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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싸이월드 3월 재오픈, 암호화폐를 이용한 추억 팔이 나서나?

1세대 SNS 싸이월드가 3월 중 서비스 재오픈을 예고했다.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미니홈피 열풍이었다.

싸이월드가 내놓은 미니홈피는 당시 블로그를 제치고 범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꾸미기가 손쉽고 음악을 자유롭게 탑재할 수 있다 보니 꾸미는 재미, 음악을 듣는 맛으로 너나 할 것 없이 미니홈피를 개설했다.

특별히 꾸밈은 없지만 음악만 듣는 회원들도 꽤 있을 정도였다.

 

꾸미기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 '도토리'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고 봐도 무방했다.

친구, 연인, 선후배 사이에서도 선물대신 도토리를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전해주는 도토리는 그야말로 효과만점이었다. 그만큼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대박 of 대박이었다.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싸이월드가 서서히 힘을 잃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였다.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싸이월드의 대처는 미온적이었고 곧 다양한 SNS들이 나왔다. 싸이월드처럼 특별히 꾸미지 않아도, 음악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었다.

 

싸이월드가 '꾸밈 기능"으로 대박이 났던 건 사실이었지만 그 꾸밈 때문에 이용자들의 스트레스도 엄청났던 게 사실이었다. 꾸미는 하나 하나가 모두 매출로 이어지다 보니 싸이월드 측에서도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겠지만 말이다.

사실상 회원 유입과 도토리 매출이 전부였던 싸이월드는 빠르게 대중들에게 외면 받기 시작했다.

 

그 후 프리챌, 삼성 등으로 경영권이 넘어가기도 했고 임금 체불 소송까지 이어졌다. 그때만 해도 대중들은 "그래도 싸이월드였는데 살아나지 않을까."하는 기대 심리가 있었다.

하지만 2019년 싸이월드는 재개 된 줄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정도로 존재감없이 등장했다가 다시 자취를 감췄다.

 

 

 

부정적 인식이 더 많아진 싸이월드, 아직도 과거 영광에 도취됐나?

 

설문조사에서 보면 싸이월드의 재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싸이월드는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로 부터 운영권이 싸이월드Z로 넘어갔다. 싸이월드Z는 스카이이앤앰 등 5개 기업이 결합해 만든 법인체이다. 이들은 3월 중 기존 싸이월드를 정상화하고 모바일 3.0 버전 역시 공개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미 암호화폐 기술까지 개발해 둔 상황이므로 딱히 싸이월드Z는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큰 고민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중들이 바라보는 싸이월드는 사실 "출시하지 않았으면..."하는 반응이다. 2019년 조사 된 자료에 따르면 67%가 넘는 이용자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봤으며, 재출시 된다 해도 한 두번 정도 이용할 것 같다는 응답이 절반에 육박할 정도였다. 이는 사실상 미니홈피에 저장 된 개인 정보, 자료만 백업하겠다는 의미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이미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 수년 동안 SNS 최강자 자리를 놓고 다투던 제품들이 아직도 건재한 것도 이유겠지만 굳이 과거의 영광스러운 수치때문에 다시 나올 필요가 있는냐는 해석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작 추억팔이에 기댈 생각이라면 아예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미 익숙하고 또 지인들과 연결 고리가 구축되어 있는 SNS 판에서 다른 걸 이용하고 싶은 생각은 없을 것이다.

물론 추억과 감성에 끌려 몇 번 정도는 가상 도토리를 구매하겠지만.

 

이 같은 부정적 반응의 또 다른 이면에는 싸이월드Z의 발언도 한몫하고 있다.

월드Z 측은 "이미 기술적으로는 2주면 재개가 가능하다. 다만 회원 유입 증가에 따른 조치로 내부테스트 기간 2주를 거친 후 출시할 예정"이라 밝혔었다.

 

 

감성,추억팔이로 끝낼 것 같은 싸이월드, 영광과 추억은 묻어 둘 때 빛나는 것임에도...

 

 

재등장 이후 딱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진 못했지만 서비스 재개를 준비하면서 많은 기술을 개발, 적용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여건과 상황은 또 다르다. 더불어 인스타그램 역시 과거만 못한 회원 수 때문에 최근 새로운 기능을 속속 적용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2019년 완성해 둔 버전을 그대로 출시한다는 게 과연 올바른 판단일지 궁금하다.

 

싸이월드Z 측은 회원 수 3,200만명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 무의미한 수치이다.

그렇게 본다면 과거 네이버 역시 국민 4명당 1명이 이용하는 엄청난 검색 포털이었으나 현재는 다음 카카오에 밀리는 게 사실이다. 과거의 영광과 회원 수에 집착하는 것보다 지금의 시장,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시장을 내다보고 조금 더 준비를 한 뒤, 출시하는 게 어떨까 한다.

지금 내놓아봐야 글쎄....내가 볼 땐 아니다에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