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개혁의 시작은 정치판부터

이재명 도지사 세계 여행 지원 발언,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다.

이재명 도지사가 대학에 가지 않는 수험생들에게 여행 지원금을 주는게 어떻까 하는 발언을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보여준 그 동안의 행정능력은 평균 이상의 호감이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독재(?)같은 그의 행정력은 오랜 세월 문제로 방치되던 무허가 계곡 점령 불법 행위를 근절시켰고 자연 환경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기도 했다.

 

대통령과 동일한 노선을 취하는 듯 하면서도 그는 자신만의 정치적 야망과 노선이 분명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

사람의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에, 또 언론 기사를 통해 전해듣는 그의 행보만으로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지자체장을 쉽사리 평가 재단할 수는 없지만 최근 보여주는 언행들은 그의 노림수(?)를 엿볼 수 있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여행은 막연한 꿈을 찾기 위한 여정이 아닌 자신의 길을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어야

 

대학 진학만이 꼭 성공으로 가는 길이고 당연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대학 자퇴자이다.

애초 나는 대학 진학의 진로를 고민하거나 결정한 적도 없었다. 학업에 큰 뜻도 없었고 초,중,고교를 다닌 것도 지긋지긋한 내게 대학의 4년은 청춘과 사회인으로 나서기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니라 그야말로 족쇄와 같다라고 생각했기 때문.

 

우리 나라의 전반적인 경제, 문화, 사회의 전환점은 1997년 IMF였다고 생각한다.

경제 호황기와 무사안일주의, 천편일률적인 세습 관행들이 만연하던 시기가 IMF 이전이었다고 한다면 이후는 새로운 직업 체계와 문화, 사회 인식 등이 달라진 시대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이재명 도지사는 지난 3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고졸 취업지원 업무 협약' 자리에서 "4년간의 기술 개발, 노력이 대학 졸업자와 보상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면 우회로를 택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대학 4년의 생활과 4년간 세계 일주를 다닌 것하고 어느 것이 자신의 인생과 역량 개발에 도움이 될지, 원하는대로 해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그런 차원에서 미진학자 분들에게 여행 경비 1,000만원을 지원해주면 어떨까 싶다."라는 발언을 했다.

 

취지는 좋은 모양새로 포장이 되어 있지만 사실 나는 이 기사를 보고 "헐~"이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저 제도가 시행되면 나는 해당이 되지 않아서 배가 아파서가 아니다. 일단 저 발언이 실천되면 그 비용은 모두 국고에서 충당될 것이다.

 

세계 여행 비용은 1년 정도만 고려한다고 해도 약 30개국, 비용만도 쓰기 나름이겠지만 최소 2,500만원 ~ 3,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1,000만원에 맞게 여행을 한다고 해도 과연 그 짧은 시간 내에 무엇을 얼마나 느끼고 체감하고 판단하게 될까? 또한 신변 위협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만약 불의의 사고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어떠할 것인가.

 

 

 

역량개발? 막대한 국고 낭비와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할 것인가.

 

 

" 여행 경비 보태줬으면 된거지, 그런 부분까지 국가가 해결해야 하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언급한다면 국가에서 또는 기관에서 경비를 지원한다는 것은 단순히 비용만 지원하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민성을 몰라서 하는 말인가 싶다. 100% 나라의 책임을 물으면 보상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그럼 해마다 복지 예산은 뒤로 미뤄도 자신들의 해외 연수비는 우선적으로 의결하는 국회의원, 시 구의원들은 개인 돈으로 해외를 나가서 매번 그 모양으로 하고 오는지 묻고 싶다. 비용 대비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검토는 해보았을까.

과제를 내주고 철저하게 심사를 거친다고 해도 이는 잘해야 반쪽짜리 효과를 가져오는 발상이다.

 

 

일자리 문제만 해결돼도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는 문제, 결국 쉽게 일하고 지지 얻겠다는 전략이 아니겠나 싶다.

 

 

| 일자리, 경기 부양만 된다면 해소될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음에도 왜 자꾸 쉬운 방향으로 구상하는지 의문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율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오죽하면 지방대, 지방잡대, 듣보잡대 같은 비아냥 섞인 말들도 나올까 싶다. 별 생각없이 다들 가니까, 대학을 안 나오면 취직이 어려우니까, 불이익이 있으니까, 급여가 차별되니까 같은 이유로 별 다른 계획이나 생각없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첫번째 문제이다.

 

대졸이나 고졸이나 업무력의 차이는 거의 없음에도 급여에서 차등이 있고 바라보는 인식에서 차별이 있는 게 두번째 문제이다. 물론 요즘은 학력 무관을 선언하는 중소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그들이 제시하는 연봉선은 전혀 무관하지 않다.

 

사실상 대선을 노린 포퓰리즘적 발언이라 생각한다.

미래 성장 동력들인 청년들의 역량개발? 차라리 도전과 열정, 패기를 선보일 수 있는 창업 지원의 문턱을 낮추고 지원금을 높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10년 가까이 주입식 교육에 물들은 예비 사회인들이 단 100일~200일간의 세계 여행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는가.

 

갈수록 이재명 도지사의 정책 노선은 비효율적이고 이상론에만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나라의 미래보다는 본인의 정치 이미지, 표심이 우선인 듯 보인다. 어려운 일은 방치하고 쉬운 방식으로 행정력을 보이려는 건 아닐런지. 기본적인 것을 기본으로 방치하지 말고 그 잘못 된 기본은 바꾸는 게 우리나라는 제일 먼저 필요하다.

 

각자 알아서 하는게 아닌 국가가 나서서 잘못 된 기본과 기준을 바꿔야 한다.

출발점이 삐딱한데 경기 과정이나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 잘못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