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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구급차 막은 택시기사 최모씨, "유족분들께 유감의 말을 드린다."

지난 6월 8일 구급차와 접촉사고 후, 이를 가로막아 이송 중이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의 택시 기사 최모씨 / 연합뉴스 ( 이하동일 )

 

 

오늘까지 그를 처벌해달라는 국민 청원에 동의한 국민은 모두 71만명이라 한다.

지난 6월 8일 사설 구급차 1대가 80대 말기 암환자와 가족을 태우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 중이었다. 점심 시간이 지난 오후 시간이어도 도로는 차들로 붐볐고 차선 변경을 시도하던 사설 구급차는 택시와 접촉 사고가 났다.

가벼운 정도의 접촉 사고였지만 사고 택시는 앞 범퍼가 내려앉았을 정도의 파손이 난 상태.

 

사설구급차 운전자는 "일단 급한 환자가 있으니 병원부터 간 후, 이야기합시다."라며 택시기사에게 양해를 부탁했지만 택시 기사 최모씨는 완강했다. 그는 32세로 택시 회사에 입사한 지 약 3주 정도 되던 신입이었다고 한다.

최씨는 "누군 사설 안 뛰어본 줄 알아? 가긴 어딜 가. 사고 처리부터 하고 가야지."라며 초반부터 거칠게 대응했다.

 

시간이 지체되자 동승했던 며느리까지 내려 양해를 부탁했지만 택시기사 최씨는 조금도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환자가 있는 뒷문을 열어 확인까지 했으며 이를 사진촬영하기도 했다고 한다.

환자 가족들이 "죄송하지만 어차피 구급차나 택시나 모두 블랙박스가 있으니 시시비비는 가릴 수 있지 않나, 지금 어머니가 위독해 병원으로 가던 중이다."라고 말하니 최씨는 " 응급구조사 있어? 탔냐고? 없지?" 라며 "급하면 119불러서 환자 보내면 되죠. 제가 불러드릴께. 환자 죽으면 책임질테니까 사고처리부터 하고 가. "라며 끝내 환자 이송을 막아섰다.

 

결국 119 구급차가 와 환자를 이송했고 병원 도착 후 바로 각종 검사를 받던 환자는 5시간만에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환자 가족들은 7월 초경 "정말 억울하다. 이송만 제때 했어도 어머니가 돌아가시진 않았을 것 같다."라며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이같은 사연을 올려 택시기사를 처벌해달라고 호소했고 사고 당시의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최씨는 사고직후 돌연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택시회사를 퇴사했고 사건이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되던 중 그가 근무했던 택시회사 관계자는 "사건은 알고 있었지만 우리 택시일 줄은 미처 몰랐다. 택시를 운전했던 최씨는 퇴사했다. 도의적으로 유족분들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라며 대신 사과를 하기도 했다.

 

 

 

| 네티즌 "택시기사 최씨를 찾아라", 버스 운전 경력이 있던 32세의 최씨

 

영상에서 들은 것처럼 굉장히 젊을 것 같던 택시기사는 32세로 밝혀졌다. 그는 택시를 운행하기 전 몇 년간 버스를 운전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영상에서 말한대로 사설 구급차를 운행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오늘 24일 오전 법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으로 발길을 향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의 말에 묵묵부답으로 발길을 재촉하던 그는 "책임지신다고 했는데, 어떻게 책임지실건지 말씀해달라."는 기자의 재질문에 "무슨 이야기 하시는 건지 모르겠는데.."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씨가 24일 오전 법원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당시 블랙박스 영상과 촬영본에 "환자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니까."라며 강하게 말하던 그의 목소리가 이미 전국민에게 드러났음에도 뻔뻔한 태도로 모르쇠 일관하는 최씨의 얼굴이 진짜 궁금해진다.

점심이 지난 후 법원에서 나온 그는 돌연 태도를 바꿔 "유가족 분들께 유감의 말을 드린다.", "앞으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을 하고 호송차를 타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구속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그는 인근 경찰서 유치장에 있어야 한다. 아마도 강동경찰서일 것이다. 그의 구속 결정은 오늘 오후 늦게쯤 나온다고 한다.

 

사실 당시 사고 직후 경찰은 단순 접촉사고로 사건을 처리하려다 국민적 관심이 뜨거워지고 택시기사에 대한 처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방침을 변경,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재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특수폭행 (고의사고) 혐의로 그를 입건,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라며 사전영장심사를 청구했다.

 

 

 

최씨의 구속 여부는 오후쯤 결정 예정이라고 한다.

 

 

| 구속 가능성 보도되자 태도 바꾼 택시기사 최씨, 일벌백계의 처벌이 필요한 이유

 

물론 그는 당시 환자의 심각성을 깊게 공감하지 못했을 수 있다. 아무리 환자 가족들이 말기 암환자, 고령임을 어필했다고 해도 타인의 말을 쉽게 믿지 못하는 현대 사회에서 말이다.

하지만 환자와 가족들이 동승한 사설 구급차의 이송을 막은 것은 도의적인 면에서도 쉽게 이해되긴 어렵다.

더군다나 "환자가 위급하니 일단 이송부터 하자."라는 말에도 "죽으면 책임진다니까. 내가 책임진다고. 죽으면. "이라며 불과 병원을 몇 백미터 앞두고 이송을 막은 점은 아무리 우리 사회가 가족간의 정이 사라지고 있다고는 해도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오전까지만 해도 기자들의 질문에 다소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던 그가 심사 후 태도를 바꾼 점도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한 행동이라는 점에서 뻔뻔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자신의 과실이 직접적인 사망에 연관이 없더라도 자신이 관련 된 일로 인해 사람이 죽었다면 안타까운 마음과 어느 정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람이라면 당연한 심리가 아닐까.

 

그는 분명 당시에 책임진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환자가 사망했다. 그렇다면 이제 그는 책임을 지어야 할 것이다. 법적인 처벌은 사고의 처벌이고 유가족들에게 어떤 책임을 질 지 매우 궁금하다.

또한 유가족 분들도 그가 사죄를 하더라도 절대 용서하거나 사정을 봐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도 사정을 봐주지 않았는데 이제와 그의 사정을 봐줘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뻔뻔함과 이기심,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동이 얼마나 무서운지 사회에 경각심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