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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제38회 스승의 날, 교사들은 폐지 청원 중...어쩌다가 이렇게 됐나?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나, 바르거라~ ♬

 

 

어릴 적 스승의 날은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생각하느라, 편지를 쓰느라 바쁘면서도 작은 즐거움이긴 했다.

물론 선생님이라 해서 모두 훌륭했거나 교사로서의 책임과 직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스승"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는 굉장했다. 학창 시절 말썽꾸러기였던 나는 참 무던히도 혼난 기억이 많다.

 

그 중 몇 분이 기억에 남는데...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고교 때 담임이다.

고교 시절 무단으로 학교를 참 많이 안 갔었는데...참다 못한 담임에게 한번은 100대의 매를 맞은 적이 있다. 허벅지가 터져 피에 교복이 들러붙었었는데 그때 담임에게 복수할 생각도 했었다. 학년이 바뀌고 지금 생각해도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큰 잘못을 해 퇴학을 당하게 되었다.

 

당시 새로운 담임은 그 동안 봐줄만큼 봐줬다면 퇴학을 시킨다 했고 나는 자퇴로 해달라고 했다.

그때 교과 교사들과 그때 담임이 찾아와 새 담임을 설득했다. " 비록 얘가 공부도 안하고 학교도 잘 안나오지만 성격이 나쁜 애는 아니다. 심성은 착하지 않느냐? 아직 10대라 멋모르고 그러는 걸 교사가 포기하면 안되지 않겠느냐?"며 설득했고 결국 나는 1개월간 학교 내 봉사, 근신으로 마무리 되었다. 세월이 지나 그때 담임 선생님과 만나 술 한잔을 나눈 적이 있 내게 그러셨다.

 

- 너 가르칠 때는 그래도 참 재미있었다. 너는 공부는 비록 안하고 학교도 자주 도망쳤지만 그래도 친구를 생각하고 배짱도 있었지. 그게 마음에 들었

  었다. 너 잡으러 돌아다닐 때도 재미있었고, 요즘 애들은 겉멋만 들었지 배짱도 없고... -

 

이제 성인이 되어보니 나도 당시 선생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졌음은 물론이다.

 

무너진 교권, 교사들의 안일한 인식 등 더이상 스승의 날은 무의미해졌다.

교사가 학생을 성희롱하는가 하면 학생이 교사를 성희롱하기도 하는 교육 현실, 안타깝다.

 

"사람이 바뀌면 룰도 바뀐다."라고 했다. 우리가 어릴 때는 교사가 체벌을 해도 그것이 어느 정도까지는 당연시되었고 또 감히(?) 대들 수도 없었다.

그래서 제자가 잘못했든 교사가 잘못했든 서로 사과를 하고 훈훈하게 마무리 되는 사례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교사가 여학생들 앞에서 성적인 농담,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학생이 여교사를 성희롱, 성추행하는 등 문제가 많아졌다. 조금만 주의를 주어도 대들거나 교사를 폭행하는 기사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스승의 날 행사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서로가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상대의 잘못만 논하는 현실에서 말이다.

 

교사들은 스스로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단다.

카드 1장, 꽃 한 송이도 마음 편히 받을 수 없고 오히려 부담된다는 뜻이다. 물론 그 원인과 심경은 이해된다.

또 생각해보면 5월의 스승의 날은 사실 의미가 없다.

새 학기가 되고 고작 2~3개월만에 새로운 스승에게 무엇이 감사하고 고맙다는 것인가? 서로에 대해 별로 아는 것도 없는데 말이다.

 

 

 

 

스승의 날을 기릴 것이라면 차라리 겨울방학 전으로 변경해야 맞다고 생각한다.

한 해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육한 그 공로를 기리고 학생들은 잘 가르쳤는지, 스스로 떳떳한 스승이라 할 수 있는지 돌아볼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