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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그램 폐지시킨 전설의 방송 - 미녀들의 수다 "루저"사건

2006년 KBS 프로그램 중 인기리에 방영됐던 <미녀들의 수다>

 

 

요즘에도 외국인들이 예능에 나와 서툰 한국어, 문화적 차이로 인해 겪는 해프닝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있고 또 다양한 외국인들의 생각을 엿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2006년에도 KBS에서 이 같은 시도를 한 적이 있었는데 원래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지만 반응이 좋자 정규 편성되어 2006년 11월부터 정규 편성 된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가 그것이었다.

 

MC 남희석의 진행으로 세계 각국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 거주인들이 출연해 다양한 문화와 생각, 그리고 한국에서 겪는 신선한 체험기 등을 보여주던 이 프로그램은 2009년 11월 9일 "미녀, 여대생을 만나다"편으로 인해 크나 큰 곤욕을 겪게 된다. 외국 미녀들과 한국 여대생들이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마련 된 특집 방송이었지만 한국 여대생들의 그릇 된 이성관이 대두되면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 날 발언 된 "키 작은 남자는 루저"발언은 전 국민을 허탈하고 분노케했으며 다양한 패러디물이 양산되었고 급기야 해당 발언을 한 이동경, 문영인, 빈혜경, 최한빛 등 4인방은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이도경과 문영인은 사실상 대학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해당 대학교 홈페이지에는 성토의 글이 빗발쳤고 빈혜경과 최한빛도 많은 비난을 받아야 했다. 특히 최한빛은 트랜스젠더였기 때문에 그와 관련 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여대생들은 남자의 데이트 부담에 대해 당연, 키가 커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쏟아냈다. / 자료 : 당시 방송 화면

 

 

| 2009년 11월 9일 <미녀들의 수다> - "키 작은 남자는 루저" 사태

 

사실 이 방송 전에도 당시 사회적으로 비슷한 인식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들의 발언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것은 단순히 사회적 인식을 대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여자니까."라는 전제를 가정해놓고 "남자니까 데이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리고 키가 작으면 안된다."는 발언을 했던 것.

 

또한 주 화제는 데이트와 남자의 키였던 것도 문제를 일으키는 데 한 몫을 했다.

대학생들인만큼 세계 각국의 대학생들의 애환이나 고민거리를 소통하기 보다 오로지 "데이트, 외모"에만 국한 되어 이야기를 꺼냈던 것. 실제 같이 출연했던 유명 명문대 여대생이 "공부할 게 많아 가방이 늘 무겁다."는 질문을 말하자 국내 여대생들의 분위기가 싸해지기도 했다.

 

실제 당시 인하공전에 재학 중이던 문영인이 "외국 여대생들을 보면 백팩을 주로 하던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묻자 외국인 미녀들은 "학생이 공부를 해야 하니까 백팩을 매는 것이지, 그럼 뭘 매야 하나?"라고 되물어 문영인을 뻘쭘하게 만들기도 했다.

 

최한빛은 "남자를 만나러 나가는 순간부터 여자는 꾸미는 비용이 소모된다. 따라서 당연히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내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고 이에 외국 미녀단들은 "데이트 해주는 알바냐?","자기 만족을 위해 꾸미는 걸 왜 남자에게 전가하는지 의문"이라 일침을 가했다. 가장 큰 충격 발언은 "남자가 아무리 잘 생겨도 키가 작으면 오만정이 떨어진다."라며 "남자의 키는 경쟁력이다. 키가 작으면 루저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이었다.

 

외국 미녀단들은 그 발언에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고 사랑이 우선이 아닌 조건이 우선시되는 한국 사회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또한 "키는 한 부분일 뿐, 상대의 다양한 매력과 장점을 봐야 한다."라고 조언하기도 했지만 이는 여대생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당시 외국미녀단들은 경악과 함께 다양한 충고를 했다. / 자료 : 당시 방송 화면

 

 

물론 외국미녀들이 한국 여대생들에 대해 무조건 공감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미녀들은 "물론 잘 생기고 키카 크면 좋은 점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랑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라며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한국 사회를 꼬집었다. 더불어 "여자라고 무조건 바라는 성향을 갖는 건 안 좋다. 바라는 만큼 스스로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나는 여자니까 무조건 바라야 한다는 건 비상식적 행동"이라며 상대에게 무언가를 요구만 하지 말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말 목을 조르고 싶었다. / 자료 : 당시 방송 화면

 

 

| 방송 후 전 국민 질타 "창피하다.", "같은 여자가 봐도 부끄러울 정도"

 

세계 유명 대학은 아니지만 방송에 주로 나와 발언을 한 여대생들의 출신 대학은 모두 한국에서는 알아주는 명문대였다.

제법 공부 좀 해야만 입학할 수 있는만큼 지성인다운 면모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수준 이하의 발언과 논리에 공분했던 것이다. 물론 당시 출연했던 여대생들이 한국의 모든 여대생들을 대표하는 것도, 모두의 생각을 전달한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들 앞에서 공부나 도전, 열정보다는 오로지 유흥과 꾸미기에만 혈안이 된 모습에 답답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마치 대학 = 놀고 먹는 기간 정도로 비춰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방송 후 여대생들이 보인 태도는 더 가관이었다. 당시 그녀들의 미니홈피에는 "나 당분간 잠수탈라고. 언니도 얼른 잠수타요. ㅎㅎ" 등과 같이 반성적인 태도보다는 이같은 관심을 즐기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더욱 공분을 일으켰다.

결국 이도경은 과거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는 등 성형 논란과 공격이 이어졌고 홍익대 서버가 마비 될 정도로 많은 이들이 비난을 퍼부었다. 동문들 역시 인터뷰에서 "같은 대학 동문인 것이 부끄러울 정도. 대신 사과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 후 그녀들은 인턴 취소, 취업 실패 등 각종 후기가 올라왔고 시험도 따로 보는 등 근황이 전해졌다.

이에 이도경 및 그녀들은 공개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지만 대중들의 싸늘한 반응을 돌리진 못했다.

 

특히 빈혜경은 2년 후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당시 일을 언급하며 폭풍 눈물과 함께 사과를 하는 등의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지금 이 분들은 어디에서 뭘 하고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