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이슈

수자원공사 vs 기상청 "우린 규정대로 했을 뿐", 서로 네 탓 공방전

이번 주말 마지막 장마비가 예상되는 가운데 수자원공사와 기상청이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근 유례없는 엄청난 집중 호우 때문에 전국적으로 비 피해가 극심했었다. 인명 사고는 물론 코로나19로 가뜩이나 경제 사정이 어려운 때에 장마로 인해 금전적 손실을 본 농가와 민가, 그리고 상가들이 너무나 많다.

문제는 천재지변인만큼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해도 보상을 받을 길이 명확하지 않으며 국가의 재난 지원 역시 규정상 터무니없이 적은데다 경기난으로 해주고 싶어도 못 해주는 실정이기에 피해 국민들의 한숨이 커질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물론 국민 성금을 모금할 수도 있겠지만 워낙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온정의 손길도 크게 기대하진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수자원공사와 기상청이 서로 "우린 규정대로 했다."라며 상대 기관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두 기관은 자칫 공기업같겠지만 엄연히 다르다. 수자원 관리 및 청정 에너지 분야를 담당하는 '수자원공사'는 공기업으로 국내 공기업 순위 중 중간쯤에 해당한다. 반면 기상청은 국가행정기관으로 공기업이 아니라, 국가 기관이다.

공기업 직원은 "반은 공무원, 반은 직장인"이라 불리긴 하지만 사실상 국가 기관에 근무하는 직장인의 신분으로 기관이든, 공기업이든 입사 후에는 비리나 큰 잘못이 없는 한 해고 될 일이 없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아무튼 두 기관의 목적 모두 전문성을 띄고 있는 만큼 일처리에 있어 잘하길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일반 사기업만도 못한 업무 능력으로 국민들의 실망과 눈총을 받고 있다. 일이 너무 편해서 그런건가 싶기도...

 

 

 

| 수자원공사 "일기예보 보고 댐 방류 결정, 규정대로 실행했다.", 기상청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제대로 보도했다."

 

댐 방류 잘못이다 vs 기상청 오보 탓이다를 놓고 공기업간의 갈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집중 호우로 물의 양이 많았는데 덮친 격으로 댐에서 방류를 하면서 물난리가 더 일어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댐에서 방류만 안했어도 피해가 줄었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이에 수자원공사 측은 "애초 7월 내에 장마가 끝나고 8월부터는 폭염이라고 한 기상청의 보도가 있었다."라며 "가뭄에 대비해 수위를 조절할 수 밖에는 없다. 하지만 내리는 비의 격차가 너무나 커 어쩔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즉, 기상청의 일기 예보를 보고 댐 수위를 조절하는데 오보가 잦아 수위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결국 예상외의 집중 호우로 인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기상청은 일부 빗나간 점은 인정하지만 최대한 비슷한 수위로 예보를 해왔다며 맞섰다. 쉽게 말하면 일기예보는 기상 이변이 심하기 때문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고 어느 정도 내릴 것이라 예보를 하면 각 기관에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기관의 주장은 그야말로 무책임한 책임 회피식의 발언일 뿐이다. 물론 수자원공사 측에서는 혹시 있을지 모를 장기간의 가뭄에 대비, 방류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며칠간 지속되는 장대비라면 조금씩이나마 방류를 하고 이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 그것이 수자원 분야를 책임지는 공기업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독과점 방식의 공기업을 제대로 과닐 감독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이다.

 

 

| 기상 상태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 하지만 성과급 잔치는 무책임한 자세

 

자연의 이치는 인류의 오랜 과제이기도 하지만 접근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기도 하다. 인류가 살아오면서 수없는 자연 재해를 겪었지만 아직도 언제 재난이 닥칠지 예측하지 못한다. 하물며 툭하면 진로가 바뀌고 소멸되기도 하는 등 이변이 잦은 기상 관측은 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기상청이 국민들의 비난을 듣는 이유는 단지 "예보가 틀려서"가 아니다. 틀리는 것까진 이해하지만 그것으로 끝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또한 제대로 성과도 내지 못하는 기관임에도 매년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것도 국민들로써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민간 기업에서 이랬다면 아마 담당자는 물론 책임자들 모두 해고가 되어야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공기업적 성향을 띈 행정기관으로 그들은 징계조차 받지 않는다. ( 예보 틀렸다고 징계를 할 수는 없겠지만 )

물론 조선 시대에서는 천문관측이나 일기 에보를 잘못할 경우 처벌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지금보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그 당시에 얼마나 사력을 다해 천문을 관측했을지 예상이 되기도 하다.

 

지금은 두 기관이 서로의 탓을 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수자원 공사는 앞으로도 이런 일에 대비, 어떻게 수위를 조절하고 방류량을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위기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기상청은 무조건 "기상 이변이니 별 수 없다."는 무책임함보다는 더 정확한 예측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관리 감독을 하는 기구가 없으니 국회의원이나 공기업이나 행정기관들이 이렇게 개판인 것이지....

이건 절대 안 변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