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재영이란 배우를 좋아한다. 물론 정준호도 좋지만 정재영이 출연한 영화는 거의 다 볼 정도로 믿고 보는 배우이다. 정재영은 외모에서부터 코믹적인 면과 카리스마를 두루 갖춘 배우라고 생각한다.
2006년 개봉한 영화 <거룩한 계보>는 정재영과 정준호가 모두 출연해 참 좋았다. 벌써 5번 정도 다시 본 영화이다.
< 거룩한 계보 >는 조직폭력배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사실 조폭의 삶을 그렸다기 보다는 세 남자의 우정을 그린 것에 가깝다. 이 영화를 두고 가슴 찡한 사나이들의 우정 영화라고 평가하는 네티즌들도 있지만 조폭 미화라며 비판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영화를 어떤 관점, 시각에서 보는가는 개개인의 자유이지만 나는 이 영화를 정순탄이나 동치성이 아닌 김주중의 시각에서 봐야 진정 제대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를 전반적으로 이끌고 나가는 것은 정재영이 맡은 동치성이란 인물이지만 말이다.
- 줄거리 -
치성, 순탄, 주중은 어릴 적부터 한 동네에서 함께 지내 온 친형제같은 친구들이다. 어른이 된 그들은 같은 조직에 들어가 조직을 위해 청춘을 바친다. 하지만 순탄이 먼저 조직의 일로 사형을 선고받고 치성 역시 조직의 명령을 수행하다가 7년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어릴 적 함께 해 온 형제같은 친구들이 모두 교도소에 간 상황에서 주중은 조직과 치성의 부모에게 최선을 다한다. 한편치성을 면회갔다가 순탄이 사형을 당하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 두목 김영희는 결국 치성을 제거하기로 결심한다. 순탄과 치성의 후광으로 조직 내 서열은 보장됐지만 사실 주중은 싸움 실력도, 배짱도 그리 두둑하지 못하다.
주중은 조직에서 치성을 제거하려는 움직임을 눈치채고 이를 막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지만...
| 친구를 동경했던 남자와 친구를 생각했던 남자의 우정
이 영화에 등장하는 조직은 사실상 순탄과 치성에 의해 성장한 조직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이미 순탄은 극 시작부부터 사형수로 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사실 그가 살아있다는 말을 들은 두목 표정의 변화에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순탄 역시 조직의 거래로 인해 사형수가 된 것이고 이를 알게 될까 두려워진 조직은 치성 역시 보내버리기로 결심을 하게 된 것.
이를 안 주중은 어떻게든 이를 막아보려 하지만 사실 그가 어쩔 도리가 없다. 순탄과 치성처럼 싸움을 잘하는 것도 아니기에 조직에서도 주중은 큰 걸림돌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조직과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 받고 싶었던 주중. 하지만 순탄과는 사이가 데면데면하고 그 사이를 채워주는 것은 치성이 유일했다. 순탄과 친한 치성, 그리고 주중과 친한 치성은 순탄과 주중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연결 고리인 것이다. 주중은 치성을 동경했고 치성은 친구들 중 유일하게 마음씨가 곱고 착한 주중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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