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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충북 음성 무극버스터미널, "현금 승차하세요." 주민들 불편

충북 음성군 금왕읍에 있는 무극공용시외버스 터미널

 

 

"발권은 안됩니다. 현금으로 기사님께 직접 드리세요."

 

버스표를 구입하려던 주민들은 매표소 직원의 말에 고개를 꺄우뚱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나서서 체크카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고 대다수의 국민들 지갑에서 현금이 사라진 요즘 시대에 버스 요금을 현금으로만 지급하라는 말이니 말이다.

 

당장 버스를 승차해야 할 지역 주민들은 문의, 항의를 할 시간이 없었다. ATM기나 인근 은행, 편의점에서 서둘러 현금을 만들어와야 했기 때문이다.

 

 

| 현금찾아 이리저리, 인근 편의점도 "너무한다." 울상

 

버스 요금을 지불하기 위해 현금지급기나 은행을 찾아야 하는 주민들의 불편도 원성이 높지만 인근 편의점에서도 "정말 너무들 한다."는 원망섞인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일부 사람들이 500원짜리 껌 하나를 사고는 5만원짜리 지폐를 내놓는다는 것. 물론 이유는 버스 대금을 지불하기 위한 용도이다.

 

그러다 보니 1,000원도 안되는 소액 물품값을 거슬러 주기 위해 다량의 만원권,천원권, 동전을 준비해야 하는 실정이라는 것. 심지어 거스름 돈이 당장 부족해 오히려 편의점에서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잔돈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된다는 것이다.

 

가격을 떠나 모든 손님에게 친절해야 하고 거스름 돈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편의점의 목적이긴 하지만 너무 많은 고객들이 물건값 대비 고액의 지폐를 내놓는 통에 어려움이 많다는 하소연이다.

 

 

무극공용시외버스 터미널 모습

 

 

| 대금 결제 미뤄지자 화난 버스 업체, "경영적자 때문에 별 수 없다." 금왕터미널(주)

 

지역 주민들의 이런 불평, 불만에도 정작 문제의 원인인 금왕터미널과 버스 업체는 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버스 업체는 승차권 판매액 중 수수료 10%를 뺀 나머지 대금을 지급받는다. 하루 이용객 1,300여명인데다 운행 노선만 시외 13개 노선, 농어 29개 노선을 운행 중에 있다.

 

그러나 금왕터미널 측에서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경영 악화로 어렵다."는 이유로 1억 6천만원 정도의 버스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것. 이에 버스 업체는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직접 버스 요금을 받기로 한 것인데 운전 기사가 직접 요금 수령을 하다보니 그에 따른 어려움도 많다는 것이다.

 

일일히 잔돈을 거슬러줘야 하는 점, 운행 목적지와 요금 대조 확인 등 일일히 처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항변이다. 하지만 금왕터미널 측도 할 말은 있다.

무극 버스 터미널은 2015년부터 금왕터미널(주)가 인수해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3년동안 매월 3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하자 터미널 리모델링 계획을 세우게 됐다.

 

1층은 기존 시외버스터미널의 기능을 그대로 갖추고 총 20층 규모의 복합시설을 갖춘 터미널로 완공하겠다는 계획서를 군청에 제출했지만 거부당했다. 허가가 떨어지면 투자 대출을 통해 새 터미널로 재건축하겠다는 계획이 무산되자 더 이상은 손을쓸 방법이 없다는 의미이다.

 

이에 음성군은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임시 버스 정류소를 운영 할 방침이다."라며 "터미널 사업자가 계속 승차권 판매 대금 결제를 미룬다면 행정처분을 할 것"이라 밝혔다.

 


솔직히 지역 주민들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될 것이지만 금왕 측의 입장도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다. 갈수록 지역 주민의 인구 감소, 터미널의 복합시설 미흡으로 이용객은 줄고 적자가 지속되다 보면 아무리 지역 주민을 위한다지만 사업이 어려울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과거에는 인구 이탈율이 적다 보니 한 지역에서 독점식으로 운영하다 보면 큰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요즘은 그것도 아니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