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런 일이?

2000만원 빌린 뒤 극단적 선택한 고교 친구, 조문갔던 사연자의 이야기

세상을 살다보면 우리는 뜻밖의 경제적 위기를 맞이하곤 한다.

흥청망청 돈이나 원없이 써보고 맛 보게 되는 위기라면 자신의 잘못이니 동정의 여지가 없겠지만 정말 열심히 악착같이 살아도 금전적 문제는 벌어질 수 있다.

아예 큰 돈이라면 포기하거나 법적 처벌을 받기라도 하겠지만 대출 받기에도 애매한 금액인 경우에는 대개 부모님,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게 된다.

 

이자는 둘째치고 돈이라도 제때 갚으면 다행이지만 많은 분들이 변제 대신 잠적을 선택하기에 우리는 금전 관계에 있어 정말 인색하게 되어버렸다. 참고로 나도 300만원 빌려주고 갚았다며 잡아떼던 친구가 있어 연을 끊은 바 있다.

아쉬울 땐 찾아와 정말 세상 둘도 없는 불쌍 코스프레 시전하다가 막상 돈 빌려주고 나면 본색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다.

인생 그렇게 살면 안되는데 말이다.

 

 

 

돈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니다

 

A의 사연은 이랬다. A에겐 고교 당시 알게 돼 친구가 된 B라는 동창생이 있었다.

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친구 사이로 지내던 도중 B가 창업을 해보겠다며 5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던 것.

친구였기에 500만원을 빌려주게 되고 B는 약속대로 500만원을 잘 갚았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뒤 1,000만원을 빌려달라고 하고 이에 A는 또 믿고 빌려줬다고.

 

사연자 A는 돈을 빌려간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교 동창생 B에 대한 일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하지만 B는 돈을 갚지 못했고 대신 20만원짜리 선물로 미안함을 대신했다고 한다.

아마도 하려던 사업이 잘 안돼 금전적인 문제가 있었던 듯 하다. 문제는 이때라도 A는 B의 요청을 거절했었으면 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타까움과 돈 문제는 별개의 문제이다.

 

B는 마지막인데 정말 부탁한다며 또 돈을 빌려달라 말했고 A는 돈을 빌려주었다고 한다. 총 2000만원의 거금이었다.

사연자 A가 20대 후반이라 밝혔고 금전적인 채무가 발생 되기 시작한 것이 3년 전이라 했으니 20대 중반부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도 대단하다. 20대 후반에 2000만원을 빌려 줄 정도로 돈을 모았다는 건 그만큼 A가 알뜰하게 돈을 모았다는 뜻이니 말이다.

 

돈을 빌려간 B는 돈을 갚지 못하고 연락이 끊겼다. 결국 A는 B의 부모님과 연락이 닿아 이같은 일을 이여기했고 변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B의 부모는 "채무가 한 두곳이 아니다. 못 갚을 것 같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고.

A는 B를 고소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돈을 빌려갔던 친구 B는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A는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극단적 선택한 친구 B, " 저 조문 가야 할까요..." 

 

3년 이 지난 어느 날 A는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됐다. B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비보였다.

돈도 돈이지만 A는 고민에 잠기게 된다. 이미 돈을 받는 걸 포기한 상태였지만 조문을 가자니 마음이 그렇고 안 가자니 불편했던 것. 이 같은 일을 커뮤니티에 올리자 많은 댓글러들은 "가서 돈 받아야지, 무슨 소리냐.."라고 성토했다.

 

결국 A는 인적인 뜸한 시간대를 선택해 친구 B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로 했다고 한다. 

조문을 마치고 나오려는데 B의 남동생 C가 따라와 "혹시 누나한테 돈 빌려주셨었나요?"라고 물을 것. A는 B와의 일을 이야기했고 이야기를 다 들은 C는 명함을 건네며 "누나 빚을 다 갚아드리진 못하겠지만 조금씩이라도 꼭 갚겠다."라며 대신 사과를 했다고 한다.

 

A는 "괜찮다."라며 사양했지만 C는 끝까지 일부라도 꼭 갚겠다며 인사를 했다고.

이에 A는 기대도 안했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했다라며 글을 마쳤다.

 

 

B의 남동생은 "어떻게든 누나 빚은 갚겠다."며 A에게 명함과 함께 대신 변제를 약속했다고 한다.

 

 

| 이미 자신의 감당 수위가 넘어가면 멈췄어야, 미련과 욕심이 화를 부른다

 

주위를 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일순 바보같은 선택을 해서 본인의 인생을 어둡고 힘들게 만들어 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친구 녀석 중에도 사업해보겠다며 나서기에 "그만둬라. 너 처럼 했다간 진짜 망한다."라며 말린 적이 있었다. 지금 그 친구 놈은 빚만 1억이 넘게 생겼다.

 

대개 사업의 자금 문제가 벌어지기 전에는 그 조짐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 사람들이 "이것만 넘기면 잘 되겠지."라는 미련을 갖는다는데 있다. 또 지속적으로 돈을 빌려와 겨우 겨우 연명하다가 결국 빚더미에 오르는 경우도 있다. 더 큰 문제는 본인의 빚이야 자신의 잘못이지만 믿고 돈을 빌려준 지인들은 무슨 죄냐는 것이다.

물론 사업이나 창업을 할 때 망할 걸 염두에 두고 시작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만약 A가 친구 B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면, 그리고 고소할 일이 없었다면...또 어떻게 됐을까.

친구 A가 잘못했다,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다. 돈이라는 게 한번 빌리기 시작하면 절대로 헤어나오질 못한다.

빌리는 것도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몇몇의 분들은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오기도 하지만 말이다.

 

A에게 2,000만원은 매우 큰 돈일 것이다. 하지만 A는 이미 그 돈에 대해서 마음을 비웠다고 했다.

어쩌면 친구B가 목숨으로나마 대신한 미안함에 대한 답이었을 것 같다.

돈을 빌릴 때는 확실히 갚을 수 있는 금액만 빌려야 한다. 한번 위기에 빠진 상황은 돈 몇 푼으로 인해 반전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미 자금난에 빠졌다는 건 그만큼 무언가를 잘못했거나 선택을 잘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돈을 못 갚은 건 잘못 된 행동이지만 우리 사회는, 대한민국은 정말 청년 창업,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에 있어 제대로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국민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엄청난 양의 서류 준비, 힘 다 빠지는 촉박한 일정은 지원이 아니라 고문이며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그렇게 지원할 것이면 아예 안하는 게 낫다.

정부 지원제도를 이용해 본 사람들 7할 이상은 "다시는 안한다."라고 한다. 그만큼 지원금도 적지만 요구하는 사항은 많기 때문이라고.

청년들의 무분별한 도전도 분명 잘못이지만 한번 넘어지면 일어설 수 없는 우리의 사회 구조도 잘못됐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