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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윤씨네 순대국&돼지족탕 | 의정부 중앙역 인근 국밥 맛집, 추천합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순대국집을 찾아갔다. 걸어서 한 1분쯤 되려나?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에 산다는 건 꽤나 고역이다. 사람들은 "부대찌개 많이 먹겠다.", " 부대찌개 맛있냐? "라고 묻지만 솔직하게 말해 부대찌개 거리의 식당들은 내 입맛에는 전부 맛이 없다. 이사왔을 때 2~3번 가봤을 뿐, 그 후로는 가지 않는다.

의정부 번화가는 여러 식당, 음식점들이 즐비하지만 정작 먹을 곳은 마땅치 않다.

대부분 술과 관련 된 음식점들일 뿐, 식사를 위한 공간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1인 가구인 경우에는 그래서 주로 배달에 의존하지만 때론 식당에서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시켜먹을까, 가서 먹을까를 고민하다가 위쪽으로 올라가봤다.

뼈해장국집과 순댓국집이 있었는데 오늘은 순댓국이 더 땡겨 '윤씨네 순대국&돼지족탕'을 선택했다.

선택한 결정적 요인은 두 가지였다.

 

첫째 할머니가 운영 하시는 집이고 둘째 돼지족탕을 주력으로 내걸었다는 건 그만큼 맛집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요즘 시대에 돼지족탕을 하는 집이 얼마나 되겠는가. 참고로 어릴 적 조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나는 돼지족탕을 본 적이 많아 대충 어떤 음식인지 알고 있다.

 

 

 

저녁 8시20분쯤 들어가니 손님이 거의 없었다. 영업 마감 시간은 오후 9시 30분이다.

 

 

할머님이 어머니이신 듯 하고 체격이 좋으신 아드님이 서빙과 홀을 맡은 듯 하다.

친절하게 인사를 해주시는 사장님. 할머님의 인상을 보아하니 음식을 잘하실 듯 하다. 대개 무뚝뚝한 표정의 어르신들이 음식 맛이 좋은 경우가 많다. 장사를 오래했기 때문에 음식 조리의 내공이 깊은 탓이다.

순댓국 일반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순댓국 9,000원.

 

 

 

각종 향신료와 젓갈, 청양고추 다진 것, 그리고 김치와 석박지가 제공된다.

 

 

찬 구성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고 딱 정갈하게

 

보통 국밥류의 식당은 김치(깍두기)의 맛이 음식의 맛을 좌우한다. 기본적으로 후추, 들깨가루, 소금이 있고 곧이어 김치, 석박지와 청양고루 다진 것과 새우젓, 다대기가 제공됐다.

잘은 모르지만 다대기와 새우젓은 일반적인 국밥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 아니였다. 직접 만드셨거나 기본적으로 사오신 것에 나름대로 조리를 하신 듯 하다.

 

새우젓을 먹어보면 짠 맛이 강할 것 같지만 그 간이 적당하다. 다대기는 싫어하는 편이라 국밥에 넣지 않고 새우젓과 함께 후추를 넣고 찍어먹을 소스로 만들었다. 석박지는 먹지 않고 김치만 먹었다. 김치가 아주 맛나다.

밥이랑 김치만 먹어도 한 공기를 뚝딱 할 정도이다.

 

 

 

순대국 일반은 9,000원이다.

 

 

고기 털, 잡내 모두 없었다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순댓국 식당을 보면 대개 돼지 특유의 냄새 그리고 털이 있는 고기 등이 있기 마련인데 이 집은 그런 것이 전혀 없다. 어르신들과 젊은 세대 모두를 중점으로 둔 느낌이 들었다.

국밥 육수는 물론 고기의 양, 잡내 처리 등이 깔금하다. 딱히 순댓국밥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잡내도 없고 돼지고기의 털도 없다.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간을 세게 하는 편도 아니지만 국밥을 먹을 때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하나는 간을 김치 국물 (또는 깍두기 국물)로 하는 것과 또 하나는 밥을 말아먹지 않는 습관이 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에게 들은 말은 어릴 때부터 밥을 말아먹거나 비벼먹지 않았다고 한다.

밥을 비벼서 주면 안 먹는다고 그렇게 투정을 부렸다고 한다. 친구들도 이를 매우 신기하게 바라보는데...나름대로 각자의 맛있게 먹는 방식은 있는 거니까. 

 

 

 

난 국밥의 간을 김치국물으로 하고 밥을 말아먹지 않는다.

 

 

김치 국물로 간을 하는 것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소금간보다 좋다고 들어서였다.

기본적으로 김치를 담그는 과정에서 새우젓, 소금, 그리고 마늘이 들어가는데다 김치가 발효식품이다 보니 더욱 국물 맛을 좋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더불어 나는 수저로 음식을 퍼먹지 않는다. 사진을 찍기 위해 수저로 퍼보았다.

 

 

 

고기 한점을 소스에 찍어서 먹어봤다. 연하고 맛나다.

 

 

고기 양도 풍부, 전반적으로 음식을 잘하거나 또는 구성을 잘 갖춘 듯

 

반찬을 직접 만드시는지, 사오시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직접 만들었다면 음식을 잘하시는 것이고 사오신 것이라면 구색을 잘 맞춰놓았다고 밖에는 따로 설명할 수 없겠다.

일반 순댓국인데도 고기 양이 풍부하다. 대체 특은 얼마나 더 준다는 건가. ㅋㅋㅋㅋ

보통 대형 식당에서는 순댓국이 1만원 ~ 1만 2천원 정도하니 거기에 비하면 가성비도 좋은 편이다.

맛없는데 8천원을 받는 것보단 맛있고 9천원을 내는 게 좋다.

 

 

 

실로 오랜만에 맛있는 순대국밥을 먹어봤다. 동네에 있다니 그저 반가울 뿐.

 

 

| 해장용, 식사용, 안주용 모두 뛰어난 맛

 

보통 음식은 해장, 식사, 안주 등 그 용도가 있다. 윤씨네 순대국&돼지족탕의 순대국은 그 모든 것이 한번에 가능하다.

간을 하지 않고 먹는다면 담백한 맛이 해장으로 딱 맞을 것 같고 식사용으로는 김치 국물로 간을 하고 안주용으로 할 것이라면 새우젓과 후추로 하면 내게는 딱 맞을 듯 하다.

무엇보다 고기가 깔끔해서 좋았다. 대개는 이것저것 다 집어넣어서 먹기 부담될 경우도 있는데...

 

집 근처에 이런 맛집이 있었다는 걸 2년 6개월 동안 모르고 살았다니...그게 아쉬울 뿐이다.

앞으로는 자주 갈 듯.

 

 

주차장은 별도로 없으나 100m 위치에 공영주차장이 있으니 참고할 것

 

 

※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