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별의 별 전화를 받곤 하지만 그 중 TM 전화가 가장 많다. 그 다음이 장난전화이다...이상하게도.
TM. 전화를 통해 한다는 뜻의 Tele - 와 영업 및 홍보를 하는 의미의 Marketing 을 합친 단어이다. 사무직의 일종으로 알려진 직업이며 이 TM도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로 나뉘어진다.
상담, 민원 등을 받는 것은 인바운드라고 부르고 전화 영업을 하는 것을 아웃바운드라고 한다.
내게 오는 TM 중 가장 많은 유형이 증권 정보와 보험 가입이다.
나는 일단 1인 가구이기 때문에 머리부터 발 끝까지 대부분 가입해두었다. 그리고 치아보험도 따로 들었다.
요즘은 나이에 관계없이 치아가 잘못될 수 있기 때문에 현대 직장인에겐 필수적인 보험이다.
( 별 준비없이 갑자기 임플란트를 받게 되면 내 마음을 조금은 알려나... )
넌 듣기만 해, 네가 할 일은 가입해주는 것 뿐이야. TM의 목적
물론 그 분들도 직업상, 먹고 살기 위해 할당량을 채워야 하니 전화를 하는 것일 것이다.
하루 종일 했던 말 반복, 고객의 짜증섞인 반응을 감당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목이 쉬어라 떠들어도 가입까지 연결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되겠나.
그래서 나는 일단 TM이라도 어느 정도 ( 콜로 인정되는 시간정도 )는 들어주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한번은 보험 상품 가입에 대한 TM이 줄기차게 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보장형 암 보험이라며 중복 보장도 된다는 게 핵심이다.
이미 가입한 상품이기 때문에 사실 더 이상 필요없다고 해도 그 분들은 " 그렇죠. 하지만 중복 보장이구요. 보장한도가... " 라며 끝까지 설명을 한다. 물론 안다. 좋은 상품이라는 거. 그리고 내 건강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도.
그런데 이미 가입한 상품을 또 가입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툭하면 전화해 " 암 보험입니다. 언제 걸릴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 라는 말을 듣다 보면 기분이 나빠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하루는 듣다 듣다 화가 나서 버럭하고 말았다.
중복 보장도 좋고 다 좋은데 그럼 그때마다 계속 가입해야 하는 건가.
결국 보험료로 월급 다 내도 부족할 것이다.
한번만 더 전화하면 진짜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하니 신기하게도 그 다음부터 연락이 오지 않는다.
욕도 안했고 그냥 " 계속 상담원만 바꿔 전화하시는데 한번만 더 전화하시면 가만히 안 있습니다. " 라고만 했다.
상담사들 감정 노동이라며 인권 보호만 강조하지 말고 고객 마음도 좀 생각을
보험 가입하면 좋은 이유는 다들 알 것이다. 언제 어떤 사고, 질병에 걸릴지 모르는데 갑자기 목돈을 만들어야 하는 불안감을 대신하기 위해 보험에 드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아무리 중복 보장을 해준다고 해도 이미 가입한 보험을 해지할 수도 없고 또 가입할 수도 없다.
문제는 또 정작 보험금을 타야 할 때에 이런 저런 절차, 규정, 특약 등을 이유로 다른 소리를 하는 경우도 많고 말이다.
가입 전화 할 때는 가입만 하면 평생 지켜줄 것처럼 떠들어도 막상 가입하면 시큰둥한게 또 보험 아닌가.
'꼰대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노래,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 sparkle (2) | 2023.11.28 |
---|---|
#. 살짝 이해하기 힘든 우리나라 가정문화 (0) | 2023.11.25 |
#.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나는... (1) | 2023.11.14 |
#. 부동산 사기, 우리같은 일반인이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 (0) | 2023.11.13 |
#. 매크로를 이길 수 없다. 한국시리즈 티켓 예매 (0) | 2023.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