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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

공연 문화를 새롭게 바꾼 사건 - 1992년 '뉴키즈온더블록'내한공연

New Kids On The Block 1990년대 전성기 모습, 2008년 재결합 후의 모습

 

 

각 시대를 풍미한 가수들, 밴드들이 있다. 비틀즈를 비롯해 All4one, BoysTman 등이 있었고 국내에는 솔리드, 서태지와 아이들, Re'f, 소방차 등이 있었다. 최근에는 BTS가 전 세계적으로 K POP의 위상을 알리고 있지만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K-POP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드라마와 영화는 꽤 오래 전부터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음악계만큼은 그렇지 못했다. 

 

대한민국 음악계를 오래도록 주름잡았던 것은 POP이었다. 특히 빌보드는 국내에서는 거의 신적인 영역이었으며 빌보드 진입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모을 수 있었다. 많은 외국 가수들이 내한 공연을 가졌지만 그 중 지금까지도 화자가 되는 

공연 사고가 있다. 출생 1980년대 중반까지의 사람이라면 대부분은 "아..."할만한 사고이자 그룹 <New Kids On The Block>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이그룹의 원조격 New Kids On The Block

 

New Kids On The Block (이하 뉴키즈)은 1980년대 중반 미국 보스턴에서 결성, 시작되었다. 당시 흑인 보이밴드로 재미를 톡톡히 본 프로듀서 모리스 스타는 10대 백인 청소년들로 구성 된 팀을 구상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뉴키즈의 시작이었다.

당시 뉴키즈의 나이는 엄청 어렵다. 팀의 리더였던 조던의 나이는 16세, 막내 조셉의 나이는 고작 12살에 불과했다.

2000년에 데뷔한 가수 보아의 나이가 만13세였는데 그때에도 "너무 어리다."라고 화자가 될 정도였는데 조셉은 더 어렸던 것이다. 

 

1986년 데뷔는 어중간했지만 멤버들의 변성기가 끝나면서 발매 된 1988년 <Hangin' Tough>부터는 달랐다. 앨범 수록곡 중 5곡이 TOP10에 선정되었으며 심지어 데뷔앨범의 노래도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1988년~89년은 뉴키즈의 이름을 알리고 명성을 얻게 되는 시작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그리고 1990년 <step by step>이 출시되면서 뉴키즈는 미국을 넘어 세계적인 보이 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지금보면 촌스럽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당시 대한민국은 더 촌스러웠음을 생각해야 한다.

뉴키즈가 미국에서 결성되고 활동할 당시 대한민국 가요계는 김완성, 주현미, 소방차 등이 활동하고 있었다. 물론 대한민국 가요계에 혜성같은 존재들이고 훌륭한 가수들임은 분명하지만 그만큼 미국과 우리나라의 문화 차이는 엄청났다.

많은 분들이 뉴키즈와 1992년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을 비교하곤 하는데 이는 사실상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뉴키즈가 해체한 시점이 1994년이었는데 이미 그때 이들은 데뷔 8년차였고 당시 시대상에서는 더 이상 아이돌급으로 활동하기에는 무리가 있던 시대였다. 또한 당시 뉴키즈는 무리한 활동 일정으로 많은 문제가 있었다.

 

 

1992년 New Kids On The Block 내한공연에서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992년 2월 17일 내한공연 당일, 사망사고 발생...

 

뉴키즈의 당시 내한은 사실 매우 엄청난 화제를 불러모았다. 올림픽을 끝낸 지 불과 4년.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경제 성장을 보였다지만 당시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잘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의 작은 국가에 불과했다. 더욱이 뉴키즈의 내한을 기다리는 전 세계 국가들이 즐비했던만큼 한국 내한공연은 그만큼 세계적인 주목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대부분의 10대 청소년들이 뉴키즈에 열광했고 공연일만 기다렸다. 이때에도 뉴키즈는 촉박한 일정으로 내한이 결정됐었다. 2월 16일 공항에 도착한 그들을 보기 위해 언론사들은 물론 10대 팬들이 대거 공항으로 집결, 일대 아수라장이 연출됐다. 인터넷도, 지금처럼 방송사들이 많던 시대가 아니였고 당시 10대들이 즐길 컨텐츠는 거의 전무했다.

그런 와중에 10대를 위한 뉴키즈의 내한이 성사됐으니 청소년들의 폭발적인 반응은 충분히 예견됐을 일이었다.

 

공연표는 암표까지 등장, 원래 가격의 수백배가 넘는 금액임에도 불티나게 팔렸다.

이때 나는 초등학생이었는데 방송국 고위직에 계시는 친척 어른이 내가 뉴키즈의 열성팬임을 알고 티켓을 주었지만 시험때문에 쿨(?)하게 가지 않았다. ( 엄청 울었던 기억이 있다. )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 안 있어 과열된 분위기에 청소년들이 대거 무대 쪽으로 몰려들었고 앞 쪽에 있던 관객들이 깔리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여성 1명이 의식불명에 빠졌고 끝내 사망하는 압사사고로 이어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로 공연은 중단됐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공연 재개를 요청하는 분위기 속에 3시간만에 공연이 재개되기도 했다.

 

이때 뉴키즈 멤버들이 앵콜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서둘러 무대를 빠져나갔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싼 돈 받고 와서 성의없다."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훗날 뉴키즈 멤버들이 당시를 회상하며 "너무나 과열된 열기와 사고 때문에 두려웠다. 안전하게 지켜봐달라고 말했지만 소용없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무튼 뉴키즈 내한공연의 사고로 인해 국내 언론은 앞다투어 10대들의 무분별한 질서의식, 안전불감증을 질타했지만 이는 사실 그때 당시만해도 제대로 된 공연을 기획한 적이 없는 국내 공연 기획사들의 무능이 더 큰 원인으로 밝혀졌다.

안전펜스도, 요원도 없이 표만 판매하고 적정 수용인원을 넘어선 인원을 받아들인 것이 더 큰 원인이었던 것이다.

 

 

 

19080~90년대 보이그룹의 원조 New Kids On The Block

 

 

| 이제는 아저씨가 된 추억의 스타, New Kids On The Block

 

이제 이들은 대부분 40대 중반~50대의 아저씨들이 되었다. 더 이상 그들을 찾는 팬들도, 기억하는 팬들도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New Kids On The Block이 보여 준 1990년대의 무대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될만큼 화려했고 멋있었다. 멤버들이 똑같이 춤동작을 추는 군무도 이들이 처음 선보였고 다양한 퍼포먼스도 이들이 먼저 선보였다.

New Kids On The Block의 노래는 30년 정도가 흐른 지금 들어도 충분히 좋을 만큼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