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이슈

늘어나는 택배기사 과로사, 해결책은 회사의 시스템 개선 뿐

택배는 이제 우리네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한때 "집에 찾아오는 가장 반가운 사람은 택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택배는 우리들의 일상에 가장 편리하고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우리나라에 택배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92년 한진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기존에는 직접 가서 물건을 사오거나 배달 서비스가 있는 업체일 경우 서비스를 신청해서 받았지만 택배가 시작되면서 이제 직접 물건을 사러 오가는 불편함도, 그리고 옮기는 불편함도 사라지게 된 것이다.

 

대기업들이 택배 사업에 진출하기도 하고 택배사에서 일을 하던 기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택배회사를 설립하기도 한다.

이렇게 국내에는 약 20여개의 택배회사들이 존재하고 이 중에서 약 7개의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한다.

 

 

과로사 걱정을 해야 할 지경, 회사의 시스템이 문제

 

택배기사가 한때 떠오르는 직업이기도 했던 때가 있었다. 대기업들이 택배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험이 있는 택배기사들이 필요해진데다 일하는 만큼 벌어간다는 소문, 혼자 일하는 근무 여건이 젊은층에게 크게 어필되면서 각광받는 직업으로 알려지기도 했었다.

 

 

최근 택배기사들의 과로사가 늘고 있다. / JTBC

 

 

그러나 지금은 택배를 택시 다음으로 가장 밑바닥 직업군이라 생각하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 알려진 것과는 다른 수입, 고강도의 육체 노동이 결합 된 3D 중 3D 직업이라는 게 현실적인 생각이다.

벌써 올해만 택배 일을 하던 도중 사망한 경우가 9건에 이른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택배 물량은 증가했는데 해당 지역에 배정 된 택배 기사의 수는 그대로이다. 그렇다보니 택배 기사 1인당 할당량은 400개~500개 사이. 이동시간과 물건을 배송하고 내려오는 시간 등을 고려해 시간당 30개를 배송한다고 가정해도 13시간이 조금 넘는다. 하루의 절반을 배송으로 보내고 여기에 분류 작업 시간을 포함하면 사실상 그들이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은 고작해야 5시간 남짓이라는 말이 된다.

하루 이틀이면 모르겠지만 주 6일을 그렇게 해야 하는 걸 감안하면 과로사는 택배 기사들이 늘 달고 살아야 하는 불안감이자 직업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불균형적인 근무 시간을 감수해야 하는 것일까. 

 

현직 기사들은 "분류, 상하차 작업만 하지 않아도..."라고 입을 모은다.

보통 기사들이 분류와 상하차 작업에 소모하는 시간은 평균 6~7시간이라고 한다. 아침 7시에 물류센터에 도착해 작업을 시작해도 오후 14시에나 끝이 나며 배송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여유있는 점심 식사는 기대할 수 없고 운전 틈틈히 김밥이나 계란 등으로 대체할 수 밖에 없고 심지어 그것이라도 마음껏 먹으면 좋겠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힘이 들어 그마저도 쉽지 않아고 입을 모은다.

 

 

 

할당 물량을 조정하면 되지 않나? 인원을 더 채용하면 되지 않나? , 모르는 소리

 

"일한만큼 번다."는 인식이 강한 택배업.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자신들이 돈 벌 욕심에 무리하게 물량을 책정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택배 관계자들은 "기사가 물량을 조정할 수 없다."라고 선을 긋는다.

기사가 배정 된 구역의 물량은 그 날 모두 배송해야만 비로소 업무가 종료되는 시스템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400개의 물량을 기사가 "300개만 할께요."라고 말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몸이 아프거나 힘들어 대체 인력을 쓸 경우 임금 1.5배를 지불해야 하는 환경상 도와줄 파트타이머를 구할 수도 없다고 한다. 실제로 한 택배 기사는 "일을 시작하고 다른 기사들과 친해지면 품앗이를 하기도 한다."라고 말한다.

갑자기 일이 생겨 빠지는 경우 주위 기사들이 조금씩 물량을 거들어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자주 있는 일도 아니고 정말 친한 경우에만 가능한 경우라고 한다. 대부분은 자신의 사비로 인력을 구한다고.

국내 주요 택배 회사들, 국내에는 약 20여개의 업체가 있다.

 

 

| 택배비를 인상하면 해결? No!!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뉴스 기사가 나올 때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택배비를 좀 인상하자.","최대한 불필요한 택배를 자제해야겠다."는 발언을 쏟아낸다.

하지만 그런 사고는 굉장히 위험하며 또 일을 해결하는데 0.1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택배비는 2,500원이다. 이것을 3,000원으로 올린다고 해서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요인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또한 그들이 가져가는 수수료는 조금 오르겠지만 일을 해결하는 해답은 아니다. 오히려 요금만 인상될 뿐, 해결은 하나도 못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택배를 좀 자제해서 주문하면 달라질까? 그것도 아니다.

만약 택배 주문이 줄어들게 되면 회사나 대리점은 기사들의 고용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인원 감축에 들어갈 것이고 그러면 남는 기사들이 물량을 처리해야 한다. 결국 지금과 동일한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요금을 올리나 택배를 자제하나 지금과 달라질 건 없다는 말이다. 

 

 

기업의 관행과 이익만을 추구하는 마인드는 결국 기사들의 희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 가장 큰 문제는 회사의 구조 문제. 회사의 개선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

 

일단 원인을 살펴보면 두 가지의 문제가 드러난다. 하나는 바로 분류 및 상하차 작업이고 또 하나는 배송비용이다.

만약 회사가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분류 인원을 별도로 채용해 업무를 분산화한다면 택배기사들은 자신의 할당량만 차에 싣고 배송을 시작할 수 있다. 6~7시간을 보전받기 때문에 본인이 열심히 배송을 하면 사실상 오후 5시면 퇴근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충분한 휴식과 잠을 보충할 수 있으니 체력저하나 각종 부상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배송비용 역시 회사의 의지가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 배송비는 평균 2,500원이다. 이 중에서 회사가 가져가는 수익은 1,800원이며 나머지 700원은 주문을 발주한 쇼핑몰에게 지불된다고 한다. 쉽게 말해 "계속 우리 택배와 거래해달라."는 일종의 리베이트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관행처럼 존재하는 이 리베이트만 없애도 택배비용을 인상하지 않고 기사들의 수익이 조금은 더 늘어나거나 추가로 인력을 뽑을 수 있는 자금이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택배기사들의 과로사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회사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고객들 역시 같잖은 갑질로 기사들을 괴롭히지 않는다면 아마도 과로사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