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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

2011년 강원도 양구 사건 - 군인 우습게 봤다가 큰 코 다친 이야기

군인은 나라를 지켜주는 안보수호 집단이지만 국내에서 군인에 대한 시선은 매우 낮다.

 

 

대한민국은 성인이 되면 대부분 군대에 징집돼 약 2년여간 군사 훈련과 국토방위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는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로 매우 신성한 것이지만 사실 한국에서 군인의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다.

시대 흐름에 맞지 못하고 냄새나는...대부분 "군바리"라는 비속어로 그들을 폄하하고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짙다.

한창 패기와 열정, 꿈, 하고 싶은 게 많을 나이인 20대 초반에 "조국 수호"라는 이름 아래 강제적(?) 징집을 당하는 것도 서러운데, 사회의 시선마저 응원과 감사보다는 멸시와 조롱이 많으니 누군들 가고 싶을까. ^^;;

 

물론 한국에서 군인을 쉽게 보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또 그것이 모병제가 아닌 징집제인데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병역의 의무를 이수하다 보니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외국처럼 모병제이다 보면 "스스로 자원해서 나라를 지켜주는 고마운 사람들"이기에 존경과 응원이 있겠지만 우리 나라처럼 "가고 싶든, 안 가고 싶든 억지로 끌려가는(?) 현실"에서는 딱히 그 감정이 없을 수도 있게 마련이다.

 

때되면 대민지원과 국민의 일상에 나와 봉사를 해주는 전투 집단.

오늘은 그 집단인 <군인>을 우습게 봤다가 큰 코 다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 2007년 중국 <진붜판>사건

 

2007년 중국에서 군인을 우습게 봤다가 폭망한 사건, 일명 '진붜판 사건'이 있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군인을 우습게 여겼다가 폭망한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그 유명한 2007년 진붜판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일대를 주름잡던 조폭단체가 군사령관을 우습게 봤다가 되려 조직이 와해 된 사건으로 유명한데 국내에서도 웃지 못할 사건으로 한때 큰 화제를 몰고 왔었다.

 

이런 웃지 못할 사건이 국내에서도 벌어졌다.

2011년 강원도 양구에서 벌어진 실제의 사건이었고 당시 사회의 큰 파장을 불러일으켜 양구 상인들이 전 국민적 지탄을 받기도 한 사건이기도 하다.

 

 

| 군인들을 호구로 봤다가 큰 코 다친 "강원도 양구 사건"

 

국내에서도 2011년 강원도 양구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 우측 사진은 당시와는 무관한 이미지입니다. )

 

 

때는 2011년.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의 이야기이다.

강원도 양구는 우리 국토 방위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지역으로 지금은 해체됐지만 당시 21사단과 2사단이 일대를 관할했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군인들이 외출, 외박 등을 나오면 부대 인근에서만 활동해야 했기 때문에 사실  군부대 인근 지역은 군인들로 먹고 사는 지역이었다.

군인들이나 면회 온 가족들은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들을 대상으로 한 물가 폭등이 생기기 시작했고 군인들을 호구, 봉으로 아는 지역 민심이 발생 된 것이다.

 

PC방 요금은 2,000원까지 치솟았고 식당 등 모든 물가가 꽤 비싼 축에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한 허름한 여인숙조차 숙박비가 10만원에 이르는 등 도저히 상식적으로는 보기 힘든 물가가 생겨난 것.

심지어 일반 고객용 가격표와 군인용 가격표가 암암리에 생겨나 군인들의 피해는 더 클 수 밖에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위수지역을 벗어날 수 없는 군인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고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이 얄팍한 군인들의 불만이 터지기 시작했다.

 

이때 결국 이 군부대와 지역 상인들간의 사이를 쫘악하고 갈라놓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바로 "군인 집단 폭행 사건"이었다. 당시 고교생 10여명이 어깨를 부딪혔다는 이유로 군인 2명을 집단으로 폭행한 것이다.

군인은 민간인에게 위해나 어떤 행위도 해서는 안되는 규정이 있어 일방적으로 병사들은 맞을 수 밖에 없었고 다행히도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장교가 이를 목격하고 폭행을 말린 뒤, 병사들과 부대로 복귀한다.

 

 

 

- "이젠 아예 X으로 봤단 말이지. 용서할 수 없다." 분노한 일대 2개 사단장 "외출외박 금지령" 선포

 

지역사회를 위해 여러모로 봉사와 지원을 나가는 부대였지만 호구로 보는 지역 사회에 병사들은 물론 간부들의 불만이 팽배할 무렵 터진 폭행사건. 이는 당연히 상급부대로 보고가 됐고 결국 사단장들도 이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부하들이 겪은 수모와 불합리함에 열받은 관할 2개 사단장들은 의기투합해 "외출, 외박 금지령"을 내리게 된다.

 

부득이 나가야 할 경우 부대에서 제공한 차량으로 터미널까지 이동을 시켜주었고 영내 PX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 시작했다. 워낙 지역 상인들의 바가지에 불만이던 병사들은 이를 철저히 따랐고 병사들의 외출, 외박으로 먹고 살던 지역 상인들은 서서히 매출이 급감하자 이를 항의하기 시작했지만 부대에서는 "상급부대에서 이렇다 할 명령이 하달되지 않아 뭐라 할 말이 없다."라며 상인들에게 돌아갈 것을 부탁했다.

 

 

당시 군과 경찰, 상인연합 등 지역이 나서 겨우 사태를 해결했다.

 

 

사태가 커지고 외출, 외박 금지령이 지속되자 결국 상인들은 자발적으로 군인을 폭행한 고교생들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 이들을 데리고 직접 사과하러 찾아가기도 했다. 또한 군수, 경찰서장, 군의원 및 상인 연합은 부대를 찾아가 재발방지와 개선을 약속하고 금지령 해제를 요청했다.

 

결국 간곡한 애원에 사단장들은 금지령을 해제했고 일순 지역 사회는 평화를 되찾는 듯 했다.

하지만 머지 않아 일부 업소들의 요금이 인상되기 시작했고 다시금 군부대와의 갈등이 점화되는 듯 했으나, 발빠른 상인회 측의 해명에 따라 일단락되었다.

 

상인회 측은 "10년 전이면 몰라도 지금은 절대 안 그런다. 그럴 수도 없다."라며 "오히려 병사들을 유입하기 위해 돈을 들여 더 좋은 환경으로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다만 지역 사회의 특성과 평일에는 매출이 거의 없는 점을 이유로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조금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군인들에게 조금 더 따뜻한 시선과 고마움을 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 하는 점을 이용해 바가지 상술 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

 

사실 위와 같이 군인들이 주둔하고 이용하는 지역 뿐 아니라 우리 나라는 유독 물가가 비싼 측면이 있다. 보통 원산지는 더 저렴해야 되지만 원산지는 관광지라는 이유로 더 비싸게 받기도 한다.

특정 시즌이 되면 물가는 기존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5배도 뛰는데 상인들은 모두 "한 철 벌어 먹고 사는데 어쩔 수 없지 않냐?", "휴가 때 이런 곳에 나오면 돈 좀 쓰고 가는 거지, 뭘 그러냐"라며 당연하게 말을 하지만 사실 이는 모두 불법적인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오죽하면 2017년 바가지 상술로 유명한 인천의 소래포구는 화재가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국민들은 "샘통이다.","망해서 속이 시원하다." 등으로 반응을 했겠는가.

어설픈 장사치는 당장의 이익만 보고 진정한 장사치는 사람을 본다라고 했다. 당장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꾸준히 와줘야 장사도 잘 되는 게 아닐까.

 

일본으로, 동남아로 떠나는 민심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휴가는 휴식을 취하러 가는 것이지, 돈을 쓰고 스트레스를 받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 아니다. 휴가 때 인파가 몰린다는 이유만으로 한 몫잡아보려는 상술이 난무하는 한 국내 관광 경제는 물론 산업 역시 발전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