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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시작은 정치판부터

검찰 사법 개혁, 꼭 조국일 필요있나? 그는 해법이 아니다.

그가 주장하는 억울함은 사실상 그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

 

 

2019년 벌어진 소위 '조국 사태'.

대개 대통령이 장관 내정자를 결정하면 청문회를 거치게 된다. 이때 내정자는 정말 탈탈~ 털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정자 본인은 물론 가족, 친지, 관련 된 지인까지 모두 조사 대상이며 부도덕한 행위는 없는지, 재산 상태, 병역 기록 등 본인도 기억하기 힘든 일까지 모두 언급되고 논란이 된다.

 

조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법무부 장관 한 명 임명하자는데 연일 말들이 많았다.

청문회 시작 전부터 논란이 끝없이 일어났던 인물이 바로 조국이었다. 더불어 그 자신 뿐 아니라 5촌 조카, 아내, 자녀들까지 모두 의혹이 일었다. 이런 케이스는 대한민국 청문회 역사상 거의 처음있는 일이었다.

 

좌조국, 우석열.

대통령이 그린 큰 그림은 이러했다. 법무부 장관에는 조국을, 검찰총장에는 윤석열을 내정했다.

검찰이 꼭 법무부의 통솔을 받는 산하 기관은 아니지만 법무부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기관이니만큼 라인 인사는 사실상 먼 훗날(?) 내다보는 그림이었다.

 

 

 

뜻하지 않은 의혹 논란, 검찰총장의 검 끝이 청와대를 향하다

 

나는 대깨문이라는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았다. 개인의 정치색, 당색을 굳이 폄하하거나 간섭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대깨문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만들어진 단어이기에 딱히 폄하, 비방의 단어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다. 그래서 이제부턴 사용하려고 한다.

 

대깨문들이 열렬히 지지해 마지않는 대통령 라인 인사 중 윤석열만큼 욕을 먹는 사람도 없다. 다들 윤석열의 장모 문제를 그 이유러 거론하지만 사실 진짜 이유는 '청와대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조국은 법무부 장관 청문회 전부터 일가가 입시비리, 펀트 조성 문제 등으로 야단법석이었고 윤석열은 그런 조국 일가를 압박 조사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청문회는 열렸지만 조국의 해명은 석연치 않았다. 시원하지 못했고 근거는 미약했다

자신있게 어필한 것은 "억울하다." 뿐이었다. 검찰을, 사법을 개혁하겠다는 분의 주장치고는 너무 약했고 신뢰할 수도 없었다. 집안의 힘으로 삶이 결정되어선 안되고 모두가 용이 될 필요없다던 그의 발언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냥 그 당시 다들 그리 했으니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논리였다. 개혁의 아이콘이 "남들 다 하는 거 나도 한게 뭐?"라는 의미로 보였다.

 

 

과연 이 나라는 한 가정을 일벌백계하기 위해 본보기로 삼는 것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학자나 교수들이 정계에 진출하면서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던 그는 정작 그 행위를 똑같이 했다고 한다. 이때 등장한 말이 '내로남불'을 의미하는 '조로남불'이었다.

이후에도 조국과 관련한 많은 논란이 빚어졌다. 조국은 계속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보였고 검찰은 "아니. 절대 당신은 억울하지 않아."라며 수사를 이어갔다.

 

조국이 조국의 시간이란 책을 내놓자 일각에선 조작의 시간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대응했다. 수사와 조사, 억울함  주장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제 이 논란은 누가 정당하고 누가 잘못됐는지조차 판가름하기 어려울 지경이 됐다.

하지만 이제 곧 모든 내용의 사실이 드러날 시간이 된 듯 하다. 조국의 아내 정경심 교수는 2심에서도 4년형을 선고받았고 조국 자녀들의 비리와 위조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나는 개인적으로 검찰이 증거를 위조, 조작하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이미 이 사건은 국민적인 이슈로 떠올랐고 여기서 굳이 조작이나 위조로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 증거의 경중을 떠나 어떤 증거라도 조국 논란의 부정함을 입증할 수 있다면 검찰은 주저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검찰, 사법 개혁은 조국일 필요가 없다. 그는 이미 자신의 발언조차 지키지 못한 사람

 

스스로에게도 엄격하지 못한 사람이 누구의 잘못을, 누구의 부정을 탓할 수 있을까.

조국은 법학자로 좋은 대학을 나오고 많이 공부했으며 훌륭한 길을 걸어왔을 것이다. 정계와 인연을 맺기 전까지는 말이다. 권력의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조국은 검찰, 사법 개혁의 적임자가 아니다. 그에겐 그럴 자격이 없다고 본다.

 

 

가족이 걸린 문제이다 보니 냉정함, 객관성이 흔들렸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그는 개혁의 선봉장이 될 수 없다. 그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조차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했고 최소한의 관문도 통과하지 못했다.

단지 과거 민정수석을 지냈고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가 개혁의 적임자가 된다는 건 웃긴 일이다.

더군다나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내 실행한 인사 카드 대부분이 실패작이었다. 그렇다는 건 그의 라인 내에는 제대로 된 적임자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경심 교수는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이 날 것이고 자녀의 입시 문제도 법이 정한 테두리에서 결정이 될 것이다.

잘못을 했다면 비난을, 잘못이 없다면 이들을 비난했던 모든 이들의 사과와 보상이 있을 것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조국은 개혁의 아이콘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검찰, 사법 개혁은 적임자가 있는 게 아니다. 스스로가 바껴야 가능하며 정치권의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조국 사태를 보면서 가장 답답했던 건 마치 조국만이 검찰, 사법 개혁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대깨문들이었다. 세상 천지에 그 일을 해낼 사람이 조국 뿐이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그 어떤 분야이든 개혁은 적임자가 있는 게 아니다. 국민 스스로, 관련 기관 관계자들 스스로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가장 필요한 기본적 준비이고 그 다음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정치권의 개혁'이다.

 

정치권의 개혁은 국민들이 사실 좌지우지할 수 없다.

아무리 공약을 보고 고민해서 투표를 해도 당선만 되면 초심 공약따윈 내던지고 본인을 업적 만들기, 당익 우선하기에 빠지기 때문이다.

 

검찰 수장,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 권한이다. 사법의 핵심은 입법기구인 국회 소관이다.

누구의 눈치고, 소신있는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이다. 회사에 다니는 우리도 대표의 말에는 어중간하면 따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 월급을 책임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이 정치권의 눈치를 안 볼 수 없고 판사들이라고 안 따를 수 없는 구조이다.

 

 

검찰과 사법을 개혁하려면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검찰의 이미지가 안 좋은 것은 일부 검사들의 일탈 때문이 아니다. 과거 정권부터 권력의 개가 됐었기 때문이다.

반공과 군사정권 시절 "집안에 검사 한 명만 있으면 된다."라고 할 정도로 검사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그것은 다 정권의 개가 검찰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미지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면서 검찰은 국민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기관이 된 것이다.

 

검찰이 바뀌려면, 사법 시스템이 바뀌려면...조국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정권과 정치권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

정치권이 바뀌지 않는 한 그 누가 되더라도 잡음은 나오기 마련이고 논란은 가중 될 수 밖에 없다.