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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급류에서 8세 아동 구한 경찰 표창 수여, 네티즌 "외투는 특진인데?"

지난 5일 의정부시 신의교 인근 중랑천에 빠져 급류에 떠내려가던 8세 아동을 구하고 있는 고경진 경장의 모습 / @중앙일보

 

 

최근 여느 때와는 달리 장마가 오래 지속되면서 비로 인한 피해가 전국에서 나타났다. 물론 기상을 예측한다는 게 아무리 슈퍼 컴퓨터를 사용한다 해도 쉽지는 않겠지만 잦은 오보 소식에 네티즌들은 '구라청','오보청','기상팀','기상중계본부' 등으로 기상청을 비꼬기도 했다. 침수로 인한 재산 피해 소식도, 또 인명 피해 소식도 들려오면서 코로나19로 가뜩이나 답답한 일상을 보내는 국민들에게 답답함을 더하던 이때, 훈훈한 뉴스 하나가 있었다.

 

지난 5일. 경기도 의정부시 신의교 인근 중랑천에 8세 아동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사고가 있었다.

성인도 견디기 힘든 급류에서 어린 8세 아동이라 상황은 매우 긴박하고 위험했다. 이에 신고가 접수되고 인근을 순찰 중에 있던 고진형 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한다. 하지만 차량 정체로 200m지점에서 움직일 수 없자 고경장이 먼저 순찰차에서 내려 현장으로 내달렸다. 

 

성인 남성도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고경장은 그대로 조끼만 벗은 채 급류로 뛰어들어 헤엄을 쳐서 아이를 뒤쫓았다. 그리고 발이 지면에 닿을 수 있는 위치가 되자 아이를 향해 물 속을 내달려 간신히 아이를 구조할 수 있었다.

이미 아이는 의식을 잃은 상태. 곧 심폐소생을 시도했고 도착한 119 구급대 차량을 타고 아이는 병원으로 이송, 의식을 되찾았다고 한다.

 

 

 

| 아동구한 고진형 경장에게 표창 수여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 "여성경찰은 외투만 벗어줘도 특진인데?" 논란

 

외투를 벗어주거나 자살기도자를 신임 경찰이 대응하는 등 '감동사진 만들기'논란이 일었던 여성경찰 특진이 다시 거론되기도 했다. / @연합뉴스

 

 

이번 아동을 구해낸 고진형 경장의 부친 역시 11년 전에 근무 도중 순직한 경찰로 알려져 이번 사례는 훈훈함을 더했다. 이에 경찰은 고진형 경장에게 표창장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는데 이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경찰로 당연한 의무를 한 것인데, 때때마다 특진을 남발하는 건 조금 신중해야 할 문제"라고 답하는가 하면 또 다른 네티즌들은 "여경은 외투만 벗어줘도 특진되는데, 왜 남경은 목숨 걸어도 안되나?"라며 현 경찰 인사 제도를 비꼬았다. 

 

최근 범인 또는 난동자 제압과정에서 "오또케"를 연발하는 여성 경찰들이 단순 현장 인증샷만으로 특진되는 사례가 있었고 이를 비꼬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5~2016년 화제를 모았던 광주 노숙 여성 외투 미담, 부산 자살기도자 미담 등이 그것이었다. 당시 영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의 SNS 홍보는 시민들에게 경찰의 활약상, 정보 등을 알려주는 창구로도 의미가 있지만 미담 사례에 있어 제3자가 아닌 함께 출동한 경찰이 찍는다면 문제 소지가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었다. 

 

이에 반해 남성 경찰들은 몸을 던져 제압하거나 하는 등의 흔히 국민들이 알고 있는 일에 투입되어도 특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여성 경찰들은 사진 몇 장으로 특진이 된다며 논란이 된 것이다. 실제로 순경 시험에 통과한 여성 경찰들 일부는 내근직으로 가기 위해 시험 준비에 전념한다는 등의 기사가 제보되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되기도 했다.

여성 경찰 중 경찰로서도 하기 힘든 일을 수행해 진급한 분이 계시기도 하다. 2010년 박수진 경장은 조직폭력배 143명을 1년이 넘는 근무 기간 동안 검거해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진급이 되기도 했다.

 

사실 이번 고경장이 아동을 구한 것도 따지고 보면 경찰의 기본 임무, 의무에 속한다.

물론 목숨을 건 위급한 상황인 점에서는 박수를 받아 마땅하지만 경찰이 본연의 임무를 다한 것에 대해 감정적으로 특진을 남발하면 사실상 이는 경찰 조직을 위해서도, 또 형평성을 놓고 보아도 맞지 않는다고 본다.

하물며 인증샷으로 특진되는 경우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8세 아동을 구한 의정부서 소속 고진형 경장(왼쪽)과 함께 출동한 홍준일 경위님 / @중앙일보

 

 

누구나 저런 상황이라면 아이를 구조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아무리 개인주의가 판을 친다 하더라도 그 정도의 따뜻함이 살아있는 대한민국이기에 말이다.

물론 당시에는 이미 신고가 접수됐고 또 경찰관이 뛰어들었기 때문에 인근 시민들이 관망만 하고 있는 듯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훌륭한 일을 한 경찰이기에 표창이 수여되는 것이고 또 자연히 다음 인사 이동때 그에 따른 보상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위험한 순간에도 망설임없이 뛰어든다는 것은 경찰이라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생명에 위협이 되는 만큼 자연스럽게 몸이 움츠러들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경찰의 임무와 신분을 떠나 어린 아이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멋진 일을 한 고진형 경장, 그리고 함께 출동해 노력한 홍준일 경위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