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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X파일

대한민국 엽기살인 ⑦ 스튜어디스 택시 살인 사건

과거에는 택시가 범죄에 이용되던 사건이 종종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오랜만에 <대한민국 엽기살인>을 포스팅한다. 주로 과거에 있었던 실제 사건을 다루다 보니 아무래도 자료가 제대로 나온 사건들을 찾게 된다. 또한 솔직히 이런 내용의 포스팅은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긴 하다.

아무리 세월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슬픔에 잠겼을 유가족들이나 혹은 지인들이 다시 보고 또 다시 고통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이 글을 빌어 다시 한번 당시 범인에 의해 희생 된 피해자 분의 명복을 빌어본다.

 

오늘 게재할 7번째 사건은 2005년 3월 경기도 성남에서 발생한 '스튜어디스 택시 살인 사건'이다.

당시 20대 중반의 현직 스튜어디스였고 또 그즈음해서 미귀가, 실종, 살인 사건 등 범죄들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라 많은 시민들이 스튜어디스의 무사 귀가를 바랐었다.

 

 

 

2005년 3월 O항공 국제선 스튜어디스 최OO씨가 택시를 탄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 해당 승무원 복장은 사건과 무관합니다.

 

 

돌아오지 않는 딸, 3월 17일 분당경찰서에 실종 신고 접수

 

사건은 3월 17일 피해자 부모가 분당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최씨는 전날인 3월 16일 친구들과 당시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O나이트클럽에서 술을 마신 뒤, 귀가를 한다며 택시를 탔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지인들이 목격한 마지막 모습이었다. "곧 갈꺼야."라고 하던 딸이 하루가 지나도록 연락도 없이 귀가를 하지 않자 최씨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다. 

 

최씨는 1999년 항공사에 입사, 6년차 스튜어디스로 165cm의 키에 동양형 미인이었다고 한다.

누가 보아도 단순 가출이나 일시적인 연락 두절 상태는 아니였기에 경찰은 범죄에 연루됐다고 판단, 바로 최씨의 금융거래 내역을 조회한다.

 

조회결과 실종 당일 오전 6시 40분경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신구대학교 인근 ATM기에서 신용카드로 101만 원, 다음 날안산 지역 전철역 ATM기에서 400여만 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렇게 총 5일에 걸쳐 피해자의 카드로 700만원 이상이 인출 된 사실을 토대로 금품을 노린 범죄로 단정짓고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한다.

 

 

사건 일지, 범인은 ATM기에서 최씨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고 태연하게 택시 영업을 계속했다.

 

 

하지만 신고 4일만인 21일  오전 10시 15분 경기도 성남과 광주를 연결하는 3번 국도변에서 제설함을 점검하려던 공익근무요원에 의해 최 씨의 시신을 발견된다. 최 씨는 실종 당시 입고 있었던 검정색 가디건과 청바지 차림 그대로 웅크린 채 발견됐는데 한 쪽 하이힐이 벗겨진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은 하이힐을 근거로 사라진 하이힐과 범인이 현금을 인출 할 당시의 CCTV 자료 화면를 찾는게 주력한다.

그리고 마침내 17일 오후 19시경 안산시 고잔동에서 현금인출기로 돈을 인출하는 175cm 정도의 남성을 포착하게 된다. 경찰은 해당 남성의 모습을 용의자로 하여 현상금 500만원을 걸고 공개 수배를 하는 한편 강도살해 전과자들을 모두 용의선상에 올려두고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한다.

 

또한 최씨가 택시를 단 후 행방이 묘연해졌다는 점을 들어 택시에 탑승한 시각을 중점으로 인근 택시들을 향해 탐문을 벌인다. 이때 한 택시 기사로부터 "그 날 한 여성을 정자동 인근 O아파트 앞에 내려준 적이 있다."는 제보를 받게 되고 경찰은 피해자가 택시에서 내려 걸어가던 도중 범죄를 당했을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목격자를 찾는 작업도 함께 진행했지만 목격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제보에 따른 장소는 심야 시간에도 지나다니는 사람, 차량이 많은 곳으로 만약 그 곳에서 범행을 당했다면 목격자가 없을 수 없었다. 더불어 제보 택시의 GPS 운행 기록을 조사해 본 결과 피해자 최씨의 동선과는 맞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범인 민병일과 실제 피해자 최씨가 발견 된 당시 제설함 사진, 민병일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결국 경찰은 시신 발견 장소, 현금 인출 지점, 최씨의 마지막 행적 등을 종합해 "범인은 성남, 분당 지역의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일 것"으로 단정, 인근 지역의 택시들을 하나 하나 조사해 나가기 시작한다.

지금과는 달리 과거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신상정보에 대한 데이터가 크게 활용되지 못했기 때문에 종종 전과를 가진 사람들이 택시 업계에서 일을 하기도 했었고 '도급택시'로 일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도급 택시는 정식 택시 기사가 아님에도 택시 기사와 거래를 해 대신 택시를 운행해주고 사납금을 제외한 차액을 수익으로 가져가는 것을 말한다. 이때문에 택시는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했었다.

그러던 중 당시 사건 시간대와 상당 부분 일치하는 운행 기록을 보인 택시가 발견되고 경찰은 해당 택시 기사를 범인으로 단정한다. 지목 된 용의자는 민병일로 전과 9범이었다.

민병일을 생각보다 빨리 검거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민병일이 사건 보도 후 갑자기 택시를 그만두면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태연히 운행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승객으로 위장, 민병일의 택시에 탑승을 했고 목적지를 인근 파출소로 하여 유인, 체포할 수 있었다.

비록 피해자 최씨는 민병일에 의해 살해당했지만 만약 범인을 빨리 검거하지 못할 경우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검거가 됐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늦은 밤 귀가를 도와주는 고마운 이동수단 <택시>, 조심히 잘 이용해야겠다.

 

 

| 피해자를 왜 죽였나? 범행 과정... 계획했던 범죄는 아니였다.

 

모든 범죄자가 그렇듯 민병일 역시 당시 범행에 대해 자백하지 않았다. 경찰은 "진행 방향, 시간대도 그렇고 모든 게 맞아 떨어지는데 아니야? 네가 죽인거잖아!"라고 다그쳤지만 민병인은 끝끝내 "전 아닙니다. 몰라요."라며 부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민병일의 검거로 조사한 끝에 벗겨졌던 하이일 한 쪽이 추가로 발견됐고 당시 운행 기록, 그리고 범행에 사용 된 것으로 보이는 운동화 끈을 증거로 내밀자 민병일은 범행을 인정했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3월 16일 새벽 1시가 좀 넘은 시각 최씨가 택시에 탑승했다고 한다. 택시에 탔을 때는 이미 취한 상태로 상당히 힘들어 했다고 했다. 목적지로 이동하는 도중 최씨가 실내에서 멀미를 했고 이에 민병일이 "택시에다 그러면 어떡해요!"라고 짜증을 냈고 이에 최씨가 사과를 하지 않고 짜증을 내면서 말다툼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후 최씨가 술 기운에 잠이 들었고 화가 난 민병일은 순간적으로 차를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 뒷좌석 문을 열고 최씨의 가방을 뒤져 신용카드를 꺼낸 후 "순순히 말하지 않으면 죽인다."라고 협박해 비밀번호를 알아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자신의 얼굴을 본 최씨를 살려주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할 것을 우려, 민병일은 운동화 끈을 풀어 최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이다.

 

민병일이 이미 9범의 전과자였지만 경찰은 당시 민병일이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최씨를 태웠거나 탑승 후 범죄를 저지르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전과자로 어린 시절부터 교도소를 들락거려 사실상 그가 사회에서 정상적인 직업을 가지고 살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하루 하루 삶이 고되고 불안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그런 와중에 마침 최씨와 말다툼이 있었고 최씨가 술에 취해 잠이 들면서 민병일은 우발적으로 돈을 갈취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라고 본 것이다.

당시 민병일은 해당 택시회사와 정식으로 고용 계약이 된 기사였다고 한다.

 

민병일은 그 해 11월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이송 도중 교도관 3명을 밀치고 도주했지만 11시간 만에 검거됐다. 현재도 수감 중이라고 한다. 피해자 최씨의 가족은 해당 택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3억원 이상의 합의금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전액이 다 합의금은 아니고 피해자 가족과 변호인의 비용이라고 한다.

 


요즘은 타O, 카카오OO 등 비교적 안전한 대체 이동 수단도 있고 또 택시 업계도 기사와 승객의 인권 보호와 안전한 이동을 위해 자구적인 노력을 많이 펼치고 있어 예전에 비하면 조금은 안전해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밤늦게까지 술을 먹고 귀가하는 인구는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술자리가 많은 연말이고 또 사소한 말다툼에도 우발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사건 사고가 빈번하기 때문에 성별을 떠나 서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사람이 죽는 사건은 정말 없어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