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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역사관 논란, 그것이 무슨 문제일까?

때 아닌 전지현 역사관 논란이 불거졌다. / 이미지 : 채널A

 

 

한때 국민 CF 퀸이라 불리던 전지현의 역사관 논란이 불거졌다. 아마도 일본과의 감정 대립이 극심한 시기에 마침 독립군 역할로 출연했던 영화 <암살> 당시의 인터뷰가 원인이 된 듯 하다.

< 암살 >은 2015년 7월 개봉한 영화로 일본 정보기관에 노출되지 않은 독립투사 3명을 암살 및 폭파 작전에 투입하는 내용의 영화로 전지현은 이 중 독립군 저격수 안옥균과 친일파 강인국의 딸 미츠코 역 등 1인 2역을 맡았다.

 

당시 인터뷰에서 전지현의 발언이 논란에 서게 됐는데, 당시 전지현은 "평소 독립 운동이나 민족정신, 그리고 나랏일에도 큰 관심이 없었기에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하기 힘들었다."라고 대답을 했었다.

하지만 이에 MC 박수홍은 " 전지현씨가 평소 가식이 없고 솔직한 성격이라 그리 말한 것 같다. "라며 "그래도 하필 그런 자리에서 역사에 관심이 없다, 인물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등의 발언은 공감하기 어렵다."라고 조심스러운 의견을 보탰다.

 

 

전지현이 출연했던 영화 <암살>

 

 

| 역사관에 대해 모르거나 관심없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먼저 역사관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역사관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 역사의 발전 과정,법칙에 대한 체계적인 견해 -라고 되어 있다. 이것은 쉽게 말해 역사에 대한 기록, 내용, 의미 등을 보고 듣고 자신만의 주관에 따라 어떠한 견해를 완성하고 이것을 믿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에는 하나의 문제가 있다. 우리의 역사는 주로 침략과 약탈을 당해 온 굴곡이 많은 역사이다. 그에 따라 문화재나 기록서 등의 문서들이 약탈되거나 소실 된 부분이 많다. 또한 정치적 당쟁에 따라 인물에 대한 기록이 빠져있는가 하면 실제와는 달리 반대적이고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어 기록 된 부분도 많다는 데 있다.

 

실제로 2012년 개봉 된 영화 <광해>만 보더라도 그러하다. 광해군은 조선 제 15대 군주로 약 15년간 왕권을 누렸다.

대동법 시행, 중립외교 정책으로 조선의 부흥과 안전을 도모했던 군주로도 알려졌지만 그 이전에는 그냥 폭군 광해였다. 어질지 못하고 폭군적인 정치로 인조반정을 통해 폐위 된 왕, 쓸쓸히 제주도에서 생을 마감한 비참한 군주였다.

그렇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동안 광해군을 폭군으로 알고 지내왔었다. 그리고 그게 역사관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영화 <광해>로 인해 광해군에 대한 제대로 된 역사 사실 입증과 역사관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난 것도 사실이다. 사실 광해군과 연산군은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음이 드러났고 실제 기록서에도 보면 가히 폭군은 아닌 걸로 기록되어 있었다. 그것이 그 동안은 밝혀지지 않다가 근래에 들어 다시 재발견 된 것만 보더라도 우리네 역사관이 딱히 올바르다, 정확히 알고 있다, 또는 역사관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세종대왕님과 청백리 재상으로 잘 알려진 황희 정승

 

또 하나를 살펴보자. 황희 정승하면 우리는 "조선의 명재상" 또는 "청백리"를 떠올린다. 실제로 여러 역사 기록에 보면 황희 정승에 대한 여러 기록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 중 돋보이는 기록이 바로 "성품이 깨끗하고 너그럽고 인자하며 효가 뛰어나다."라고 되어 있고 실제로도 그는 정치인으로서도 훌륭한 업적을 많이 남겼다. 하지만 - 청백리 -로 알려진 황희 정승이 실제로는 비리도 곧잘 저질렀다면? 황희 정승은 종종 뇌물을 잘 받았고 간통은 물론 종종 잘못을 행하기도 했음이 알려졌다.

실제 세종이 크게 실망하고 노하여 유배를 보낸 기록도 있다고 하니 우리가 보고 배운 황희정승의 또 다른 인간적(?)인 면이기도 하다. 후대의 학자들은 이에 대해 당시 부패한 관료들에 비해 그나마 청렴했던 인물이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견해를 달기도 했다.

 

 

| 전지현, 아니 왕지현은 화교이므로 모르는 게 당연할 수 있다?

 

전지현은 한때 화교라는 소문이 있었다.

 

전지현의 본명은 왕지현이다. 왕씨는 주로 중국의 성씨 중 하나로 우리는 그녀의 아버지가 왕씨이고, 어머니가 묵씨이므로 그녀의 뿌리가 중국이며 화교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하지만 살펴보면 왕씨는 고려의 태조 왕건도 왕씨이다.

그렇다면 왕건이 중국에 뿌리는 둔 후손일까? 아니다. 왕건의 부친은 용건이며, 조부는 작제건이라 한다. 왕용건이나 왕작제건이 아닌 그냥 용건, 작제건이라 한다. 물론 그 당시에도 이씨,박씨,고씨 등 여러 성씨는 존재했지만 주로 고위 지배층의 성씨였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성씨에 대한 개념이 미약했고 고려를 건국하면서 왕건의 성씨가 굳혀져 오늘 날 개성을 본관으로 하는 개성 왕씨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왕지현은 꼭 중국의 화교가 아니다. 더불어 그녀의 머니 성인 묵씨는 희귀한 성씨이긴 하지만 국내에도 총 4개의 본관을 가진 묵씨가 존재한다. 더불어 전지현이 모 방송에서 화교와 연관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적이 있다고. 화교와 연관 된 소문이 너무 진실처럼 굳어져 전지현이 가족들에게 모두 물어 본 결과 중국 쪽과 연관 된 점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전지현이 진짜 화교라면 아마 중국 역사나 중국의 행위에 대해 찬성하거나 동조하지 않은 전지현을 가만 놔뒀겠는가?

 

 

영화를 촬영하면서 느낀 점을 밝힌 전지현의 인터뷰 / 이미지 : 채널A

 

역사관을 갖는다는 건 어쩌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또한 실제 우리들 역시 "너의 역사관은 뭐냐?"라고 물으면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정치적 이슈나 특별한 국경일에는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뜨거운 감정을 느끼긴 하지만 평소에는 사실 잘 모르는 부분이 많다. 그것이 보는 이에 따라 문제가 되기도 하고, 또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기도 한다.

 

물론 세간의 말대로 독립군 소재의 영화이고 아무리 허상의 인물이라지만 그녀의 역할인 안옥균이 실존했던 독립투사 안중근, 김상옥, 윤봉길임을 알고 있었을테니 그에 맞는 적절한 답변을 준비했음이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설픈 그리고 잘 알지도 못하고 평소 관심있게 챙겨 보지도 않았던 사실을 영화 때문에, 배역 때문에 가식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도 볼 수 없다.

 

전지현은 인터뷰 말미에 극 중 등장한 장면을 거론하면서 "대한독립 만세를 말하면서 사진을 찍는 장면이 있었는데 뭉클한 무언가를 느꼈다. 처음 느껴보는 뭉클함이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냥 우리와 똑같은 한국 국적의 사람일 뿐이다. 분명한 것은 전지현도 나름대로의 역사관은 분명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다만 가식을 떨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원래 역사관이라는 게 시대와 사람에 따라 계속 달라지는 것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