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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엄마부대, 온라인은 일베, 오프라인은 엄마부대인가?

요즘 또 인터넷을 뜨겁게 달궈주시는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주의 국가라지만 가끔 보면 "진짜 한국 많이 좋아졌네."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시절에 살아본 건 아니지만 불과 몇 십년 전만해도 반사회적 성향, 대통령 비하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발언을 하거나 그런 행위를 하는 단체들은 모두 잡혀갔을텐데 말이다.

 

민주국가로서 국민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고 옳은 일이지만, 자유라는 것을 함부로 말하거나 주장하는 것이라 착각하면 안되는 것임에도 말이다. 옛 말에도 말에 대한 소중함,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속담등이 많지 않았던가.

요즘 <엄마부대>라는 단체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 꿈나무이신지 일본의 사주를 받은 스파이인진 모르겠다만 하시는 행동 하나 하나에 국민적 공분을 야기하시니 환갑도 지나신 분인 듯 한데, 답답할 노릇이다.

 

 

| 아베 총리님, "국민의 한 사람으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발언 논란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총리에게 사과하는 엄마부대와 주옥순 대표 / 이미지 : TV조선

 

 

보수성향 단체 <엄마부대>는 며칠 전 일본대사관 앞 집회현장에서 하나의 발언을 해 화제를 모았다. 예전부터도 주목받는 걸 잘하시더니만 말이다.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는 "아베총리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일본 파이팅"이라며 한국과 무역조치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 그리고 일본의 총리에게 사과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래. 정치적 이념이나 국가의 갈등 문제 등을 배제하고 개인으로서 또는 뜻이 맞는 동지들과 누군가를, 단체를, 국가를 응원하고 좋아할 수는 있다. 더불어 자신의 조국이나 정당, 정치인 등을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행위에는 그에 걸맞는 명분, 타당성, 정당성이라는 것이 필요한 법인데, 이 분에게는 그런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냥 한국이 싫고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다. 그러면 과연 이것만으로 이 아줌마가 욕을 먹는 것일까?

 

 

| 2014년 7월 세월호 추모 반대 집회 개최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추모 반대 집회를 열었다. / 이미지 : 한겨레

 

 

우리는 흔히 부모가 되면 부모님의 마음을 알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가끔 사건 사고에 있어 "우리도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라며 상대 가해자를 용서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이고 그 중 더 힘든 것이 자식을 먼저 보내는 일이라고 한다. 과거에도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뜨는 것을 가장 큰 불효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2014년 4월 세월호가 침몰돼 수 백명의 아이들이 세상을 떠났다. 보상과 책임 논란을 떠나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들의 마음은 정말 찢어질 것이다. 그런 그들 앞에서 각종 정치적 발언과 의슈화를 논하며 추모 반대 집회를 연 그 의도는 정말이지 불순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엄마부대봉사단이라는 자신들의 단체를 널리 알리기 위한 방도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이것을 뒷받침한다고 보여지는 사례가 있다.

 

 

| 2016년 구의역 스크린 사고와 위안부 할머님들 용서 논란

 

무슨 생각에서 이러는지 알 수 없다.

 

 

2016년 구의역에서 스크린 정비를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김군의 빈소에 이 부대가 출동했다. 조문을 간 것이면 좋겠지만 이 부대가 방문한 것은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함이었다. 다짜고짜 들어간 이들은 김군의 부모와 분향소 내부를 사진촬영했고 김군의 가족이 "지금 뭐하시는 거냐?"라고 물으니 " 아이가 너무 예쁘고 안타까운데, 널리 알리면 좋지 않겠어요?"라고 했단다.

이미 TV뉴스와 각종 언론보도, SNS에 널리 퍼진 사고였음에도 말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고에 대해 무엇을 더 널리 알리고자 했는지 의문이다.

 

또한 위안부 할머님들에게 일본의 사과가 있었으니 이제 그만 용서하시고 남은 생 편히 보내시라는 발언으로도 논란을 빚었다.

또 하나의 충격적 발언은 "내 딸이 위안부에 끌려갔었다 하더라도 나는 일본을 용서했을 것"이라며 사람으로서, 부모로서 자질과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의 발언을 해 충격을 주었다. 정말 내가 주옥순 대표의 딸이면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

 

 

봉사도 하던 평범한 단체같았는데....누가 아줌마들을 화나게 했을까?

 

 

물론 이 아줌마들이 원래부터 이랬던 건 아닌 듯 하다. 과거에는 젊은 시절 나라를 위해 고생한 노고에 감사하다는 취지의 어르신 봉사, 지역 치안 유지에 고생한다는 경찰서 봉사 등도 하던 평범한 단체같았다. 이 부대는 홈페이지나 단체 사무실은 없고 오로지 단체대화방을 통해 활동을 하는 모임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18명으로 출범했지만 지금은 1000명이 넘는 회원과 200명에 달하는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이런 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금 하는 행태로 봐서는 정치권에 대한 욕심 때문은 아닌 거 같고, 대체 왜 이 아줌마들은 <엄마>라는 고귀하고 숭고한 단어를 단체명에 부착하고 하지 말아야 할 못된 짓만 골라 하고 다니는지 궁금하기는 하다.

이래서 옛 말에...됐다. 써봐야 나도 욕먹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