서 질릴만도 하지 않겠나.

 

두번째는 얼굴 보정에 있다. 실제 경험한 일도 있는데 정말 사진으로는 마음에 쏙 들었다.

연락도 자주하다 보니 마인드도 서로 통했고 마음에 들어 만나기로 했다. 처음 만남에서 솔직히 "누구...?"라고 할 뻔 했다.

물론 사진상의 외모를 100% 믿지는 않는다. 어차피 사진은 순간의 미학이기 때문에 분위기나 느낌이 좀 다를 수도 있다.

피부톤이나 전체 분위기 색상을 보정한 정도는 기본적인 일이니 둘째치고 볼살이나 살짝 갸날프게 보정한 것 정도면 그래도 애교로 봐주겠지만 다른 분이다. 앞에서 "저에요."라고 우겨대니 "아...같은 분이시구나."라고 인식하는 것이지, 길에서 마주친다면 100% 모르고 지나칠 정도이다. 그리고 그런 보정을 실제 본인이라 생각하고 마치 리즈시절인 양 말한다.

솔직히 말해 환생해도 그리 될 순 없을 듯 하다. ( 물론 일부 남자들도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함. )

 

 

소개팅앱이 모두를 대표하는 건 아니지만 현 시대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인 듯 하다.

 

 

| 조건만 보다 실패하고 아직도 짝을 만나지 못했는데 여전히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나는 이성을 볼때 딱히 조건을 보지 않는다. 조건을 볼 수준도 안되고 나도 살 찌기 전에 잘 생겼다는 말은 제법 듣고 살았지만 지금은 그저 아저씨일 뿐이니, 외모도 크게 보지 않는다. 막말로 지금 내 나이 또래에 예쁘면 얼마나 예쁘고 몸매가 좋아봐야 얼마나 좋겠나. 이제는 만났을 때 편안하고 함께 하면 즐거운 그런 이성이면 되는 나이가 됐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20~30대 시절을 못 잊고 이런 저런 조건을 재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대표들은 말한다. 대한민국 3040들이 결혼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객관화를 하지 못해서이며 남자보다 여성들이 더 까탈스럽게 굴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남자는 그냥 외모만 보지만 여성은 키, 외모, 학력, 능력, 집안, 성격 등등 모든 걸 따지기 때문에 더 힘들다고 토로한다. 대표들은 "더 큰 문제는 그런 완벽남이 있다 해도 그 여성분의 조건은 그에 조금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라고 하니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 수 있겠지? 

그만들 따집시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