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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

BMW i8 단종, 화려한 등장에 비해 초라한 마지막

BMW 스포츠카 모델 i8이 마지막 공정을 마치고 단종을 선언했다.

 

 

BMW i8이 마지막 18대의 생산을 끝으로 단종을 선언했다. 애초 지난 4월 단종과 함께 정리를 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19로 인해 공장 가동이 연기되면서 6월 최종적으로 정리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이로써 지난 2014년 출시 된 i8은 총 2만 5천여대를 생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출시 가격 1억 9,900만원 정도로 약 2억원이었던 i8은 친환경 스포츠카 개발이라는 목표 아래 2009년 비전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컨셉트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컨셉트카는 전기모터와 터보 디젤을 결합한 하이브리드카 형태로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도달시간은 4.4초, 최고속도는 250㎞/h를 달성했다. 이후 BMW는 현실성에 맞춘 안정적인 파워트레인을 넣어 2011년 다시 한 번 컨셉트카를 공개했다. 회사는 친환경 스포츠카를 양산화에 성공해 판매할 계획이라며 i8 개발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고 2014년 글로벌 출시를 마쳤다.

 

 

 

| 국내 1호 차량은 래퍼 도끼, 하지원 차로 인기몰이했던 i8

 

국내 1호로 출고한 래퍼 도끼, 하지원 차로 이슈가 되었던 BMW i8

 

 

국내 1호차의 주인공은 래퍼 도끼였지만 i8의 인기를 몰고 온 사람은 배우 하지원이었다. 인천공항 출국장에 있던 i8 차량에서 하지원이 내리면서 '하지원카'로 이슈가 되었고 약 2억원대 스포츠카라는 점에서 큰 이목을 끌었다.

더욱이 2014년에 등장했지만 2020년인 지금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는 디자인은 당시 큰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디자인은 레전드급이었지만 성능과 가격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람보르기니 등 고급 슈퍼카와 동일하게 탑승, 하차가 불편한데다 3기통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이 생각만큼 역동적이지 않다는 인식과 높은 가격은 i8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데 결정적이었다.

 

실제 시승기를 제작한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면 차체 하부에 연결 된 스피커에서 부우웅 하는 출력음이 나오는데 이것이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소리만 스포츠카다, 디자인값만 2억인 차로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BMW 측에서는 파격적인 할인을 단행하기도 했는데 무려 7천만원을 할인해 1억 2천만원 정도에 판매해 기존 구매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물론 그럼에도 일반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고가의 차량이지만 스포츠카를 타는 사람들에겐 더 이상 웃음거리를 몰고 다닐 이유가 없었는지 i8은 중고차로 대거 나오기 시작했고 일부 구매자들이 호기심과 스포츠카 대리만족 용도로 구매하기도 했지만 유비지, 사회적인 조롱이 만연한 터라 큰 인기는 없었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같은 슈퍼카에 비해 i8은 "돈도 없는게 겉멋에 타는 차"라는 인식이 박힌 것이다.

 

 

이제 i8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사실 i8은 스포츠카라는 인식보다는 디자인 잘 빠진 조금 빠른 세단의 이미지가 강했다. 누구도 "겉모양만 스포츠카일 뿐"이라 생각했다. 디자인만 놓고 본다면 정말 굉장한 차이고 솔직히 구매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긴 한다.

하지만 돈이 없다. 아니 설령 있다고 해도 막상 구매는 못할 것 같다. i8은 다른 스포츠카에 비해 대중들에게 더 친숙했고 가장 만만했던 스포츠카였다.

 

그리고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국내 양산차 업체들이 i8을 보고 조금 더 디자인에 특색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차이기도 하다. 국내 업체들은 차량 모델은 많지만 대개 디자인이 비슷해 사실상 후속모델이 나와도 풀체인지를 하지 않는 한, 딱히 차이점을 알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들이 "차값이 너무 비싸다."라는 말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닐까. 한때 너무도 갖고 싶었던 자동차 i8. 끝내 소유해보지 못하고 떠나보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