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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소식

쇼트트랙 최민정 "심석희와 경기, 훈련 모두 스트레스.." 심경 고백

쇼트트랙 국가대표 간판 선수 최민정 (좌), 심석희 (우)

 

 

논란이 뜨겁다. 심석희 선수가 진천 선수촌에서 퇴소 조치가 되고 사과문까지 게재했지만 동료들에 대한 욕설과 비난, 라이벌 선수 응원 등 심석희 선수의 당시 언행에 대해 실망한 언론과 국민들이 많을 것이다.

현재 협회 차원에서도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고 당사자인 최민정 선수의 소속사 올댓스포츠 측에서도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 그리고 심석희 선수에 대한 날카로운 면을 숨기지 않았다.

 

최민정 선수 측은 심석희 선수의 문자 논란에 대해 "솔직히 심석희 선수와 훈련을 하는 것도, 같이 경기를 뛰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고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라며 앞으로도 심석희 선수와 함께 경기나 훈련을 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 꺼리는 모습을 내비쳤다.

 

연령대도 비슷하고 모두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부분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선수들이다 보니 사실 훈련장이나 대회에서 마주치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최민정 선수도 뛰어난 기량을 갖춘 대표 선수지만 심석희 선수도 이대로 선수 생명을 포기하라 하기엔 아직 선수로써의 생명이나 기량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협회 측에서도 섣부른 판단, 징계 조치에 있어 난감한 것이 사실일 것이다.

 

 

 

제2의 빅토르 안이 될 수도 있다, 잘못은 잘못이기에 비난은 할 수 있지만 제대로 해야

현재 심석희 선수가 고의로 최민정 선수와 충돌한 게 아니냐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공과 적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잘못한 일에는 그에 맞는 처벌을 받는 것도 사람이자 선수의 도리일 것이다.

문제는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마 지금도 그저 정의감에 불타 심석희 선수를 맹비난하는 정신적으로 부족한 댓글러들이 있을 것이다. 잘못한 것은 사실이니 어느 정도의 비난은 심석희 선수가 각오해야 할 부분임이 맞다.

 

최민정 선수에게는 다소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심석희 선수가 쇼트트랙을 시작하고 협회나 코칭 스태프들이 그녀에게 가했던 가혹행위를 놓고 본다면 무조건 심석희 선수만을 비난하기란 어렵다. 일종의 관행, 관습이라는 이유로 방치한 협회도 문제이고 어린 선수를 다독이고 잘 가르쳐야 할 코치라는 것들은 성OO이나 일삼고 체벌, 교육의 일환이라는 명목으로 폭행을 일삼았던 것도 사실이다.

 

한때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 현재는 빅토르 안만 보아도 그렇다.

그가 조국을 버리고 굳이 러시아로 귀화해 러시아의 대표선수가 되고 은퇴 전까지도 메달을 획득한 것만 봐도 우리나라 스포츠 종목의 협회, 그리고 지도자들이 얼마나 무능하고 멍청한 옛 방식에 심취해 있는지 알 수 있다. 

 

심석희 선수도 고백했지만 사실 누구나 2018년 평창올림픽 이후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코치에게 당한 일화들이 공개됐고 재판이 열렸던 것만 봐도 다들 알 수 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가 당했던 그 일들이 과연 심석희 선수에게는 별 일이 아니였을지 말이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픔과 고통, 상처가 단지 조재범이 재판을 받아 징역을 산다고 해서 없던 일이 되고 말끔히 나아지는 건 아닐 것이다.

 

그저 피해지인 최민정 선수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심석희 선수의 당시 언행을 조금은 이해할 듯 하다.

솔직히 누구 하나 그녀를 진심으로 위로하고 대했을까. 그저 그녀가 메달을 획득해오는 것에만 열광했고 그녀의 아픔은 뒷전인 채 그녀의 플레이만 환호했을 것이니 말이다.

 

 

 

쉽진 않겠지만 용서와 화해로 다시 한번 그녀들이 금빛 질주를 하게 되길 바라본다.

 

 

협회 역시도 모두 개선되어야, 조사만 생각하지 말고 철저히 반성하시길

 

우리나라 선수 협회나 스포츠 종목 협회에 대한 인식은 매우 좋지 않다. 솔직한 말로 물론 그 분들도 나름대로 현역 시절 최선을 다한 선수였을 것이고 그 분야에 있어 존중 받아야 할 분들인 것은 맞다.

하지만 선수 때도 별 볼일 없던 분들이 은퇴 후 원로랍시고 감투 쓰고 앉아서 갑질, 거들먹거림이나 한다고 생각하는 건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또한 실제로 그런 협회나 연맹에 취업을 지원해 가서 보면 정말 거지같은 급여 체계를 알 수 있다.

명목상으로는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다는 소똥 씹어먹는 소리를 하고 있지만 사실 잉여들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고.

심석희 선수의 언행이 어떤 이유로든 잘못 된 부분은 맞기에 적절한 처벌, 그리고 반성의 시간을 주어야 하는 건 맞겠지만 필요 이상의, 감성적인 처벌이나 비난은 자제되어야 한다.

 

단지 우수한 선수를 외국으로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계산보다는 그녀가 선수로써 국가 임미지에 기여한 부분이 컸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에 말이다. 동료 선수에 대한 험담을 했다고 죽을 죄를 지은 것은 아니다.

심석희 선수에게도 한번의 기회는 더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