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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수주 물량 쌓였는데 일할 사람 없다? 조선소 구인난, 대체 왜 안 갈까?

전 세계 수주 물량의 70% 이상을 확보하면서 다시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조선업계, 하지만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한때 조선소 근무는 억대 연봉자들의 집합소였다고 한다.

오죽하면 동네 개들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업계는 호황을 누렸고 지역 상권은 발전했다.

평생 갈 줄 알았던 평화로운 시대는 코로나-19로 인해 조선업계의 타격이 이어지면서 무너져 내렸다. 수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조선소들은 근로자들을 해고해야 했다.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된 근로자들은 모두 살던 터전을 떠나 전국으로 흩어졌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으로 근로자들의 노조 조합의 이기심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우리 사회의 인식과 기업 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 기업들의 이기주의가 근로자들과의 격차를 만들고 불신을 조장해 결국 노조는 사측과의 싸움을 통해 권리를 획득해야 한다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뜻이다.

 

 

 

조선업 호황임에도 구인난 이유, 필요하면 뽑고 필요없으면 쫓아내는 인식이 문제

 

조선소는 일단 부지만 넓다고 해서 지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해안가에 인접해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조선소는 해안 지역에 밀집해 있다. 자연히 지역적 특색이나 폐쇄성이 강하고 일반적인 공장과는 다른 점이다. 예를 들어보자. 만약 당신이 직장을 구한다고 가정한다면 평택에 있는 삼성 공장과 해안지역에 있는 조선소 중 어느 곳으로 갈 것 같은가. 임금 격차를 떠나 일단 이동이 편리한 공장 쪽으로 생각이 기울 것이다. 

 

두번째로 임금격차 수준도 한 몫하고 있다고 한다. 평택, 용인에 있는 대기업 공장의 경우 조선소보다 평균적으로 30% 정도 이상의 임금이 더 많고 복지 수준도 좋다고 한다. 

 

세번째로는 바로 근로 안정성에 있을 것이다. 임금, 지역을 떠나 근무 환경, 즉 안정성을 말하는 것이다.

조선소는 수주가 없으면 바로 해고 당할 가능성이 높고 이직 또한 쉽지 않다. 다른 조선소도 비슷한 상황일텐데 이직인들 쉬울까. 엄연히 일반적인 제품 공장, 전자기기 공장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 환경에 누가 지역으로 이주를 하여 터전을 내릴 생각을 할까. 단순하게 기업의 이념이나 이익적 계산만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

 

 

평택 삼성공장과 조선소의 임금 격차는 30%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그 외의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구인난은 조선소를 운영하는 기업들의 잘못이라고 봐야 하는 이유이다.

또한 알려진 것과 다른 근무 형태, 임금 격차 등도 구직자들의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다. 400만원을 받는 줄 알고 지원했는데 290만원, 320만원을 받는다고 하면 과연 기반도 없는 지역에서 거주가 안정적일 수 있을까.

조선소는 호황이라는 말에 지역 물가는 고공가를 기록할 것인데 말이다.

 

한 마디로 말해 지역적 특색을 갖추지 못했고 그에 맞는 시스템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무조건 " 수익이 감소했는데 인력을 유지하라는 것이냐 "라는 측면으로 구인난을 바라본다면 해결책은 생길 수 없을 것이다. 세계 1위의 조선기술 따위는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근로자들에게는 그리 중요한 타이틀이 아니다.

 

 

 

국내기업들의 보다 확실한 근무환경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

 

 

| 회사가 힘들어지면 연봉을 일시적 하향하더라도 인력풀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

 

대부분의 근로자들도 회사의 사정 정도는 알 수 있다. 뜻하지 않은 불황으로 일감이 급감하면 직원들은 해고의 두려움이 생겨난다. 연봉을 조금 낮춰서라도 남아있길 바라지, 회사 어려우니 당장 다른 곳으로 이직해야겠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또한 회사는 100% 인력으로 제조하는 시스템보다는 일부 자동화를 통해 위기 상황에 대한 대비를 마련해야 한다.

 

1997년 IMF 이후 대한민국에서 평생직장이라는 단어는 사라졌다.

무조건 사주의 말을 잘 들으면 안정적인,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회사만의 입장만 강요한다면 과연 그 회사가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을까. 좋은 회사라고 소문이 나면 인력은 모여들게 되어 있지만 나쁜 회사라고 소문이 나면 인력은 모이지 않고 빠져나가기 마련이다.

 

근로자 개개인에게 맞추라는 의미가 아니다. 직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일시적인 인력 공백은 발생할 수 있어도 장기적인 고용 불안은 해소될 것이다.

구직자와 회사가 모두 자신의 입장만 고집한다면 대한민국에서 구인난은 절대로 해소될 수 없을 것이다.

" 누가 그걸 모르냐? "같은 멍청한 소리를 할 시간에 해결책을 생각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