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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부모들 푸념 " 자식 낳지 말아라. ", 누가 이기적일까.

최근 부모들 중 자녀 양육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인권 윤리가 강해짐에 따라 이제는 부모 자식 간에도 벽이 생겼다.

부모라도 인생에 개입해서는 안되고 부모는 자식에게 해주는 것을 희생이라 여기는 세상이 됐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을 위해서라면 불길 속에도 뛰어들 준비를 하지만 부모도 부모의 역할이 처음이다 보니 때론 올바르지 못한 생각, 행동을 할 때가 있을 것이다.

 

부모 세대와 요즘 아이들 세대는 분명 다르다.

자기중심적이고 예의보다는 자신의 기분을 우선시하며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베푸는 것에는 인색하다.

혹자들은 부모 자식간에도 give&take라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일방적인 사랑인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말을 안 듣거나 행동에 실망을 하면 늘 " 너도 나중에 부모가 되어봐야 내 마음을 알지. "라고 말을 하곤 한다.

 

 

 

남도 아닌 내 핏줄에게 해주는 것이 희생일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희생이라 여기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나처럼 " 당연한 거지. "라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그것이 희생이라 생각한다면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연애 때 남자친구에게 그 수 많은 것들을 바라던 것은 그럼 대체 무엇일까. 그 당연하다는 것도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희생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받는 건 당연한데 주는 것을 희생이라 여긴다....사실 이해가 좀 되지 않는다.

하물며 그 대상은 남도 아니고 바로 자신이 사랑해서 낳은 자식이니 말이다. 

 

물론 자녀가 말을 듣지 않거나 기대와 달리 엇나갈 경우 화가 나고 서운해 하는 것까진 당연한 감정이라고 본다.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 역시 그 자녀가 훗날 부모가 되면 또 자신의 자식에게 비슷한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게 인생의 순환이니까.

 

 

 

남의 자식도 아닌 자신의 자식에게 하는 것도 희생이라 여기는 부모들, 자신들의 부모에게 그 희생을 당연시받고 컸을텐데...

 

 

자녀는 원래 자신 밖에는 모른다. 부모가 해주는 지원은 모두 당연한 것이라 여긴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빨래해주고 깨워주고 아프면 밤잠 설쳐가며 간호해주는 것도 당연하게 여긴다. 결혼해서도 사실 철이라는 게 쉽게 들지 않는다. 집값도 보태줘야 하고 생활비도 보태줘야 하고 돈이 부족하면 이자없이 무상으로 돈도 지원해줘야 한다. 그게 자식이 부모에게 느끼는 사랑의 표현이고 당연한 권리이며 책임이라고 생각하니까.

 

나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자녀가 없지만 조카는 수없이 봐왔고 키워봤다.

입학하면 가방 사주고 밥 사주고 용돈주고...

조카지만 아깝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나는 조카의 부모 ( 내게는 친척형제들 )에게 용돈 한번 받아 보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심지어 친조카도 평소 연락 한번 안하다가 필요한 게 있거나 갖고 싶은데 부모가 비싸다고 안 사줄 때면 내게 연락을 해온다. " 삼촌~~~ "이라는 어리광과 함께.

나이도 별로 차이나지 않는 친형이 내게 뭘 해준 것도 없지만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나이에는 원래 그게 당연하니까. 나도 그랬고 부모님들도 어렸을 땐 그랬을테니까.

 

 

 

어르신들은 자녀의 7살때까지 기억으로 평생 키운다고 한다.

 

 

| 어머니 생전에 내게 해준 말씀. " 아기 때 귀여운 재롱보고 평생 키우는거지. 그때 느낀 감정으로... "

 

어머니가 좀 일찍 돌아가셔서 내가 철든 척(?) 이러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어렸을 때 부모 말이라곤 절대로 듣지 않았던 아이였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때 무언가 사달라고 말했는데 사주지 않으면 나는 곧바로 발코니로 달려가 난간에 다리를 걸치고 말했다.

 

" 나...힘 빠질라고 해...떨어질지도 몰라... "

 

학교 다닐 때는 하지 말라는 짓은 다하고 다녔다. 부모님은 선생님께, 친구 부모님께 싹싹 빌어야 했고 퇴학 서류에 동의를 하러 불려오기도 했었다. 성인이 돼서 한번 여쭤 본 적이 있었다.

 

" 나 어릴 때 키우기 편했지? 즐거웠지? "

" 아니....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진짜 뭣 모르고 키운거지.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 하면 난 너 버린다. "

" 그런데 어떻게 참고 키웠어? 그때 그냥 버려버리지? "

" 너 아기 때 재롱떨던 모습, 그 기억 하나로 키우는 거야. "

" 그게 가능한가? "

" 부모가 다들 그럴걸. 아무리 말 안 듣고 나쁜 짓을 해도 아기 때 사랑스러웠던 기억 하나로 버티는 거지. "

 

 

아마 모든 부모가 그럴 것이다.

처음 아이가 태어났을 때 유리 너머로 보이는 자신의 아이의 모습.

천진난만한 미소와 소중한 존재라는 기억 하나로 오늘도 자녀를 위해 묵묵히 부모로서 책임감을 수행해 나가는 게 아닐까.

그들에게 그건 희생이 아닐 것이다. 더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이지...

자식 낳지 말라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그렇게 느낀다면 당장 본인의 자녀부터 쫓아내고 그러시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