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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故손정민씨 부친 답답함 토로에 네티즌 "그만 좀 하자." 댓글??

故손정민씨와 부친 손현씨 / 손현 블로그

 

 

착한 척을 하자는 건 아니다. 어차피 온라인상에서 백날 착한 척 해봐야 착한 시민상 같은 건 받지도 못한다.

나는 우리나라를 좋아도 하지만 싫어하는 면도 적지 않게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냄비근성, 감성적인 군중심리이다.

대한민국에서 온라인 게시판만 보면 정말 정의감이 넘치는 나라가 아닐 수 없다.

타인의 곤경, 어려움에 안타까워하고 불의와 불합리, 불공정은 용납하지 못한다. 온라인만 보면 정말 정의로운 분들만 살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전혀 다르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나는 외국에서 뉴스를 통해 그 소식을 접했는데 정말 인터넷만 보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같은 댓글들이 참 많았는데 조금 지나니 "그만 좀 하자."로 바뀌었다.

쉽게 말해 이제 질린다는 거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는 그냥 가식일 뿐이었다고 본다.

 

 

 

故손정민씨 부친 "답답하고 불안한 나날" 심경 토로에 "그만좀 하자" 댓글? 본질 파악 못한다고 밖에는...

 

故손정민씨 부친의 인터뷰나 블로그 내용이 언론에 비춰지는 걸 보면 다소 의아한 게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그리고 언론 인터뷰를 보면 항상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그런데 정작 뉴스기사로 나오는 발언들은 날이 서 있다.

가슴 아픈 큰 일을 겪으셨으니 그런 부분도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그런 면들이 대중들로 하여금 지치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A에 대한 범죄 협의점, 개입 여부가 없음으로 드러난데다 A의 법정대응 경고도 댓글에 영향이 있을 것이다.

 

 

손현씨의 이동 동선, 강북에서 신호가 잡혔다는 소식에 강북을 수없이 누볐다고 한다.

 

 

5월 초에 비해서 관심도가 많이 떨어졌지만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그만 좀 하자."는 반응과 "힘내세요"라는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만하자는 분들의 내용은 대개 똑같은 이유이다.

A가 범인이 아니라는데 왜 자꾸 이러느냐는 것이다. 참 답답하고 또 "아무리 주입식 교육이 문제라지만 참 공감력, 이해력 떨어진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다시 말하지만 착한 척 하려는 게 아니다.

 

한강의대생 실종 사건의 핵심은 딱 하나였다.

손정민씨는 왜 주검이 되어 발견됐는가이다. 실족을 했든, 누가 떠 밀었든, 물가에 다가갔는데 어떤 우연적 요인으로 익사를 했든...왜, 어떻게 죽게 됐는가가 핵심이었다.

 

A에 대한 의혹은 여러 전문가, 네티즌들도 공감하고 언급했다시피 의혹일 뿐이었다. 상식적이지 못한 상황과 여러 우연에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고 조사결과에 따라 혐의없음이 판정됐다. 

애초 A가 범인이야, 아니냐는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왜 자꾸 일부 댓글러들은 "A가 아니라는데 왜 자꾸 이러세요."라는 댓글을 다는지 이해할 수 없다. 

 

A가 범인이 아니면 자식이 죽었는데 "흠...어쩔 수 없는 사고였나 보다.", "자기 팔자가 이것뿐인데 어쩌겠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인가. A가 범인이 아니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고 그냥 감내해야 한다는 의미인지 묻고 싶다.

 

 

금새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질 사건, 대한민국의 이상한 인터넷 문화가 역겹게 느껴지기도 하다.

 

 

| 자식을 앞세운 부모가 자식이 왜, 어떻게 죽게 됐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가족이 죽음에 이른다는 건 정말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일이다. 생명이 다해 죽음에 이르러도 슬픈 일인데 사고, 또는 어떤 불가항력으로 인해 죽음에 이르렀다면 남은 가족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부모는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그리고 스스로를 "자식 앞세운 부모", "부모 자격도 없는 버러지"라고 낙인씌우고 평생 고개를 숙이고 산다고 한다.

 

자식 하나 똑바로 건사 못한 죄인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심정은 살아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들 한다. 자식을 먼저 잃은 분을 우연하게 알게 됐는데 그 분들은 어떤 재미난 이야기에도 절대 마음껏 웃지도 않는다. 그냥 삶의 목적, 방향을 잃은 사람들처럼 하루 하루 버텨나간다고 보는게 맞는 표현이겠다.

 

결혼도 안한 내가 고인의 부친 마음, 심경을 이해하면 얼마나 할까.

그나마 나도 부모님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고 자식은 없지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조카가 있기에 100% 공감은 못해도 어느 정도는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자식을 앞세운 것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최소한 부모라면 자식이 어떻게, 왜 죽게 됐는지는 알아야 자식의 영정 앞에서 그나마 부모로 할 말이라도 있을게 아닌가 싶다.

이번 사건은 50일이 넘도록 수사가 지지부진한 관계로 변사사건 심의위로 넘겨져 수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실족이면 어떻게 실족하게 됐는지라도 속시원히 밝혀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고인도 한없이 이승을 떠날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