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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현직경찰의 호소 " 주취자 못 본 척 해주세요. ", 과연 이게 정상적일까?

취한 시민을 깨워 귀가 조치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

 

 

 

 

인권, 인권 운운하다 보니 나라가 제대로 미쳐 돌아가고 있음을 느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물론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공무원들이라고 해서 무조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애써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공무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사람으로, 국민으로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이 있을 것이다. 다만 직무에 맞는 사고 방식은 갖추어야 하지 아닐까 한다. 특히 공무원이라면 말이다.

 

현직 경찰관이 인터넷상에 " 주취자, 못 본척 해주시면 안될까요? "라는 호소 글을 올렸다고 한다.

현직 경찰이라고 하니 기사 제목만 보면 경찰 자격조차 없는 한심스러운 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혹자들은 이런 포스팅을 올리는 내게 " 당신이 경찰이라면 좋겠나? "라고 되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논리로 모든 문제를 생각한다면 나라는 더 미쳐돌아갈 것이다. 예를 들어 근무, 복지가 그리 불만이면 회사를 관두고 대기업이나 공기업으로 입사하면 아주 간단한데 왜들 난리일까?

자신이 사장이라면 불만만 갖는 직원들을 위해 다양한 복지, 고연봉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

 

 

 

 

현직 경찰 " 주취자..제발 못 본 척하고 신고하지 말아주세요. " 호소글

 

한 직장인 인증 온라인 커뮤니티에 ' 길에 술마신 것 같은 사람이 누워있을 때 신고하는 번호 '라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경찰청 인증을 한 작성자가 " 주취자 신고하지 마시고 모르는 척 해달라. "라는 글을 달았다고 한다.

경찰이라고 밝힌 A는 " 주취자 신고는 공동대응이라 112에 해도 경찰, 소방서에서 출동하고 119로 해도 마찬가지. "라고 설명하면서 " 출동한다고 해도 다같이 멍 때리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다. "라고 적었다.

더불어 " 주취 신고로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119 인력과 범죄 예방에 나서야 할 112 인력이 긴급한 현장에 출동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현직 경찰관에 의하면 주취 신고는 공동대응이기에 경찰, 구급대가 같이 출동한다고 한다.

 

 

 

마치 글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에 생명, 범죄예방에 나서야 할 인력이라고 덧붙인 듯 하다.

정말 저런 사람이 현직 경찰이라는 점에서 안타깝고 누군지 알게 되면 반드시 파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차원적으로 생각해보면 경찰관 A의 주장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주취자라고 해서 소중하지 않거나 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

단지 " 네 가족이 만약... "같은 멍청한 논리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주취자 신고에 몇 명의 경찰관, 소방 구급 인력이 투입되는진 모르겠지만 주취자 신고가 왔다고 해서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한다는 건 시스템의 문제일 뿐이다.

시스템을 고치고 대응 매뉴얼을 바꾸면 해결 될 일을 신고하지 말아달라니 제 정신인지 묻고 싶다.

저런 경찰관들의 직급이 올라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생각이 저렇게 무능해서 어떻게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것인지 정말 의문이다.

 

또한 단지 '주취'라는 부정적 어감과 인식을 이용한 저런 선동적인 글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술을 먹고 행패, 난동을 부리는 주사와 길이나 공공장소에 널브러진 주취자를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사회와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면 안되겠지만 누구나 살면서 한 두번의 실수, 타인을 향한 민폐짓은 하면서 사는 것도 사회의 순리가 아닐까. 당장 자신이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다 훗날 자신이 그런 상황에 놓여져 112,119의 대응이 늦어져 범죄를 당한다면 그때는 또 무어라 떠들 것인가.

 

 

 

 

신고는 피해와 범죄 예방의 목적,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는 게 정답이 아닐까.

 

나도 술을 마시는 편이지만 그래도 주사는 없는 편에 속한다. 술에 취하면 잠이 들어 지하철을 타고 빙글빙글 구간을 돌기도 하는데 대개는 택시를 타고 귀가를 한다. 다만 길에서 술에 만취해 잠이 든 많은 분들을 경찰에 신고, 귀가 조치를 하게 한 경험은 있다. 나이도 다양했고 남여 구분없이 많았다.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얼어죽을까봐, 여름에는 범죄에 노출될까 봐..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신 건 잘못됐지만 참 함께 마신 지인들도 대단하다 싶을 때가 많다. 어떻게 길에 버리고 가는지....

그리고 만약 사고를 당해 큰 화를 당했다고 하면 그제야 눈물 흘리며 후회를 하는...가식적이게도 말이다.

 

 

 

호소의 취지는 잘 알겠지만 생명의 안전과 범죄 예방을 위하기 위함이 더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경찰 A의 말대로 단순한 주취자 때문에 더 심각한 사건, 사고 현장에 출동하지 못한다는 건 시스템상의 문제이다.

그리고 어느 신고가 더 긴박한지 분간 못한다는 건 해당 공무원 체제의 무능이고 말이다.

A의 논리대로라면 화재, 납치, 강도, 강력 성범죄 등 중범죄나 사고말고는 신고를 하면 안된다. 어떤 긴급한 일이 발생할 줄 알고 섣불리 신고를 하나. 그렇다는 건 이태원 사태같은 일이 있어도 공권력을 불러서도 안되는 거 아닌가.

그러니 신고하지 말고 못 본 척 해달라는 경찰, 정말 제 정신인지 묻고 싶고 그런 생각으로 직무에 임할 생각이라면 차라리 공익을 위해 하루 빨리 그만두고 사기업에 취업하시길 부탁드린다.

 

우리나라의 모든 공무원들이 모두 많은 노력과 희생 정신을 가지고 업무에 임한다는 건 잘 알고 있다.

또한 다른 강력 사건, 사고에 비해 주취자 신고가 상대적으로 하찮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고와 범죄는 순간에 벌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미연에 그러한 일들을 방지하기 위해 신고를 하는 것이다.

 

술먹고 길에서 죽으면 " 그러게 누가 술 처먹고 길에서 자빠지래? "라고 할 것인가.

술 마시고 길에서 잠들면 죽거나 범죄를 당해도 당연하다는 논리인가.

일단 출동한 후 더 긴급한 사건, 사고가 오면 그 현장으로 가면 되는 일이다. 물론 이러한 인식과 매뉴얼이 작동되려면 경찰이나 소방서 등 일선 기관에 그에 맞는 행동 매뉴얼이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솔직히 저런 말같지도 않은 글에 공감이 눌러졌다는 게 더 어처구니가 없다. 꼭 저런 글에 공감 누른 분들이 대개 민폐짓이 더 쩔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