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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

96세의 한국전쟁 미 참전용사, " 포탄 파편이 남아있는데... "

입증서류의 부족으로 번번히  퍼플하트 (Purple Heart) 훈장 신청에서 기각 된 얼 마이머 할아버지

 

 

 

 

" 처음엔 다친 줄도 몰랐다. 부상을 알았을 때에도 내가 전투에서 빠질 정도는 아니였다고 생각했다. "

 

70년도 더 된 옛 기억 속에서 당시를 회상한 96세의 노병 얼 마이어 할아버지는 지금도 미 육군을 상대로 기나 긴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한국전쟁에 참전, 포화 속을 전진하다 박격포 포탄에 부상을 입은 그는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명예 전역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전후 상처를 본 의사들은 파편이 좌골 신경에 너무 가까이 박혔기 때문에 제거 수술 역시 위험하다고 진단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전쟁의 상처를 훈장삼아 간직하게 됐다.

 

미국 정부는 전투 중 부상을 당한 군인들에게 퍼플하트 (Purple Heart)라는 훈장을 수여한다.

이 훈장은 조지 워싱턴이 처음 제정, 수여했으며 미군 최초의 훈장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당시에는 훈장 형태가 아닌 메달 형식이었다고 한다. 이 후 그 명맥이 사라졌다가 1932년 전쟁 중 사망, 부상 등을 군인들을 위해 다시 제정,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데 재제정 된 이 훈장을 최초로 수여받은 군인은 우리도 잘 아는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다.

 

 

 

 

증명 할 수 있는 근거가 너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

 

전투보병휘장 증서와 2차대전 당시 의회명예황금훈장, 얼 마이어 할아버지는 이것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 얼 마이어 할아버지는 이 퍼플하트 (Purple Heart)를 신청할 생각조차 안했다고 한다. 

파편이 박힌 뒤 며칠 후 얼 마이어는 허리 부상을 당해 미군 이동병원으로 이송됐다가 다시 병원선으로 옮겨졌다.

이때 얼 마이어 할아버지는 " 그래도 살았다. "라는 안도감에 기쁜 나머지 부상과 관련한 서류를 챙기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의 부상을 치료해 준 의무병들도 알아서 잘 챙겼겠니 했을 것이기에 증명할 서류는 남아있지 않았다.

당시 그의 입원을 증명해주는 관련 정보는 겨우 파상풍 주사를 접종한 기록 하나였다.

 

하지만 얼 마이어 할아버지에겐 전쟁에 참전한 용사라는 뜻깊은 증명서들이 있다.

그는 1952년 명예 전역을 한 후 미군이 지상전투 최일선에 참전한 군인들에게 수여하는 전투보병휘장과 2차 세계대전 당시 상선단 소속에게 수여한 의회 명예황금 훈장이 그에게 있다.

얼 마이어 할아버지는 2차대전 참전 용사이자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것이다.

 

물론 당시 2차 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한 군인이 얼 마이어 혼자는 아니였을 것이다. 하지만 살면서 2번의 큰 전쟁에 참전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고 또한 그럼에도 생존했다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다.

2005년 의사들은 얼 마이어 할아버지의 상처를 보고 " 전쟁 당시 입은 부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라는 소견서를 작성해주었다고 한다. 이에 할아버지는 다시 한번 훈장 수여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퍼플하트 (Purple Heart)를 받는 것이 인생의 마무리가 될 것

 

96세의 노병 얼 마이어의 가족들은 "  퍼플하트 (Purple Heart)가 그의 마지막 노력이 될 것 "이라 말했다.

 

 

 

 

훈장이나 명예증서 등은 사실 사는데 큰 이익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얼 마이어 할아버지가 퍼플하트 (Purple Heart) 수여에 노력을 하는 이유는 인생의 한 기록이기 때문일 것이고 명예이기 때문이다. 목숨과 바꿨던 자신의 명예.

민주주의 수호와 국가의 명령에 따라 전쟁에 참전했고 용감하게 맞서 싸웠던 자신의 젊은 시절을 대변해 줄 유일한 증거.

그것이 바로 퍼플하트 (Purple Heart) 일 것이다.

할아버지의 딸들은 이미 아버지의 나이가 96세에 이르렀기 때문에 퍼플하트가 그에게는 인생의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쟁에서 부상을 당한 군인에게 수여되는 퍼플하트 (Purple Heart)

 

 

 

 

현재 미 육군은 " 입증 서류가 부족하다. "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미국 사회에서 참전용사, 그리고 훈장 수여에 따른 여러 복지 혜택을 생각하면 단순히 감정에 의해 발급을 수락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들에게만 주어지는 명예이니 말이다.

 

하지만 얼 마이어 할아버지는 상처의 시기와 원인을 유추할 수 있는 의사들의 진단 소견과 한국전쟁에 참전한 사실, 전쟁 당시 병원으로 이송된 기록( 입원당시 접종된 파상풍 주사 )도 있다.

포탄이 날아드는 전쟁터에서 관련 서류를 일일히 챙겨가며 전투를 치룰 병사들이 얼마나 될까.

어디까지나 미 육군의 일이니 그 누구도 이에 대해 무어라 할 수 있는 건 없지만 삶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참전용사의 마지막을 다시 한번 생각해주었으면 싶다.

분명 어딘가엔 그의 치료나 기록을 적은 서류가 있을 것이고 그것을 증명해 줄 참전용사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